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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고단한 초등학교 고학년의 삶

라때는 안 그랬는데 말이야!

by 페르세우스

이번 주말은 아이들에게 꽤 바쁘게 보낸 이틀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다음 주를 맞아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일단 다음 주에만 학교에서 역사 연극과 학예회가 있습니다. 역사 연극은 국어수업에 포함되어 있는 과정인데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각각의 역사적 장면들을 나눠 짧은 연극으로 각색하고 배역을 나눈 뒤 그것을 앞에 나가서 보여주는 활동입니다.


그리고 학예회는 아이들 각자 자신 있는 종목을 정하고 부모님을 모셔서 그 앞에서 발표하는 자리를 갖는 꽤 큰 행사입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 그 일정이 잡혀있습니다. 참고로 학예회는 여러 명이 한 팀이 되기도 하고 혼자서 하기도 하는데 총 28명의 아이들이 14팀으로 나뉘어 진행된다고 합니다. 1호는 118개의 주기율표 원소를 모두 적은 종이를 통에 넣은 뒤 그걸 추첨해서 외우기를 할 예정이고 2호는 4개의 큐브를 연속으로 맞추기를 합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역사 발표수업 자료와 대본을 만드는 것 때문에 애를 먹었는데 이제는 역사 연극에 학예회 준비를 해야 하니 초등학교 고학년의 삶이라는 것이 이랬었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제가 초등학생이었던 시절은 30년 전이라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게다가 학원 숙제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 주말 캠핑을 다녀온 뒤에 저는 몇 시간 동안 쿨쿨 잘 수 있었지만 아이들은 독서록을 비롯해서 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쉬지도 못하고 제법 고생을 했습니다.


그리고 거의 매주 단위로 주요 과목들의 단원평가나 수행평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아이들의 등교를 제쳐두고 무언가를 한다든지 어디를 다녀온다는 것은 쉽게 결정하기 힘든 부담스러운 일로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예로부터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크다 보니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교육과정이 개선되기는 했습니다. 공교육을 소화해내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미래인재로서의 충분히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것이 목표겠지요. 다만 영어나 예체능에 대한 기대치는 확실히 부모들이 기대하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는 합니다.


아무튼 이번에 캠핑을 다녀오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어딘가를 다니려면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하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저와 함께 하는 시간을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가지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만약에 평일에도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마음먹겠다면 아이들의 교육과정이나 아이들 학교 시간표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서 힘들지 않게 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생기부에 들어갈 초등학교 성적도 아니고 중학교로 넘어가면 기회나 시간이 더 없어질 테니까요.




한 줄 요약 :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금 바쁘다 귀찮다 여기지 말고 뒤늦은 후회는 하지 말자.



※ 이태원에서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인해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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