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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Nov 29. 2022

도전, 좌절, 시련 그리고 성장의 시간

졌지만 잘 싸웠어!



 지난 주말은 가족들에게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1호가 가족들 중에 처음으로 스포츠클럽 배 농구대회라는 행사출전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대회 이야기 꺼내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운동을 배우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기특한데 대회까지 나가라고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아서였죠.

 아이가 출전하기 거부할까 걱정을 했지만 그런 기우도 잠시일뿐 1호는 말이 나오자마자 흔쾌히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답을 주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흘러 당장 코앞으로 대회가 다가오자 아이는 생각보다 꽤 초조해지고 걱정 되었던 모양입니다.

 제게 함께 연습을 해달라고 합니다. 금요일 오후에 함께 연습(그날 휴가였습니다)하고 토요일에 오전 수업을 마친 뒤에도 함께 농구장으로 가서 연습을 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연습하고

토요일 오전에는 수업 듣고

토요일 오후에도 연습하고...



 


 그렇게 나름대로 몸과 마음의 준비를 마치 드디어 대망의 농구대회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대진표나 행사개요는 아내가 가지고 있어서 저는 뒤늦게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대진표를 살펴보니 1호의 팀은 공교롭게 5개 팀이 속한 B조에 배정이 되었네요. 조별리그이다 보니 4개 팀으로 구성된 A조보다 한 경기를 더 치러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각 조별 1,2위가 교차해서 맞붙는 준결승전에 올라가면 체력적인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아직 경기를 시작하지도 준결승에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이런 것부터 쳐다보고 김칫국을 시원하게 혼자 드링킹하고 있었다니 지금 생각해도 제 자신이 제가 보기에도 어이가 없습니다.





대회를 하는 체육관에 도착한 뒤에 선생님이자 코치님에게 작전에 대한 지시를 받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씩 밖에 만나지 않는데다 배운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이 많은 조여서 선생님의 말을 모두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긴 합니다.




 12시 반부터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됩니다. 구경하는 학부모들은 연신 환호와 탄식을 내뱉으며 경기에 자신이 뛰는 것처럼 함께 몰입하기 시작합니다.


아이의 팀도 분전을 해보지만 목표했던 것만큼의 성과를 얻지는 못합니다.

1경기 : 패

2경기 : 무

3경기 : 승

4경기 : 패


결국 1승 1무 2패로 예선에서 상위 토너먼트로 올라가는 데는 실패합니다. 자리가 좁은 데다 그 뒤에 이어서 6학년, 중학생 대회가 있어서 빠르게 자리를 비웁니다.


1호의 기분은 어느 때보다 침울하고 풀이 죽어 있습니다. 보는 관중도 안타까운 노릇인데 당사자는 오죽하겠습니까..



참고로 다른 팀에 저보다 더 키가 큰 아이가 있었다고 하네요. 5학년이 170cm를 넘으면 운동을 시켜야 할 것 같기는 합니다. 그 정도 신장의 선수가 있었다면 아마 초등 수준에서는 우승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난생처음 출전한 대회라서 긴장하느라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을 텐데 잘 마무리해준 아이가 참 기특합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만으로는 시합을 통해 겪은 좌절과 시련을 곧바로 극복하진 못하겠죠. 그래도 조금씩 스스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서 또 한 움큼 아이가 성장했다고 믿고 싶네요.


한 줄 요약 : 그래도 아빠 눈에는 언제나 노력하는 네가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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