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을 맞아 경험한 매우 적절한 보드게임
부루마블 대한독립
이번 여행을 하며 방문했던 숙소에는 '보드게임카페'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곳이 있었습니다. 한적한 데 비해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보드게임과 장난감들이 비치되어 있어서 도착하자마자 즐겁게 놀기 시작했죠.
대형 블록 쌓기
그렇게 몇 가지 종류의 놀이를 하다가 책상 위에 놓인 보드게임들을 발견하였고 흥미가 옮아가려는 찰나 처음 보는 게임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전 세계를 돌며 부동산에 투자해서 수익을 얻는 게임인 부루마블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색상이 좀 이상했죠. 부루마블은 영어로 표현하면 'Bluemable'인데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를 뜻합니다. 그렇기에 파란색이 부루마블 게임 상자의 대표색상이었죠.
원래의 부루마블
그런데 이 게임은 뭔가 색상이 다르길래 뭔가 궁금해졌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제목은 <부루마블_대한독립>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의향을 물어보니 관심 있어하길래 바로 마음이 바뀌기 전에 세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일제강점기 시절의 내용을 다루었을 테고 저조차도 온전히 기억하기 어려웠던 그 시기의 역사를 재미있게 복습할 기회도 될 수 있으리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부루마블_대한독립
게임의 기본 방식은 돈을 가지고 자신의 말로 게임판을 한 바퀴 돌면서 멈춘 칸에 미션에 맞춰서 진행합니다. 기존 부루마블의 방식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세계 각 나라의 수도가 기재되었던 것과는 달리 독립운동사를 연대순으로 넣어두었습니다. 도시를 사서 건물을 만드는 것이 해당 독립운동을 자신이 비용을 들여 지원하는 개념으로 바꾼 셈이죠.
잘 보이지 않으실까 설명드리자면 순서는 대략 이렇습니다.
(3.1 운동 기념으로..)
01. 을사조약 무효투쟁
02. 오적암살단
03. 국채보상운동
04. 신민회
05. 헤이그특사
06. 서울진공작전
07. 장인환, 진명운 의거
08. 안중근 의거
09. 신흥강습소
10. 박은식 한국통사
11. 파리 강화회의 대표 파견
12. 3.1 운동
13.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4. 강우규 의거
15. 의열단
16. 봉오동전투
17. 청산리대첩
18. 실력양성운동
19. 6.10 만세운동
20. 신간회
21. 광주학생항일운동
22. 조선어학회
23. 이봉창, 윤봉길 의거
24. 일장기 말소사건
25. 이육사 광야
26. 한국광복군
27. 대일선전포고
28. 광복
처음에는 아이들이 게임방식이 어렵다고 하면서 재미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지만 설명을 잘해주고 나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나니 집중하며 흥미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두 시간 가까이 열심히 한 결과 승부가 났습니다. 승리에 기쁨을 누리는 한 녀석과 아쉬워하는 한 녀석 그리고 언제나 들러리인 애비 이렇게 세 사람의 희비는 엇갈렸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했네요.
나중에 검색을 통해 확인을 해 보니 이 게임은 국가보훈처가 부루마블 제작사와 협업을 하여 작년에 한정판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판매시작 2분 만에 완판 되었다는 기사를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들에게 독립운동의 역사를 단순한 암기로 기억하게 하는 방법보다는 훨씬 가치 있고 효율적이라 여겼는데 이런 비화가 숨어있었네요.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2041021360477132
아이들에게 자신의 말이 도착한 해당 독립운동에 대해서 간단하게라도 설명할 수 없다면 읽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배우고 아이들도 기억할 수 있게끔 했더니 시간은 걸렸지만 뜻깊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가로 제작이 되어 아직 판매하고 있다고 하니 이런 좋은 집에도 하나 들여놔야겠습니다.
★ 광고 아닙니다, 부루마블 관계자도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