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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웃는 것이 진정한 프로!!

by 페르세우스



최근 제 자신을 돌아보고 많은 부분을 깨닫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제 오후 통신사 콜센터로 아이의 키즈워치 해지 문의를 하려고 전화를 걸었을 때의 일입니다. 여느 콜센터처럼 연결이 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때는 제 컨디션도 그리 좋지 않았던 데다 10여 분 가까이 기다려서인지 불편한 마음이 좀 생긴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해지와 관련된 문의는 홈페이지에서도 관련 메뉴를 찾기 어렵게 되어있다 보니 거기서 이미 허탕을 쳤고 콜센터에 전화를 해도 연결이 지연되니 기분이 좋을 리 없었죠.




결국 고대하고 고대하던 상담원과의 전화가 연결이 되고 말았습니다.

상담원에게 개인정보를 알려주고 세부적인 문의를 시작할 때까지 제 말투는 꽤 사무적이고 딱딱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계속 상담원과 해지절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분이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친절하게 응대를 해주신 상담원의 말투 때문이었죠.




보통 우리가 전화통화를 할 때 상대방과의 통화품질은 목소리 높낮이, 크기, 억양, 속도, 말투 등을 전체적으로 판단하고는 합니다.

이 분은 지금까지 제가 통화했던 분들 중에서는 가장 타고난 부분도 좋고 연습이 잘 돼있는 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짧은 통화로 부정적인 상황에서 시작한 제 첫인상마저 바꿔버린 셈이었죠.




하루종일 전화통화를 하면서 감정노동을 하는 업무라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가장 많은 직종인데도 이렇게 밝게 통화를 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퉁명스럽게 시작했던 제 말투가 괜스레 미안해졌습니다.




게다가 제가 전화를 했던 때는 오후 4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분께서도 몇 시간 동안 전화응대를 하고 난 이후였을텐데 그 부분도 놀랍게 느껴졌죠. 분명히 피곤하고 힘든 시간대였음에도 저와 통화를 하는 동안 친절함과 웃음을 잃지 않으셨으니까요.


그렇게 제가 해지를 위해 해야 할 내용에 대해서 설명을 다 듣고 전화를 끊고 나니 이 내용으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옥에 티라면 제가 그분을 칭찬하는 글을 올리려고 했더니 그 상담원 분께서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을 말해주지 않으셨다는 점이었습니다.

전문가도 이렇게 실수할 때가 있나 봅니다.




아무튼 진정한 프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배웠고 목소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해 주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많이 웃는 분들이 그냥 실없는 사람이라서 웃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가끔 제 몸이나 마음이 힘들 때면 업무 상대방 또는 가족들에게 제 기분을 푸는 행동을 했던 적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반성을 해보며 이렇게 인생의 지혜를 또 하나 배워갑니다.


한 줄 요약 : 힘들 때 웃는 것이 진정한 프로다. 그래서 프로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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