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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미 데이즈

돌아와라, 봄아!!

by 페르세우스



<글루미 선데이>라는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꽤 오래된 영화가 있습니다.

글루미라는 단어는 우울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요 며칠 동안 제 컨디션과 기분이 우울감을 느낄 정도로 썩 좋지가 못했습니다. 그야말로 <글루미 데이즈>였던 셈이죠.




특히 어제 아침에 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뒤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낮잠을 잤음에도 피로가 회복되었음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교대근무를 하다 보니 생체리듬의 변동도 적지 않을 테고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제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놀랄 정도로 부지런하게 운동을 하고 있어서 단순히 그것만이 원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더니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날씨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요 며칠 동안 겪었던 날씨는 4월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수준이었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따뜻한 봄이 왔다고 기뻐했는데


ㅇ 갑작스러운 봄비가 변덕스럽게 내리고

ㅇ 흐리고 우중충한 날씨가 며칠 이어진 데다

ㅇ 기온까지 갑자기 확 내려갔으며

ㅇ 바람까지 세차게 불고

ㅇ 미세먼지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심지어 내일 아침 최저 기온이 2도라고 하니 놀라운 일입니다. 완연한 봄이 왔다고 생각해서 옷차림을 가볍게 하면서 반팔옷도 꺼내고 겨울옷을 넣었데 말이죠.

그런데 난데없이 날씨가 무슨 심술인지 기지개를 켜려는 몸을 다시 웅크리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특히 저는 일조량으로 인해 컨디션 많은 영향을 받는 성격이다 보니 더욱 그랬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를 조사하여 발표하는 <세계 행복 지수>를 보면 의사 표현의 자유, 건강, 1인당 소득, 사회적 지원, 부패 수준, 집단 내 너그러움 등 다양한 조사항목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37개국 중에서는 57위, OECD국가들 38개 중에서는 35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우리나라는 별로 행복하지 않은 나라인 셈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북유럽의 대표적인 국가들인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이 10위권 안에 모두 포진되어 있습니다.

https://m.blog.naver.com/cwp2066/223056552721




여행프로그램을 통해 접한 북유럽국가들은 일조량이 턱없이 부족해서 겨울에는 10시에 해가 떠서 오후 3시도 되지 않아 해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어떤 작가님께서도 북유럽에 며칠 여행을 갔다가 우울감을 들어서 힘들었다고 하는 내용을 들으며 과연 그곳에서의 삶이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네요.


겨울에 정서적으로 힘듦을 겪는 이유도 일조량이나 활동량이 줄어서라고 하는데 4월까지도 이런 괴로움을 겪어야 하니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노력해서 이겨내야겠죠.




뭐니 뭐니 해도 저라는 사람에게 있어 삶의 행복지수를 측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햇빛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 한 주였습니다.

빨리 이 이상한 날씨가 물러가고 찬란한 햇빛과 함께 하는 따스한 날들이 오길 빌어봅니다.



한 줄 요약 : 선생님들, 제 행복지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햇빛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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