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계약 분투기

by 페르세우스



저는 며칠 전에 자녀교육과 관련된 원고를 투고한 뒤 세 곳의 출판사의 제안을 받았고 한 곳과 최종적으로 9월 출간을 목표로 계약을 마쳤습니다.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출판사에서 연락이 온 뒤의 시점부터 경험담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투고하는 부분에 대한 내용은 아니니 참고해 주셔요~


투고를 마친 뒤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면 보통은 휴대폰으로 옵니다. 세 곳 모두 휴대전화로 메시지 또는 전화로 연락이 왔죠.


통화를 하면 원고에 관심이 있다고 하시며 미팅을 하자고 말씀하십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빌리자면 너무 오래 시간을 끄는 건 좋지 않다고 하셔서 제 기준에서는 최대한 빨리 약속을 잡았습니다.




운이 좋아서 두 곳의 출판사를 하루에 몰아서 일정을 잡고 마지막 출판사는 그 이후로 시간을 정했습니다. 며칠이 흘러 대망의 미팅 날이 밝았습니다.


첫 번째 출판사는 파주 출판단지에 있어서 사무실로 제가 직접 찾아갔습니다.


경험하신 분들은 더 잘 아시겠지만 출판사와 미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설레면서도 걱정스러운 일입니다. 혹시라도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물어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너무 저자세를 취해도 문제지만 뻣뻣해도 협상 테이블에서 효과가 좋지 않다 보니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힘들게 쓴 제 원고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연락을 준 출판사이다 보니 점점 낮아지는 자세는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악수도 허리를 상당히 굽혀서 하게 되더군요.



첫 번째 출판사와는 인세를 포함한 계약 내용, 출간 예정일, 원고에 대한 평가 및 편집 방향 등 전반적으로 많은 부분에 대해서 순조롭게 공유를 했습니다. 제가 따로 여쭤볼 내용이 없을 정도였죠.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의 비중이 높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두 번째 출판사와 중간 지점에서 있는 카페에서 미팅을 가졌습니다.


두 번째 출판사와 미팅을 하기 전에 걱정이 되었습니다. "모든 출판사의 조건이 좋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거한 김칫국이었죠. 다행히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출판사는 제 원고에 대해서 좋게 평가해 주시면서도 조금 더 아빠가 육아에 참여했다는 부분을 부각하면 어떻겠느냐는 추가 제안을 하신 것입니다.


일리 있는 말씀이라고 답을 드린 뒤 제 생각도 말씀드렸습니다.

"제 글은 아빠가 썼다는 것 말고는 나머지 내용은 아빠든 엄마든 조부모님이든 모두가 읽고 공감 가는 내용으로 구성하고 싶었다"는 걸 말이죠. 제가 경험했던 사례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읽는 분들이 공감이 덜 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이런 내용을 포함해 자녀 교육과 관련된 주제로 서로 건설적인 방향으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사무실에 가셔서 내부회의를 해보고 연락을 드린다는 말씀과 함께 계약과 관련된 구체적인 이야기는 따로 나누지는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 것이죠.




며칠 뒤 마지막 출판사도 제가 직접 방문을 했습니다.


이곳도 제 원고를 좋게 평가해 주시며 첫 번째 출판사와 마찬가지로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좀 색달랐던 부분은 이 출판사는 제가 처음에 제시한 출간기획서를 드렸는데 다시 회사의 양식에 맞는 기획서를 미팅 전에 다시 보내줄 수 있냐는 제안을 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괜한 일을 한다는 생각도 들었죠. 하지만 막상 해보고 나니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짚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고 책도 한 권 얻어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세 곳의 출판사를 모두 만나고 나니 답은 확실해졌습니다.


첫 번째 출판사와 세 번째 출판사가 적극적인 의사를 비춰 보이셨는데 굳이 비교한다면 두 출판사의 크기가 다르다는 점이 차이점이었습니다. 고민을 하다가 한곳을 선정해서 계약을 진행하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출판사에서는 직접 올 필요 없이 계약서를 팩스로 보내줄 테니 검토하고 사인해서 보내주면 된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는 직접 방문을 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일단 출판사 대표님과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싶었고 직원분들과 짧게나마 상견례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방문하는 날에는 따로 인원수에 맞춰서 카페에서 따로 음료수도 사가지고 갔습니다. 좋은 날인데 빈 손으로 갈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이 첫인상에서 나름대로 보이지 않는 점수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고 있었던 거죠.




그렇게 출판사 직원분들과 대화를 나눈 뒤 계약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도장을 찍은 뒤 하루가 지나서 계약금(선인세)도 통장으로 들어왔습니다. 아직 책이 나온 것이 아니라 실감이 나지는 않습니다. 아무래도 만에 하나라도 일이 어그러지는 상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었죠.


출판사와의 미팅 때 계약하고 일이 엎어지는 경우가 있냐고 여쭤봤더니 다행히 그런 경우는 1년에 한두 건 있을까 말까 하다는 말로 안심을 시켜주시긴 했습니다.


또 하나 잊지 않았던 점은 다른 두 곳의 출판사 쪽에도 계약을 하게 되었다는 내용과 함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인사도 함께 전해드렸다는 점입니다. 세상이 넓은 것 같지만 생각보다 좁고 또 인연이 닿을 수도 있으니까요.




계약과 관련된 모든 것이 마무리되고 난 뒤 그날은 몸이 천근만근입니다. 큰일 하나를 쳐냈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렸던 거죠.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남은 기간 동안 마무리를 잘해서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요.



한 줄 요약 : 마지막 그날까지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걸어나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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