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페르세우스입니다.
저는 어제 생애 처음으로 자녀교육을 주제로 한 대면강의를 다녀왔습니다.
강북구청에서 주관하는 <창의한마당 오리엔테이션>에서였는데요. 창의력과 미래인재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제게 많은 도움을 주신 대표님의 추천으로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아직 출간작가라는 타이틀을 달지 못했지만 담당 주무관께서는 저와 통화를 하시고는 제 기존 원고와 이력을 좋게 봐주셨던 모양입니다. 결국 그렇게 강의가 성사되었죠.
회사를 다니고 있는 입장이기에 이런 활동을 할 때는 회사의 결재라인을 통해서 사외강의 신청을 해야 합니다. 공식문서도 필요하고요. 보내주신 공문에 주무관님께서 강사소개란에 칼럼니스트와 브런치 작가라고 적어주셨는데 제 스스로도 살짝 민망하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예비 출간작가라고 쓸 수는 없으니까요. 여담이지만 지금 쓰고 있는 책은 거의 마무리가 되어 추석이 지나고 10월 초에는 나올 예정입니다.
사내 결재를 맡은 뒤에 본격적으로 강의자료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7월 온라인 강의에서 사용했던 기존 자료를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 말인즉슨 돌려 막기가 안 된다는 말이죠. 주제가 창의력에 한정되어 있다 보니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거든요.
재활용이 가능한지 고민하다가 결국 새롭게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아마 경험이 점점 쌓이면 자료작성도 금세 되겠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난번 온라인 강의와 비교해서 절반 이상을 덜어내고 절반 이상을 새로이 채워 넣었습니다. 배경화면이나 그림의 배치는 아이들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제가 만드는 방식이 '옛날 느낌'이라나요?
제가 이런 부분에서는 센스가 좀 모자란 모양입니다. 아이들도 한마음으로 돕겠다니 그 의견을 존중해 줘야겠죠.
강의자료 작성을 마무리하고 나니 이제는 대본이 남아있습니다. 한 달에 최소 1~2회 이상 강연을 하시는 분들은 대본 하나 없이 한 시간 넘게 강의를 하실 수 있겠죠. 그렇지만 저는 난생처음 하는 대면강의이다 보니 사전연습을 위한 대본은 필수입니다. 대본을 통해 연습을 해야 시간 배분도 되고 강의 도중에 엉뚱한 곳으로 새지 않으니까요.
강의 대본도 지난번 온라인 강의와는 다른 방식으로 준비했습니다. 만약 온라인 강의라면 아래 그림처럼 대본을 노트북 옆에 세워두고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는 흘끔흘끔 보면서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면 강의에서는 그런 행동 자체가 어려우니까요. 그런 이유로 아예 용어나 사람이나 기관의 이름 등등 암기가 잘 되지 않는 부분들만 집중적으로 추리고 세 페이지 정도로 요약했습니다. 키워드만 뽑은 거죠.
이를 통해 연습을 하는데 한 시간 반으로 계획된 강의다 보니 연습을 하는 데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한 번 밖에 연습을 못 했는데도 녹초가 됩니다. 목도 잠기는 느낌이고요. 연습을 했음에도 "이 정도면 되겠지."라는 생각보다는 걱정만 더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찌어찌 마무리 연습까지 마친 뒤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대망의 강연일 아침은 밝았습니다. 잠은 잘 잤습니다. 중요한 시험과도 같으니 강의자료보다 컨디션 유지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너무 늦게 자거나 전날 무리를 한다면 분명히 영향을 미칠 테니까요.
넉넉하게 30분 일찍 도착할 수 있도록 출발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요약해 둔 대본을 보며 다시 한번 점검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입에 잘 붙지 않는 용어나 문구들이 있습니다. 아예 강의자료에 써놓을 걸 하며 뒤늦게 자책해 봅니다. 그렇지만 그런 부분들까지 세세하게 다 강의자료에 넣어버리면 화면을 보는 청중의 눈이 피곤해져서 강의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에 이 부분은 강연자가 노력해서 극복해야 할 부분입니다.
비록 PPT로 자료를 만들기는 했지만 강연자라면 누구나 가지는 최종 목표는 김창옥 교수처럼 자료 하나 없이도 말로만 감동과 교훈을 전달할 수 있는 강연자가 되는 거니까요.
목적지인 강북구청에 도착하니 조금씩 실감이 납니다. 갑자기 배도 아픈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일단 화장실에 들러서 몸을 한결 가볍게 만든 뒤 옷매무새와 머리 스타일도 확인해 봅니다.
직장인처럼 보이려고 애를 써서 단정하게 입고 왔지만 저를 직장인으로 보는 분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작가나 PD, 기자, 미용실 원장으로 보신 분들도 계시고 심지어는 백수로 아시는 분들도 많으셨으니까요.
일단 어머니도 아내도 머리를 묶지 말라고 하셔서 그 조언을 받아들이고 들어갑니다. 남자는 여자 말을 잘 들어야 하니까요.
넓은 건물이지만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여기저기 안내문이 잘 붙어 있어서 금세 제 목적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긴장감이 점점 더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저 문 뒤에는 과연 어떤 상황일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강의를 하는 장소에 도착해 보니 보통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이미 강연을 들으실 분들이 도착하셔서 구청 주무관님과 열띠게 대화를 하고 계신 상황이었죠.
알고 보니 제가 하게 된 강의는 구청에서 진행하는 창의력 관련 사업의 일환이었는데요. 각급 학교에 예산을 배분해서 행사를 기획해 진행하는데 강북구 내의 초등학교 학부모회장단이 강의대상이었습니다.
총 열다섯 분 정도의 청중이 계셨는데 모두 고학년인 아이를 키우고 계신 학부모들이셔서 걱정이 되면서도 과연 이런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런 분들은 보통 자녀교육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조예가 있으실 테니까요.
게다가 제가 도착했을 때 이미 진행되고 있던 사전회의(10:00~10:30)에서 분위기가 좀 무거웠던 점도 우려가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예산을 집행하는 부서와 행사를 추진해야 하는 주체 간에는 온도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강의장에서 뜻하지 않은 변수들은 언제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변수도 감안할 수 있어야 좋은 강사가 되겠죠. 한편으로는 이런 분위기에서 이런 분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면 앞으로 저학년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할 때는 훨씬 수월하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결국 저는 창의한마당과 관련된 열띤 토론을 하고들 계시는 와중에 눈치를 보면서 자료를 노트북에 설치하면서 조용히 제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그러고서 정확히 10시 반부터 무대 위로 올라가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닌 분들이 더 많으시겠지만 "저 사람은 뭐지?"라는 눈빛처럼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처음 말을 할 때 목에 사래가 들렸는지 버벅거리면서 말이 나오는 바람에 시작은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마이크 줄로 인해서 동선이 꼬이기도 했고요.
그래도 1시간 반 동안의 강의는 다행히 잘 마무리했습니다. 원래 준비해 간 자료 중에서 5분 정도 분량은 하지 못하고 그냥 넘겼는데 크게 동영상이었기에 내용 전달에 무리가 되는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어제 연습을 너무 지나치게 열심히 한 바람에 초반부터 목상태가 썩 좋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옥에 티였죠. 그런 이유로 지난 온라인 강의 때처럼 이번에도 물을 여러 번 마셔야 했습니다. 몇 시간씩 연속으로 강의를 하시는 전문강사분들께 무한한 존경심이 샘솟는 순간이었습니다. 끝나고 나니 머리도 허리도 다리도 아픕니다.
제가 따로 동영상을 찍어두었으니 아마 피드백을 위해 보게 된다면 이불킥을 할만한 장면들이 제가 생각했던 부분보다 더 많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강의를 하면서 질문을 하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분들께 선물도 드리고 마친 뒤에는 참석자분들께 브런치와 블로그를 보실 수 있는 QR코드를 종이로 코팅한 뒤 하나씩 나눠드렸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질문을 하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분들께 선물도 드리고
마친 뒤에는 참석자분들께 브런치와 블로그를 보실 수 있는 QR코드를 종이로 코팅한 뒤 하나씩 나눠드렸습니다.
원래 예정시간은 10:30~12:00까지였는데 강의는 12시에 딱 마쳤습니다. 그런데 질의응답 시간을 진행하면서 질문 세 개에 대한 답변을 하느라 조금 더 늦어져서 담당자분들과 참석자들께 죄송했습니다. 강연을 열정적으로 더 오래 하면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너무 길어지는 상황도 강연자로서 마이너스이기 때문이죠.
제가 강연을 할 때 가장 중점을 두고 있었던 부분이 '알아듣게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하자'입니다.
지난번 온라인 강의 때는 한 번도 웃기지 못했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직접 얼굴을 뵙고 소통을 해서 그런지 적어도 다섯 번 이상은 웃음을 드린 듯합니다. 어른이 보통 하루에 8~10번을 웃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절반이나 제가 해결해 드렸으니 성공적인 강의라고 볼 수 있겠죠? ^^;;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강의를 들으신 분들의 피드백을 다음에는 들을 수 있도록 해봐야겠습니다.
그래도 여름에 강사양성반 교육을 듣고 배운 내용들이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처음이라서 부족한 점만 떠오르지만 그래도 시작이 반이니까 다음번에는 모자란 부분을 만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확실한 건 이번에 제안을 받아 도전하기를 잘했다는 사실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제게 완벽하게 준비된 순간은 오지 않을 테니까요.
한 줄 요약 : 세상에 처음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뭐든지 시작하세요. 그 시작이 바로 위대한 도전의 마중물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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