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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Dec 30. 2021

인정 욕구와의 전쟁

어제 브런치 글에 대한 반성과 감사

 어제 책 모으기에 대한 글을 브런치에 올린 뒤 곰곰이 반성의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물론 책이라는 단어가 가진 이미지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올렸던 글과 사진들이 알고 보면 책에 대한 이야기만 하기보다는 저의 수집에 대해 관심받고 칭찬받고 싶어 하는 욕심도 많이 반영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죠.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하진 않지만 그 안에 있는 일부 사람들은 자랑하고 싶은 숙소, 자랑하고 싶은 외모, 자랑하고 싶은 옷, 자랑하고 싶은 가방, 자랑하고 싶은 차, 자랑하고 싶은 여행지들을 멋지게 찍어서 업로드합니다. 그걸 보는 어떤 이들은 비교 불행을 느끼기도 하고 부러움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런 내용들에 관심을 갖거나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었습니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사는 삶이 행복하지도 않고 SNS에서 보이는 모습이 그 사람 인생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한편으로는 온라인 상에서만 공감받고 싶어 하는 심리를 측은하게 느끼기도 했습니다.

 저도 어쩌면 이런 제 수집 활동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정 욕구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만 또 한편으로는 제 욕구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고 합리화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제가 책을 좋아하고 책을 모으는 것도 좋아한다는 사실을 함께 공감해줄 수 있는 분들이 주위에 의외로 많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더 그 주제를 다루면서 제일 신이 났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의 관심받기 위한 글쓰기는 민망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정말 감사한 사실은 악플이 많은 다른 SNS들과 다르게 브런치에 계신 작가님들의 제 글에 대한 반응이 달랐다는 사실입니다. 브런치 역시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SNS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의 지적 허영심에 대한 욕구가 반영된 어찌 보면 유치할 수도 있는 모습을 호의적으로 평해 주시는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약간의 자기반성과 더불어 좋은 분들에 대한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새삼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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