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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Jul 18. 2023

글쓰기 능력의 원천




얼마 전 아이들과 재미난 경험을 했습니다. 바로 제가 군대에서 썼던 수양록을 발견해서 함께 읽게 된 것이죠.


수양록 : 대한민국 육군 및 해군에서 신병 및 훈련병부터 지급되는 군 보급품 중 하나로 쉽게 이야기해서 일기장이다.

발행처는 육군본부와 해군본부이며 육군에서는 육군본부가, 해군에서는 해군본부에서 육군용과 해군용 수양록으로 따로 발행하여 지급한다.


수양록은 쉽게 말해서  군대에서 쓰는 일기장을 뜻합니다. 혹시나 해서 검색해 봤는데 지금도 지급되고 있다고 하네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오랜 전통인 셈이죠.




저는 2001년 12월에 군대를 갔습니다. 휴학하고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계획했던 시기보다 많이 늦게 입대하게 되었죠. 정상적으로 공부했다면 3학년 2학기에 간 셈이니까요.


입대를 하고 훈련소에서 받은 수양록은 원래 의무적으로 작성하게 하는 숙제 같은 개념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이후로그때 처음 일기라는 것을 쓰게 되었죠. 그런데 쓰다 보니 재미있었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저녁시간에 훈련병들은 크게 할 일이 없었기도 했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수양록은 일주일에 두세 번만 쓰면 되는 분량이었습니다. 어떻게 쓰다 보니 매일 쓰게 되었고 누구보다 빠르게 분량을 소진하게 되었죠. 그때를 시발점으로 공책을 따로 구해서 꾸준하게 일기를 적어나갔고 23년의 역사가 생기게 되었죠.


오랜만에 군대에서 쓴 글을 아이들과 읽으니 정말 창피하고 낯도 뜨거워지는 느낌입니다. 지금도 물론 계속 노력해야 하는 필력이지만 그때는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글씨도 분량도 내용도 말이죠.


내용을 살펴보면 정말 엉망 그 자체입니다. 어떻게 저런 글씨와 저런 문장을 썼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꾸준히 쉬지 않고 일기를 썼으니 제 글쓰기 실력의 근원은 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지난주 화요일에 온라인으로 했던 교육에서도 글쓰기 능력을 강조했습니다. 글 쓰는 능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로 일기장을 꼽았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제가 그 산증인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이들도 1학년 2학기 때부터 계속 일기만큼은 꾸준히 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제가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까지 이르렀죠. 모든 분야에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확실한 건 계속 쓰는 습관을 세워줬다는 점은 가장 잘한 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뀌든 글 쓰는 능력은 어디에서든지 빛을 발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니까요.



한 줄 요약 : 써라. 그리고 또 써라. 그러면 문은 결국 열릴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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