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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ug 20. 2023

<백일백장 11기>를 마무리하며



어제는 <책과강연> 플랫폼의 프로그램인 <백일백장 11기> 활동을 마무리하기 위한 합평회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지난 5월 15일부터 시작한 11기 활동은 모레인 8월 22일에 마무리될 예정이었죠.


지난번에 설명드렸지만 이 모임은 백일의 기간 동안 매일 글을 써서 자신의 SNS계정에 업로드를 하면서 자신에게 꾸준하게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들어주자는 취지의 온라인 프로그램입니다.


11기는 40여 명의 인원으로 호기롭게 시작한 활동이었고 저는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답게 시작하기 전에 기수장이라는 자리에 당당히 혼자 입후보하여 무투표 당선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이 위대한 도전에 참여하게 된 목적은 글쓰기를 열심히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이미 570일, 즉 백일백장을 다섯 번을 끝냈을 정도의 기간 동안을 혼자 써오고 있었으니까요.  


마흔 명의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제가 사람들을 격려하고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지를 배워보고 싶은 이유가 가장 컸습니다. 거기에 글이나 말로 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기회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서였죠.    




이제 막바지가 되어 백일 동안의 활동에 대한 소회를 남겨보려고 제 리더로서의 역할을 곰곰이 되돌아봤습니다. 냉정하게 100점 만점에 50점도 되지 않겠더라고요. 그야말로 폭망 수준입니다.




평소 저를 제외한 나머지 분들에게 글에 대한 피드백을 자주 해드리지 못했을뿐더러 일명 글태기로 불리는 힘든 시기를 맞는 분들에게 격려도 부족했으며 단톡방에서 소통창구의 역할에도 아쉬움이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모두가 '바빠서'라는 핑계 밖에 생각나지 않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11기 동안의 기간 동안 매일 글쓰기를 완주했지만 기수장으로서의 역할은 못내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그래도 마지막 합평회 날은 학창 시절 학년 마지막 날 책거리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듯했습니다. 자신의 백 개에 가까운 글들 중에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드는 글을 낭독하는 시간을 가지고 서로 평가해 주는 시간도 가집니다.


저는 합평회 때 낭독할 글로 <글쓰기, 다시 도전하세요>로 골랐습니다. 제가 그동안 써왔던 다양한 종류의 글 중에서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글로 생각되어서였죠.




합평회 당일이 되어 시간 내에 합평회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사무실에서 준비하신 간식도 있었고 임정순 작가님과 박현작가님께서 준비해 주신 정성스러운 떡과 빵도 있어서 과자파티를 하던 책거리 날처럼 느껴졌습니다.


사실 저도 태어나서 합평회라는 행사를 처음 참석해 보는지라 어리바리했습니다. 저도 뭘 할 만한 게 있을까 하다가 소소하게 다른 분들이 드실 수 있게 커피를 준비했죠.




<책과강연>의 대표이신 이정훈 대표(사진 속 제 옆에 잘생기신 훈남)님의 인사말과 짧은 강연을 들은 뒤 본격적인 합평회를 시작했습니다. 합평회는 독서토론처럼 자신의 차례에 정리해서 말하기, 타인의 발표를 듣고 요약 정리하기, 경청하고 리액션하기, 중간에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서 눈치껏 추가발언 하기 등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분들과 글로 소통하는 시간이라서 그런지 독서토론과는 다른 느낌이었고 참으로 뜻깊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일이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생각보다 참 힘든 과정이구나라는 사실도 새삼 깨닫습니다.


뜻깊었던 합평회를 마치고 기념사진도 찍은 뒤 짧게만 느껴졌던 11기의 공식적인 활동을 마무리합니다. 겪어보지 않으면 배울 수도 없듯 저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청사(靑史)에 길이 빛난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예전에는 종이가 발명되기 전에는 푸른 대나무에 기록을 남겼다는 말에서 유래가 된 말이죠. 유명한 말이지만 저 역시 격하게 동의하는 말이 있습니다.


기억은 결국 기록을 이기지 못하더라고요.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업적을 이룬 분들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구전이 아닌 기록을 통해서 남겨졌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계속 무엇이 되었더라도 쓰는 일은 내 인생의 발자취 그리고 역사를 남겨놓는다는 점에서라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1기 활동 기간 동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신 11기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네요.





그리고 글쓰기는 오늘도 내일도 계속되어야 합니다. 쭈욱~ 



한 줄 요약 : 글은 특별하거나 선택받은 사람만 쓰는 것이 아닙니다. 내 삶의 이야기는 나밖에 쓸 수 없는데 왜 쓰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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