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졌습니다. 밤에도 에어컨을 틀어놓지 않고는 잠을 청하기가 어려웠던 며칠 전과 비교하면 어떻게 이리 순식간에 계절의 변화가 일어나는지 놀라울 뿐입니다.
이번 달에는 총 11권을 읽었습니다. 당연히 몇 권을 읽었느냐가 진정한 내적 성장에 중요하지는 않죠. 보통 책 읽는 권수에 연연하지 않고 적게 읽어도 깊이 있는 독서를 해야 진정한 독서가라고 합니다.
저는 이번 달에도 그런 면에서는 성장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물론 아직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는 수치에만 집착하고 시간낭비를 한듯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려고 노력 중입니다. 예전에는 하지 않았던 결산도 하고 정리도 하고 있으니까요.
결국 차근차근해나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올해 100권을 읽겠다는 목표를 달성한다면 새로운 깨달음을 얻을지도 모르죠.
북적북적이라는 어플을 쓰면서 책 읽는 데 많은 도움을 얻습니다. 특히 둘째에게 이 어플을 써보라고 스마트패드에 설치해 줬더니 책을 읽는 양이 어마어마하게 늘었네요. 독서교육도 단순하게 접근하기보다는 머리를 많이 써야 함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결국 자녀의 독서교육은 부모에게 영향을 받음을 다시 증명한 사례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결국은 이런 깨달음은 스스로 깨쳐야 완벽히 체화가 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남이 깨 주면 달걀이고 자신이 깨면 병아리라는 말이 순간 생각납니다.
이번 달은 얇은 분량의 책이 많았던 7월에 비해 유난히 두꺼운 책들이 많아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정말 읽히지 않는 책을 꾸역꾸역 읽기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현타'가 오기도 했네요.
11권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해 보면
소설 : 3권
자녀교육 : 1권
경제경영 : 1권
자기계발 : 1권
인문교양 : 1권
자연과학 : 1권
철학사 : 1권
심리학 : 1권
청소년소설 : 1권
1.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인문교양)
대니얼 T. 월링햄 저, 웅진지식하우스, 2023년 07월 17일
주관적 평점 : ★★★★★
공부하려고 앉아있지만 제대로 집중해서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단순히 집중력이 떨어져서라고 표현하지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하버드 대학의 인지심지학자인 저자는 연구를 통해서 어떻게 했을 때 제대로 효과를 보는 공부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수십 가지가 넘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이미 아는 내용이지만 왜 그게 중요한 방법인지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는 부분부터 실제 실천가능한 방법론을 다루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을 내서 아이들에게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다음번에 초서를 할 책으로도 선정해 두었다.
2. 진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비밀 집공부(자녀교육)
손지숙 저, 봄풀출판, 2019년 04월 15일
주관적 평점 : ★★★★☆
집공부라는 필명으로 브런치에도 활동하고 계시는 손지숙 작가님의 자녀교육 서적이다. 인생선배로서 아이들을 길러온 이야기를 잘 풀어서 써주셨다. 내가 추구하는 자녀교육 방향과 결이 같은 부분이 많아서 더욱 친근하게 잘 읽혔던 책이다. 과연 집에서 공부를 했을 때 유의미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충실히 답을 하고 있다. 교육전문가인 자신의 경험담과 엄마로서의 경험을 풀어서 썼으며 집에서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고픈 부모에게 충분한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3. 스토너(소설)
존 윌리엄스 저/ 김승욱 역, 알에이치코리아, 2020년 06월 24일
주관적 평점 : ★★★★★
최승필 작가님의 독서모임에서 읽었던 책으로 읽으면서도 마지막까지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기 쉽지 않았던 소설이었다. 스토너라는 미국 남자가 가난한 환경에서 성장해서 공부하고 취업한 뒤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건강을 잃고 생을 마감할 때까지의 일생을 담담하고 자세하게 묘사했다. 스토너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돌멩이처럼 묵묵하게 자신의 삶을 겪어내는 모습에 나 같은 일반 독자들은 답답함을 느끼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그렇지만 소설에서 풍경과 상황을 묘사하는 그 표현력만큼은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본 책 중에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수작이었다고 평가한다.
4. 빠르게 실패하기(자기계발)
존 크럼볼츠 / 라이언 바비노 저, 스노우폭스북스, 2022년 08월 31일
주관적 평점 : ★★★★★
우리나라는 실패라는 단어에 대한 두려움이 큰 민족이다. 과정보다 결과로 판단하는 문화가 있어서 더욱 그렇지 않나 싶다. 하지만 요즘에는 역경지수라는 말까지 있듯 실패는 정말로 중요한 자산이다. 이 책은 실패를 통해서 자신을 훨씬 더 성장하도록 만드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저자가 직접 겪은 다양한 상담 사례를 통해서 독자에게 알려준다. 그리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도 권해줌으로써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격려도 한다. 덕분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한결 덜 수 있었다.
5. 마음의 지혜(심리학)
김경일 저, 포레스트북스, 2023년 05월 17일
주관적 평점 : ★★★★☆
김경일 교수님의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동네 아저씨와 만담 하듯 편안한 문체로 독자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아닌가 싶다. 부담감 없이 읽되 가르침도 함께 주니 다양한 책들을 통틀어봐도 이리 수평적인 형식의 책은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심리학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이다. 모든 것들은 마음가짐에 달려있음에도 그 마음은 언제나 내 머리가 내리는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사랑, 행복, 일, 사랑, 돈 등의 주제로 나눠서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를 알려준다. 술술 잘 읽히는 장점이 있다.
6. 미적분의 쓸모(자연과학)
한화택 저, 더퀘스트, 2022년 05월 21일
주관적 평점 : ★★★★
나는 이과를 선택해서 공대(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한 나름 수학이라면 이골이 난 학생이었다. 그렇지만 막상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다 보니 수학을 직접적으로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오랜만에 보는 순수한 수학에 대한 책은 보통 사람들이 이해한다고 적혀있었음에도 생각보다 어려웠다. 푸리에 변환이나 나비에-스토크스 유동방정식은 검은색은 글씨고 흰색은 종이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다만 수학이 얼마나 우리의 삶에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스며들어 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이해도가 정말 떨어졌음에도 읽었던 시간은 의미가 있었던 책이었다.
7. 사장학개론(경제경영)
김승호 저, 스노우폭스북스, 2023년 04월 19일
주관적 평점 : ★★★★☆
내가 만약에 사장이 되겠다고 결심한다면 이 책을 읽고 나서부터라고 단언컨대 말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돈의 속성>의 저자인 김승호 회장이 사장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들을 정리해서 하나의 주제별로 차곡차곡 모아서 책으로 엮어냈다. 저자는 사장이 될 사람들만 읽으라는 충고를 서두에 적어두었다. 뒷부분은 상장과 투자에 대한 부분이라 좀 흘려서 읽었다. 그렇지만 초중반에 할애된 분량에는 직장인으로서 배울 수 있는 중요한 교훈들이 있어서 깨달음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8. 이레의 마지막 24시간(청소년 소설)
최은영 글/김주리 그림, 별숲, 2021년 10월 22일
주관적 평점 : ★★★★
최승필 작가님의 여름방학독서 세트 총 4권 중에서 세 번째로 읽은 책이다. 주인공인 이레는 불의의 사고로 인해 식물인간이 된다. 동자꼭두라는 곧 죽을 사람의 영혼을 거둬가는 존재와 함께 24시간 동안 이레는 영혼의 상태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을 다시 일상으로 되돌려 줄 사람을 찾는다. 아이들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 줬는데 평소에 그리고 있을 때 잘하라는 주제를 신선한 형태로 풀어놓은 이야기다.
9. 데미안(소설)
헤르만 헤세 저/전영애 역, 민음사, 2000년 12월 20일
주관적 평점 : ★★★★★
내 인생은 아무래도 <데미안>을 읽고 나기 전과 난 후로 나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고명환 작가의 추천으로 데미안을 우연히 잡고 읽게 되었는데 굉장히 어려웠다. 열 살 정도의 주인공 싱클레어는 모든 삶이 규칙과 규범에 얽매여 있다. 그런 삶에 대해 탈피하고 싶은 욕구를 다양한 인물과의 대화와 경험들을 통해 작가가 표현한다. 짧은 몇 마디의 글로 이 책에 대해 평가하기란 쉽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며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10. 시절인연(소설)
이은호 저, BOOKK(부크크), 2023년 07월 24일
주관적 평점 : 예스 24 서평으로 갈음
이은호 작가님의 단편집으로 10개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내용은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지만 모두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보이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과 배려, 관심이 녹아있다. 인간에 대한 관찰과 관심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글을 읽는 내내 느껴졌다. 그 시대에 살지 않은 사람임에도 이렇게 공감이 되니 그 시절을 겪어본 분들은 더욱 심취하실 수 있는 책이라 느껴진다.
11. 철학 용어 도감 : 중국, 일본 영미 분석철학 편(철학)
다나카 마사토 저/김선숙 역, 성안당, 2019년 04월 13일
주관적 평점 : ★★★★
이 책을 통해 크게 배운 점 한 가지가 있다. 그림이 있다고 해서 마냥 쉽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철학은 언제나 내게 허락되지 않은 사랑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아직 철학은 내게 손조차도 허락하지 않는 미지의 존재처럼 먼 느낌이다. 이번까지 철학책은 총 네 권째이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고 여겨서 선택해 본 책이다. 엄청나게 어렵다. 이 책에 삽화가 들어간 이유를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분석철학의 영역이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너무 많아서였다. 그나마 그림이 있어서 한결 나았을 뿐이었다. 그림이 없었다면 아마도 올해 최초로 내가 중도에 포기한 책이 될 뻔했다는 점에서 이번 달 가장 읽기 힘들었던 책으로 선정하고 싶다.
한 줄 요약 : 읽고 또 읽었지만 아직은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독서가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