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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의 즐거움

by 페르세우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그를 통해 상처도 받고 즐거움이나 깨달음을 얻으면서 꾸준히 성장해 나갑니다.




그런 사회성을 가진 인간이 가장 즐거움을 얻는 고차원적인 활동 중 하나는 바로 독서입니다. 독서모임은 이 고차원적인 활동인 독서를 더 진화시켜 사회적인 활동으로까지 발전시킨 영역인 셈입니다. 이 시대의 진정한 고품격 취미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훌륭한 취미활동인 독서모임은 의외로 빛 좋은 개살구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동안 독서모임을 몇 번 해봤지만 독서모임의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된 선장의 부재입니다. 리더가 있더라도 시간체크, 발언분량 조절, 대화주제이탈 방지 등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역할이 미비하여 그 모임은 사적인 친목모임이 되거나 흐지부지 되어 버리기 일쑤죠.


그런 이유로 요즘 독서모임에서는 리더에게 퍼실리테이터라는 역할을 강조합니다.


※ 퍼실리테이터 : ‘촉진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그들을 자극하고 독려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




이번에 다녀온 독서모임은 <공부머리 독서법>의 저자이신 최승필 작가님이 주최하시는 모임입니다. 6월에 이미 한 번 참석을 했었고 두 번째 참석이었죠.


이 모임의 가장 큰 장점은 제 스승님이시기도 한 최승필 작가님께서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확실하게 해 주신다는 점입니다. 이야기가 지속되면 배의 방향타가 잠시 휘청할 법도 한데 그런 상황이 생기더라도 자연스럽게 본연의 주제로 금방 돌아오게 만들어주십니다.



오늘 독서모임의 책으로 선정된 작품은 소설 <스토너>였습니다.



존 윌리엄스라는 미국작가의 작품으로 1800년 대 말에 미국에서 태어난 스토너라는 가상의 남자가 살아온 일대기를 다룬 소설입니다.

존 윌리엄스라는 미국작가의 작품으로 1800년 대 말에 미국에서 태어난 스토너라는 가상의 남자가 살아온 일대기를 다룬 소설입니다.




지난번에 토론했던 <구의 증명>처럼 소설 장르였는데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본 소설들 중에서 문장으로 상황을 묘사하는 방식이 가장 훌륭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인물들 사이에서 수많은 사건들이 생기지만 자신만의 소신을 묵묵하게 지켜온 남자의 이야기는 자극적인 소재로 뒤덮인 요즘 드라마나 영화의 시놉시스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소설을 다 읽고 나니 답답함과 불편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런 작품이야말로 좋은 소설이라고 하니 그런 듯하기도 합니다. 여운이 생각보다 많이 남았고 좋은 문장들을 다시 한번 읽고 필사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기에 개인적으로 이 책은 매우 좋은 책이었다는 말할 수 있겠네요.


작가는 자신만의 온전한 삶을 찾아나갔고 뜻했던 바는 쟁취했다는 점에서 그의 삶이 행복했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책이라 생각되는 만큼 책을 읽는 독자들은 자신만의 다양한 독특한 해석도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서모임을 하는 동안 저를 포함해 참석하신 분들이 모두 하실 말씀이 많으셔서 준비해 온 질문지를 다 다루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생기긴 했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줄 요약 : 내 생각만 옳다고 여기는 순간 더 이상 발전은 없다. 남의 생각을 통해 자신의 사고를 더 확장시킬 수 있어야 진정한 지식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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