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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Sep 07. 2023

자네, 혹시 말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고대 그리스 시대의 폴리스라고 불린 도시국가에서는 뛰어난 정치인들이 많았습니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는 그리스와 로마시대 영웅들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언급되어 있죠. 그들은 각자 가진 능력들이 있지만 공통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는 바로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능력이었죠.




특히 아테네 민주주의의 절정기를 이끌었던 페리클레스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웅변 능력으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페리클레스에게는 연설과 관계된 재미난 일화가 있다고 합니다. 타고난 웅변가인줄 알았던 그조차도 대중 앞에서 연설하러 올라가기 전에는 늘 신에게 실수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기도를 했다는 사실을 말이죠.

페리클래스의 연설, "나 혹시 떨고 있니?"



"저는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이런 말을 하신 적이 있거나 들어보신 적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만약 자신에게 페리클레스처럼 뛰어난 말솜씨가 있다면 그때도 이렇게 말할까요?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을 하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정말 많습니다. 저도 그중 한 명이죠.


말을 청산유수처럼 잘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을 오히려 찾기 힘들 정도죠.  


사실 저는 말을 잘하고 싶어 하는 욕망에 강렬하게 사로잡힌 채 살아온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강의를 할 때도 질문을 하고 강의를 아예 한 적도 있다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오죽하면 집에 이미 스피치와 발성과 관련 책이 여러 권 있을까요.

오래전 읽기는 했으나 바뀌진 않았으니..




말을 하다 보면 발음이 뭉개지거나 말을 하다가 속도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저도 스스로 느끼는 말하기에 대한 나쁜 습관들이 있습니다. 의식적으로 고치려고 노력하고 개선했던 부분도 있지만 아직 제 목소리나 말이 상대방에게 호감을 준다는 확신은 없습니다.


오랜만에 말하기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 바로 이번에 읽게 된 한석준 작가의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동안 쌓아온 능력치가 있어서인지 온라인 서점에서도 꽤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에 지나치게 의존할 필요는 없지만 해당 분야의 희소성 때문인지 강하게 이끌렸네요.




그렇지만 그동안 한석준 아나운서를 tv에서 몇 번 봤을 뿐 자세하게 알지는 못했던지라 처음에는 큰 기대는 하지는 않았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영화도 그렇듯 책 역시 지나친 기대를 가지면 마무리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거든요. 


한편으로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식당이나 빵집이 맛집이듯 자신의 이름을 걸고 쓴 책이라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의 기대치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한석준 아나운서와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니 방송 쪽 일뿐만 아니라 꽤 오랜 시간 동안 유튜브를 비롯해 스피치와 관련된 일을 꾸준히 해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20년 차 아나운서임에도 예전과 비교했을 때 그리 늙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동안은 타고난다며 제게 했던 누군가의 한탄이 순간 떠오릅니다.




이 책에는 다양한 말하기 스킬이 언급됩니다. 읽다 보면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는 부분을 되려 찾기 힘들 정도로 꼼꼼하게 분석을 해놓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목소리를 좋게 만드는 법'이라든지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대화법', '거절하는 법' 등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말하는 태도에 대한 챕터는 기본적이면서도 우리가 쉽게 놓치는 부분들을 짚어줍니다.


그리고 연습을 실제로 해서 체화시켜야 하는 부분은 QR코드를 통해서 동영상으로 접할 수 있도록 해둔 점은 실제 강의와 책의 간극을 좁히는 데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언급을 해놓은 연습을 몇 번 해봤는데 금방 제가 가진 문제점을 발견할 수도 있었습니다.  




책의 목적은 결국 그 사람을 글로 설득해서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평가했을 때 제 기준에서는 이 책은 최초의 목적성에 상당히 적합하게 만들어졌다고 보입니다. 적어도 저는 다 읽고 나서 몇 가지 항목은 확실히 연습을 해서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한석준 작가가 운영하는 스피치 프로그램이 어떤지 찾아보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리스 로마 시대의 또 한 명의 웅변가이자 말더듬이였다는 사실로 더 알려진 데모스테네스는 "말 잘하는 법은 오로지 내 단점을 극복하는 훈련뿐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뛰어난 재능을 타고 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없습니다. 재능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면서 '나는 왜 이렇지?'라고 안타까워하기만 한다전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집에서 이 책에서 언급하는 연습을 단 한 번이라도 해봤으니 충분히 좋은 목소리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간단하게라도 집에 꾸준히 연습할 수 있도록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결국 남은 건 더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꾸준한 노력뿐입니다. 우리 모두 아나운서가 될 필요는 없지만 목소리가 좋아져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생각보다 『한석준의 말하기 수업』책 한 권 정도를 읽는 데 사용하는 시간은 그리 비싸지 않은 수업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을 좀 더 일찍 알아서 학급 회장 선거를 나가기 전에 아이들과 읽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남자 셋이서 그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우습기는 하네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책들도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이제라도 함께 읽으면서 한 번 연습해 보려고요.


인간에게 독서가 가장 중요하지만 여기에 말하기 능력까지 탑재된다면 얼마나 더 대단해지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오늘부터 해봐야겠어요.


한 줄 요약 : 작은 기회가 종종 위대한 일의 시작이 된다  - 데모스테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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