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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Nov 14. 2023

부모에게 더 큰 숙제를 남긴 아이의 조별과제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6학년 시기가 다 끝나가 시점이지만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져오는 숙제는 점점 더 복잡하고 어려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국어숙제가 그렇습니다.





최근 1호와 2호가 동시에 발표숙제 거기에 그룹으로 하는 숙제를 가지고 와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1호의 과제는 4단원 '효과적으로 발표해요'를 기반으로 자신이 정한 주제를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발표하는 그룹과제였고 2호의 과제는 3단원 '타당한 근거로 글을 써요'를 기반으로 기사를 작성해 뉴스 동영상을 만드는 팀과제였습니다. 


그룹을 만들고

임무를 나누고

콘티를 짠 뒤

대본도 작성하고

영상도 촬영하며  

편집까지 해야 하는 작업이다 보니 어른이 보기에도 만만찮아 보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생각보다 단순한 부분에 있습니다. 팀을 만들고 그 팀원과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겪는 어려움이었죠.


한 녀석 같은 경우에는 서로 하겠다는 주제가 달라서 각자 발표를 하겠다고 허락을 받아오고야 말았습니다. 지금이야 선생님이 허락해 주셨겠지만 다음번에는 어떻게든 합의를 해야 한다는 점도 알려주었죠.


차라리 혼자 하는 과제였다면 더 마음이 편했겠다는 어른조차도 하고 있으니 아이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싶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조별과제와 관련된 에피소드나 풍자글, 사진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팀으로 나누어 과제를 하는 과정은 분명히 협업을 통해서 서로 성장하라는 원대한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책임감이 큰 사람이 떠안는 구조가 되는 경우가 많죠.


 


그까짓 거 혼자 좀 할 수 있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겪게 되는 팀별과제는 소소한 정도 문제지만 대학으로 넘어가고 직장까지 이어지면 그 수준이 달라집니다. 불이익에 더 예민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냥 넘어가기 어려워지죠.  


특히 인터넷에 떠도는 조별과제를 할 때 괴롭게 하는 다섯 가지 유형은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격하게 공감을 합니다.


유형 1 : 조별 모임조차 참여하지 않는 사람.

→ 뺀질 대면서 참여하지 않는 녀석들이 꼭 있는데, 이들은 “아프다.”, “집에 일이 있다.”, “제사 지내러 간다.”, 등의 말을 많이 한다. 신기하게도 발표가 끝나면 그들의 몸은 씻은 듯이 낫고, 가정의 우환이 사라지며,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기적도 일어난다.

이런 녀석들을 대하는 법은 간단하다. 모임에 나온 사람들끼리 역할을 짜고, 그냥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일방적으로 임무를 통보하면 된다. 그러면 마지못해 한다. 어차피 이 녀석들은 모임에 나올 생각이 없다. 그냥 시키자.


유형 2 : 뭘 시켜도 안 하는 사람

→ 1번 유형 중에는 뭘 시켜도 안 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죄송해요.”를 입에 달고 산다. (죄송하면 할 일 좀 해 오던가!) 끝까지 안 해온다. 이런 사람들은 그냥 협박하면 된다.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우리 조에서 빼버릴 거예요.”라고…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면 진짜 빼면 된다. 친구 중에 나만큼 조장을 많이 한 녀석이 있는데, 그 녀석은 이런 사람을 끝까지 쫓으며 조별 과제에 참여시키기도 했다. 그런 모습 보면 참 신기했다.


유형 3 : 무임 승차자

→1번 + 2번 + @다. 모임에 당연히 참여 안 하고, 뭘 시켜도 안 하는 사람이다.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도 있다. 진짜 양심이 눈곱만큼도 없는 자식들이다. 그냥 두고 통보 없이 조에서 빼면 된다. 그게 맘 편하다. 신경 써봤자, 나만 골치 아프다.


유형 4 : 어리바리한 사람

→ 뭘 시켜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짜증이 나긴 하지만, 열심히 하려고는 한다. 그냥 좋게 생각하고, 많이 도와주자. 가끔 지능적으로 어리바리한 척하는 사람이 있는데… 조별 과제에서 빼기도 애매하고, 끝까지 함께 하기도 짜증 나는 최악의 유형이다. 이런 지능범들은 무임 승차자보다 더 짜증 난다.


유형 5 : 무책임한 사람

→ 뭔가 하기는 하는데…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인간들이 있다. 예를 들어 영어 번역을 해야 하는데 구글 번역기로 번역한 것을 가져온다거나, 네이버 지식인에서 그냥 ctrl+c, ctrl+v 한 자료를 보내는 사람이다. 역시 4번 유형처럼 짜증 난다.

버릴 수도 없고 끝까지 함께 하자니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개인적으로 4번, 5번 유형에게는 시원하게 욕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조별과제 끝나고 안 보면 그만이다.

(출처 : https://ppss.kr/archives/19179)




이렇듯 조별과제로 인해 생기는 폐해는 제가 대학교 때부터도 있었으니 고질적인 병폐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렇지만 어차피 우리가 사는 곳은 혼자서 모든 일을 해낼 수 없다는 점도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서 쓴 맛을 보면서 배워나가야겠죠.


그런 점에서 이번 그룹과제에 대한 경험은 아이들에게도 좋은 공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련하게 모든 일을 혼자 떠안으며 허덕거리는 사람도 되지 말아야겠지만 남의 일인 양 나 몰라라 하는 무책임한 사람도 되지 말아야겠죠.   


한 줄 요약 : 결국 우리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현명하게 관리하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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