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돌잔치, 온라인 강연보다 진땀 났던 북토크

생애 첫 북토크 후기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웠던 북토크를 어제 무탈하게 잘 마무리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걱정이 되어 심신이 불안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열심히 준비를 하지도 못했습니다. 강연이라면 차라리 강의자료를 정리해서 연습을 하면 되는데 북토크는 보통 기본틀이 있지만 자유로운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저는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자녀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떠들고 다녔기에 미리 연습을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레 말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매우 불필요한 건방짐이죠.


지금 되돌아보면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서 제대로 된 준비를 못했다고 봄이 옳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북토크 날이었던 어제는 추웠습니다. 수능 때는 한파도 없더니 하필이면 이렇게 추운 건지.. 어차피 오실 분들은 오실 테니 좀 더 쿨하면 좋으련만 괜스레 애먼 날씨 탓을 해봅니다.


행사는 오후 2시 시작이었지만 저만 사전준비를 위해 먼저 한 시간 일찍 행사장에 도착했습니다. 책과강연에서 세팅해 놓은 강연장을 보니 1시간 뒤에 제가 이곳에서 뭘 해야 하는지 조금씩 감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사실 북토크를 한두 번 정도 가본 기억은 있는데 제가 앞자리에 앉으리라는 상상을 해본 적은 없었으니까요.





촬영에 도움을 주시기로 한 형님도 미리 와주셨는데 장비가 어마어마합니다. 이 형님이 이곳을 무슨 아이돌 행사장처럼 생각하셨던 모양입니다. 저를 위해 이렇게 시간을 내주셨다는 감사한 마음은 당연하지만 그와 함께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엄습해 옵니다.





출판사에서는 현장에서도 살 수 있도록 책도 미리 따로 챙겨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저대로 참석해 주신 손님들을 위한 소소한 답례품도 준비를 해서 쌓아두었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이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답례품




사회를 봐주시기로 한 심혜영 작가님과 함께 진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추가적인 협의를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째깍째깍 가고 있었죠. 와주신다는 분들이 계셨지만 그분들께 사정이 있으실 수도 있으니 확신할 수도 없었습니다. 오신다고 하셨는데 갑작스레 일이 생기셨다며 연락을 주신 분들도 계셨으니까요.





1시 40분부터 시작하기 전까지 20분 동안의 시간은 그야말로 게릴라 콘서트를 하는 연예인들이 느끼는 심정이 어떤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손님을 맞는 일이다 보니 결혼식이나 돌잔치 그리고 온라인 강연과도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 행사를 치를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부담감이 어마어마하게 느껴집니다.

님아, 그 안대를 벗지 마오




본격적으로 45분부터 한 분씩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감동의 물결이 휘몰아치기 시작합니다. 한 분 한 분의 모습을 보니 어찌나 반갑고 감사하던지요. 다른 작가 분들도 저처럼 첫 번째 북토크를 할 때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삼 북토크가 사람 피를 말리는 행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다행히 빈자리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행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흥미진진한독자 @윈지 @모다 @이세정 @안희정 작가님처럼 온오프라인을 통해 인연을 맺은 소중한 글벗들을 비롯해 지인들도 많이 와주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습니다.


물론 아이들도 참석해 줬고요.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제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이 저보다 더 참석자분들에게 관심이 많았다더군요.




북토크는 책과강연 대표님의 짧은 인사말로 문을 열었습니다. 먼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제가 혼자서 20분 정도 끌어간 뒤에 진행자와 본격적인 질의응답을 해나갔습니다.





사전에 준비해 간 질문들이 있었는데 이야기를 진행하다 보니 몇 개를 묶어서 대답을 할 때도 있었고 사회자이신 심혜영 작가님이 갑자기 던진 질문도 있어서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지는 않았습니다. 사전에 받아놓은 질문지도 있어서 그 답변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웃음을 놓지 않기 위해서 애를 썼는데 어린 시절의 에피소드와 아이들과 관련된 이야기 등등으로 적당히 웃음포인트를 잘 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진행해 나간 행사는 빛의 속도로 흘러 2시간을 딱 맞춰서 마무리되었습니다. 두 군데 정도는 확실히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두서도 없이 모르고 떠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의외로 나중에 전해주신 후기에 따르면 제가 그렇게 말을 잘하는 줄 몰랐다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


제가 이렇게 말이 많음에도 경청을 잘하는 사람이랍니다. 여러분!


그렇지만 북토크가 끝날 때까지 굳건히 잘 유지해 오던 제 멘탈은 다행히도 행사를 마치고 참석자 분들이 보내주신 박수까지 받고 난 뒤에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1시간 반 가까이 쉼 없이 계속 떠들어댄 통에 모아두었던 기운이 다 빠져버린 거죠. 팔다리에도 힘이 없고 입에도 힘이 빠져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이후에 바로 저자 사인을 받으러 오신 분들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부들부들 손을 떨어가면서 사인을 해드렸습니다. 저때부터 기념사진을 찍을 때까지 제 혼은 어디론가 가출한 상태였답니다.

손이 부들부들




거기에 꽃까지 챙겨주신 분들까지 계셔서 감사함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하나 들고 기념사진도 함께 찍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분들이 계셨습니다. 기민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바람에 그러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습니다. 부디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마치고 식사까지 한 뒤 집으로 돌아오니 제 몸은 슬라임화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들에게 뒷일을 부탁한 뒤 소파에서 바로 눈 깜짝할 사이에 잠이 들어버릴 정도였죠. 그래도 푹 자고 일어나니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어제저녁에 전하지 못한 감사인사들을 전하고 글까지 마무리를 하니 이제야 마무리가 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북토크는 역시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경험을 해보고 나니 새삼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그럼에도 한 번 정도는 경험해 볼 필요는 있겠다고 평하고 싶군요.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롤러코스터와도 같은 다양한 감정의 경험을 혼자 하기에는 아깝습니다. 일단 지금 어제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글을 쓰고 난 뒤의 생각으로는 두 번까지 할 일은 아닙니다. ^^


아무튼 자리를 빛내주시고 도와주시고 다양한 방법으로 응원을 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한 줄이 훨씬 넘는 요약 :

시간을 내주셔서 와주신 분들께도 뭐라 가볍게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한 마음이지만 마음으로 응원해 주신 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책으로 응원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인사 다시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