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제가 자주 묻기도 하고 되려 전해오는 학교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이성친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 질문은 이렇습니다. '여자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친구가 있느냐', '아니면 남자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여자아이가 있느냐', '누가 티나가 이성친구에 대한 관심을 보이느냐', '너희는 관심이 생기거나 관심을 주는 친구가 있느냐' 이 정도 수준이죠.
둥이들은 남자아이인 데다 아직까지 이성친구에 대한 관심이 발현되지 않은 시기로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쪽의 소식에는 눈치가 빠르지 못한 모양이더군요. 그리 많은 정보를 얻지는 못합니다.
최근에는 아이의 친구가 몰래 이야기를 전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다른 친구에게 고백을 받았다고 말이죠.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었는데 건강이(2호)는 이렇게 쿨하게 말합니다.
"나도 잘 모르지"
라고 말이죠.
그나마 세상을 더 살아본 제가 느끼기에는 진짜 고민이라서 상담을 했다기보다는 아이에게 자랑을 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이제 슬슬 이런 쪽에 아이들의 시동이 걸리는 시기가 되는 모양입니다.
사춘기와 함께 부모의 큰 고민 중 하나인 이성친구문제는 보통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생기기 시작합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서도 초등학생들이 서로 손을 잡고 다니는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중학생만 되어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손은 잡는 행동은 물론이거니와 길에서 서로 안고 있는다든지 아파트 벤치에서 붙어있는 것을 넘어 포개져있는 경우도 왕왕 봤으니까요.
꽉 막힌 기성세대는 아니지만 가끔은 그 용기에 감탄을 하면서 쳐다보기도 합니다. 감정이입을 해보기도 하죠. 저 아이가 내 아이였다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죠.
한편으로는 애정행각을 안 보이는데서 하라고 할 수는 없으니 되려 칭찬해줘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요즘 들어서 중학교 생활과 더불어 사춘기에 대한 책들을 틈틈이 찾아서 읽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시기니까요. 전문가들의 책들은 대부분 비슷한 듯 다르지만 이성친구에 대한 태도는 한결같습니다. 이성친구와의 교제를 일부러 막을 필요는 없다. 다만 굳이 적극적으로 권장할 필요는 없으며 의외로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들이 많으니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이죠.
그렇지만 학생들의 생각은 기성세대인 부모 세대가 인식하고 있는 부분과 온도차가 확연하게 존재합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죠. 인간으로서 가지는 당연한 본능입니다.
이성교제가 주는 장단점에 대한 설문조사를 보면 잃는 점이 얻는 점보다 커 보이는 것도 사실이기는 합니다. 물론 모든 인생사를 계산으로만 살 수는 없죠. 그렇지만 동성친구와의 관계형성에 애를 먹거나 학업소홀에 대한 문제는 아이 성향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니 의식을 전혀 하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더 자라면서 사춘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성에 대한 관심은 아직 많지 않으나 외모에 대한 관심은 확실히 늘어났습니다. 이제는 더 허심탄회하게 더 넓은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눠야겠죠. 아마 다른 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동네에서 눈에도 더 많이 띄겠죠. 중학생들이 내 자녀의 동년배들일테니까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고민이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물론 아이가 이성친구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크지 않고 깊어지지 않으면 좋겠지만 막상 너무 관심이 없고 인기조차 없다면 그 또한 부모가 보기에 속상한 부분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세대는 계속 바뀌지만 이성교제에 대한 이슈는 언제나 이 시기에 변함없이 존재합니다.
물론 저는 순수했던 학창 시절을 보내느라 연애를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했습니다. 그렇기에 중고등학교 때 연애를 했을 때의 장단점을 절대 알지는 못합니다. 그 시절에는 연애를 하는 친구들이 마냥 부럽긴 했었죠.
그래서 아이들의 이성친구에 대해서도 크게 관여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밤에 둥이들과 여자친구 둘이서 만나 함께 줄넘기도 하고 그러니까요. 언젠가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축하해 줄 생각입니다.
다만 아이들이 이성친구에 의해 자신의 삶이 끌려가는 삶은 살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성친구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생활이 이어진다면 자신의 삶이 피폐해진다는 사실은 삶의 진리니까요.
그와 더불어 부모로서도 지나친 간섭은 삼가고 응원이나 격려를 많이 해줘야겠죠. 아무리 아이가 어리다고 하더라도 아이의 인생은 아이의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지도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한 줄 요약 : 부모가 말린다고 안 하고 시킨다 해서 다 했다면 우리 모두는 서울대 나와서 성공했겠죠? 자녀교육의 기본은 소통에서 시작함을 잊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