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논쟁, 이제는 마무리하시죠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조선 중기 현종과 숙종 때 꽤 국가적으로 편이 나뉘어 심각하게 토론했던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예송논쟁인데요. 이 논쟁은 인조의 둘째 아들인 효종(1659)과 효종의 왕비인 인선왕후(1674)가 몇 년의 간격을 두고 승하했을 때 어머니 뻘 되는 장렬왕후(인조의 계비)가 해야 하는 장례의 격식(상복을 1년 입느냐, 3년 입느냐)으로 서인과 남인 간에 격렬하게 벌였던 학술적, 정치적, 사회적 논의입니다.



지금 현대를 사는 우리의 눈에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닌 듯해 보이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지배층에게는 예법을 기반으로 한 성리학이 시대정신이었기에 죽고 사는 문제보다 심각한 논쟁이 될 수밖에 없었죠. 게다가 그 두 번의 예송으로 인해 패배한 세력이 조정에서 축출되기도 했으니 보통일은 아니었습니다.




아마 지금 제가 언급하는 이 논쟁도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심각한 문제지만 미래의 후손들이 봤을 때는 그리 진지하지 않은 논쟁거리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양말논쟁인데요.


제가 생각보다 어머님들과 마주칠 일이 많다 보니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많이 접합니다. 저도 집안일을 많이 하고 관심이 많기에 그런 쪽으로도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죠. 세탁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꽤 아내 분들이 이렇게 이야기를 하십니다.


왜!

굳이!

양말을!

뒤집어서!

넣어놓느냐!


거기에 미처 입 밖으로 내지 못하는 마음의 소리도 한 마디 더 들어가죠.

자기가 빨래를 갤 것도 아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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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문제는 변기덮개 사용법과 더불어 생활 속 부부싸움 원인의 양대산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도 간접적으로 주위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인지 항상 벗은 뒤에 정상적인 상태로 빨래통에 넣는 편입니다. 어차피 뒤집어놔도 크게 상관이 없기는 합니다. 빨랫감 쌓이는 꼴을 못 보는 성격이라 평소 빨래하고 개는 일의 60~70%는 제가 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증명할 수는 없지만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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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궁금하기는 했습니다. 직접 겪어본 적이 없기에 뒤집은 상태로 세탁하는 일이 그렇게 문제가 될 일인가 하고 말이죠.


여러 자료를 찾아보면서 금세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양말을 뒤집어 벗어서 세탁하는 일이 오히려 위생상 좋다는 주장이 있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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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양말의 안쪽 면은 발에서 생기는 땀이 고스란히 흡수됩니다. 게다가 발은 땀샘이 많아 땀이 잘 나는 신체기관이기도 하죠. 땀이 나서 안이 축축해지면 피부에서 떨어지는 각질이나 무좀균 등은 더 잘 섞이기도 합니다. 위생상 문제가 충분히 있을 수 있죠.


그런 점에서 뒤집어서 세탁하면 더 깨끗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은 양말도 두꺼운 경우가 많은 데다 부츠도 신기에 여름 못지않게 더 발에 땀이 많이 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더 발 위생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심지어 제게 많은 세탁지식을 주셨던 세탁전문 유튜버마저도 이런 영상을 만들기도 했더라고요.





제가 이런 자료를 찾아보니 되려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중요한 사실은 뒤집고 뒤집지 않고가 문제가 아니라 이 정도 위생상태라면 이 녀석들만 따로 챙겨서 빨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이죠.


여쭤보니 이미 그렇게 하시는 분들도 이미 계시더라고요. 저도 시간이 있을 때 한 번 해볼까 봐요. 다만 빨래를 자주 해야 하니 환경에 대한 부분이 좀 마음에 걸리기는 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잠시 잊고 있던 깨달음도 다시 한번 되새깁니다. 결혼생활을 문제없이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잘해주기보다는 상대방이 싫어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을 말이죠.


한 줄 요약 : 여러분, 이제 양말논쟁은 끝났습니다. 변기뚜껑 문제만 해결하면 가정의 평화가 찾아오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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