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요즘 지나칠 정도로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전청조라는 범죄자와 전 펜싱선수 출신 사업가인 남현희 씨입니다.


포털사이트를 자주 들어가지는 않지만 너무 관련 소식이 범람하고 있어서 정보공해로 느껴져 불편할 지경입니다. 그렇지만 언론에서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기사를 수십 개씩 쏟아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까지 이 두 사람의 이야기가 화제가 된 이유는 분명합니다.


예전에도 범죄자가 사기를 치기 위해 재벌가 행세를 한 적은 제법 있었지만 여자가 남자 행세를 한 경우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죠. 심지어 결혼과 가짜임신이라는 키워드까지 등장하면서 허구보다 더 황당한 막장스토리는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가만히 보면 이런 행동은 리플리증후군으로도 보이는데요.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두 사람을 비롯한 전청조가 살아온 이력을 비롯해 남현희 씨와 있었던 일에 대해서 모든 언론이 다 달려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죠. 다른 민감한 이슈들의 당사자들은 이 두 사람의 덕을 많이 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청조가 벌인 사기행각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사람이 있기에 이 사건은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명명백백히 밝혀져 처벌까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정도로 국민적인 관심을 끄는 사건이니 그 점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는 없겠죠.


한편으로는 신분과 성별에 속고 이용까지 당한 것도 모자라 법적인 책임에도 연관되어 있다는 언급까지 되고 있는 남현희 씨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물론 제가 판단할 수도 없고 판단할 생각도 없지만 말이죠.


그렇지만 그녀도 한 명의 치밀한 사기꾼에 의해 기만을 당한 피해자로도 볼 수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사기를 당한 사람을 보통 우리는 가엾게 보기보다는 혀를 차면서 쳐다보고는 합니다. 욕심과 허영심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영화에서 보이듯 사기꾼들에게 있어 한 번 타깃이 된 먹잇감은 쉽게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타짜>의 호구형님이 그러했고 <카지노>의 호구형님이 그러했으며 수없이 많은 관련 영화들이 그를 증명해 줍니다. 영화라서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성향을 가지고 있고 무슨 취미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한 뒤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사람을 의도를 알아채고 뿌리칠 수 있다는 생각은 지나친 자기 과신이 아닐까요?

유튜브 : 김독큐 tv



여담이지만 재미난 사실은 이 두 배우의 연기는 얼마나 리얼했는지 관객들에게도 제대로 각인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모든 사람을 안타깝게 만들었죠. 결국 이 두 명의 국민호구형은 게임사이트의 광고모델로도 섭외되어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남에게 속는다는 건 참 불쾌하고 속상한 일입니다. 소소한 장난 같은 거짓말에 속아도 기분이 나쁠진대 내 명예나 재산상의 피해를 입히는 사기야 오죽하겠습니까.


저는 제 자신을 아직 현명하지 못한 미욱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주위를 살피고 유심히 살펴봅니다. 그래도 누군가가 저를 타깃으로 사기를 치겠다고 마음먹는다면 과연 쉽게 눈치채고 피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저 같은 사람보다 나는 절대 이런 일을 당하지 않고 살 수 있다는 지나친 자신감이 되려 위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범죄의 재구성>에서는 마지막에 두 마디의 의미심장한 대사가 나옵니다.


"탐욕스러운 사람, 세상을 모르는 사람, 세상을 너무 잘 아는 사람. 모두 다 우리(사기꾼)를 만날 수 있다.", "사기는 테크닉이 아니다. 심리전이다. 그 사람이 뭘 원하는지, 그 사람이 뭘 두려워하는지 알면 게임 끝이다."



저도 여기에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더 보태 쓰고 싶습니다.


"내가 아직 사기를 당하지 않았다는 건 그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거나 아직 사기꾼을 만나지 않아서이다."


언제나 지나친 욕심과 돈에 얽혀있는 문제는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요즘입니다.


한 줄 요약 : 저는 제 아버지께도 언제나 말씀드립니다. 제가 돈을 불려드리겠다고 말씀을 드려도 절대 믿지 마시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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