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다양한 분야 사람들이 모이는 인스파이어 테이블
어렸을때 남자 삼형제의 장남이었지만, 어린 동생들보다 같이 놀 수 있는 친구와 형, 누나가 그리웠다. 사촌형들이 집에 놀러왔다가 갈때면 그렇게 서운했다. 고등학교때는 공부때문에 어울리고 싶었지만 못했던 욕구가 숨겨져있었던 것일까? 대학교 들어가서는 미친듯이 써클활동을 했다. 학과 내 전자동아리, 학교에 컴퓨터써클, 전국대학컴퓨터연합회에서부터 고등학교 동문모임까지 매일 매일 선배들을 따라다니며 놀고, 주말과 방학때는 놀러다니느라 바빴다. 어렸을때부터 살고 있던 종로구 사직동은 교통이 좋은 서울시내였다. 대학교때 친구들이 술마시다가 늦으면 우리집으로 왔다. 덕분에 하루 하루 심심하지 않게 보냈다.
대학졸업 후 취직도 신기하게 미디어인 전자신문사였다. 다양한 분야 사람들을 만나고 어울릴 수 있었다. 2번째 직장인 조선비즈에서는 기존IT 분야를 넘어서 유통, 금융, 에너지, 헬스케어, 주류 등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호기심이 더 커져서 그랬을까? 아산나눔재단에서 시작한 비영리 종사자 교육 아산프론티어아카데미 1기를 운좋게 수료하며 비영리분야 사람들과도 새롭고 즐거운 만남이 계속되었다.
그러면서 누구나 겪게 된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는 답답함이 있었다. 우연치 않게 대학원 동기이자 행사기획사를 운영중인 김홍구대표님과 유튜브 홍홍라이브를 둘이 시작했다. 처음에 서로 관심사를 이야기하다가 금방 한계에 봉착하여 외부 전문가를 초대하며 라이브로 진행했다. 유튜브 라이브로 사람들을 매주 1명씩 만나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평소에 알고 있었던 내용이나 알고 싶은 것 중심으로 리얼하게 물어보며 라이브 방송이라기 보다는 대화를 시작한 것이다. 신기하게 계속 섭외도 되고 구독자에 연연하지 않으며 꾸준히 하다보니 3년을 하게 되었다. 출연한 사람들은 약 130여명이고, IT, 창업, 비영리, 자기계발, 예술, 조직개발, 커뮤니케이션 등 분야도 다양했다.
그 중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라는 책을 읽고 이것을 번역한 우태영대표님도 만나서 라이브도 하며 인플루언서 디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자인 존리비가 다양한 분야 사람들을 초대하여 같이 식사하는 모임인데, 점점 커져서 노벨상 수상자도 참석하는 영향력 있는 모임이 되었다고 했다. 신기하면서 나도 참여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유튜브 출연한 사람들 중에 관심있을만한 사람들을 초대에서 2,3번씩 모임을 했다. 각자 음식을 가지고 오라고도 하고, 나와 김홍구대표님이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서 이야기하는데, 다들 재밌어 했다. 그렇게 모임을 시작하며, 2주년 파티, 3주년 파티를 개최했다. 특별한 프로그램도 없었지만, 참석한 사람들은 모임 이후에도 찐한 여운을 가지고 나한테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좋은 기회들을 많이 제안해주셨다. 참 신기했다. 내가 같이 만나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시작한 모임이었는데.
최근 삼성동 근처에 멋진 공간을 알게 되었다. 이곳을 단순 임대가 아닌 커뮤니티를 하며 활성화하고 싶다고 나한테 자문을 구했다. 그동안 내가 진행한 포럼과 수많은 모임들을 보며 지인이 나를 적극 추천했다. 나한테 물어보는 것도 신기했지만, 생각해보니 가장 자신있는 분야이기도 했다. 공간 설명을 듣고, 건물주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는 의지도 확인하면서 나도 무언가 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2번의 모임을 이 공간에서 하는데, 공간을 총괄하는 이현경 박사님은 직접 음식을 만들어주시며 정성을 다해 챙겨주셨다. 감동이었다. 갑자기 예전에 유튜브하며 시작한 모임이 떠올랐다. 이곳에서 한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아이디어도 바로 실행을 해야 좋은지 아닌지 알게 된다.
하루만에 초대하고 싶은 분들이 떠올랐고, 직접 다 전화를 했다. 다짜고짜 언제 시간되냐고 물어봤는데, 대부분 좋다고 하면서 무슨 모임이에요 라고 물어보는데, 그냥 다양한 분야 사람들과 같이 밥먹는 모임이에요 라는 간단한 설명만 하고 말았다. 근데, 다들 기대가 된다고 했다. 특별한 프로그램도 없는데 말이다. 참여자가 다 확정되고 나니 부담이 커졌다. 어떻게 해야 되나.
당신을 초대합니다 책을 다시 보고, 여지껏 좋았던 모임들을 생각하며 개인화된 동영상 초대장도 만들었다. 이름도 기존 인플루언서 디너보다 차별화되면서 여러 의미를 담은 "인스파이어 테이블" 이라는 이름도 만들었다. 이 모든 게 하루이틀만에 다 정리가 되었다. 참 신기했다.
미디어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새로운 이슈들을 공부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행사들을 기획해왔다. 다양한 전문가들과 만나며 결국 그 사람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것이 필요했다. 선뜻 자신이 알게된 것들을 나누어주는 사람들이 많았고, 참 고마웠다. 개인적으로 시작한 유튜브도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콘텐츠였다. 그렇게 나누어진 지식과 경험들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엄청난 자극이 되어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 내가 그렇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성장했다. 서로 편하게 그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자리이자 모임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사람을 만나며 이야기할때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고 피곤하다. 그런데, 멋진 사람들을 만나면 에너지가 생기며 너무 즐겁다. 그 어떤 영상과 이야기보다 생생한 내 앞에 사람과의 대화만큼 즐거운 것이 없다. 그런 모임이자 자리가 "인스파이어 테이블" 이면 좋겠다. 참석자들 또한 신중하게 고민했다. 선뜻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고,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들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는 멋진 분들이다. 최소 몇년 이상 만나고 이야기했던 분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첫 모임이 나도 설레고 기대된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고, 스파크가 파바박 만만들어질 것인가.
인스파이어 테이블을 진행하며 3가지 원칙을 생각했다.
첫번째는 인플루언서 디너처럼 같이 식사준비를 하는 것이다. 오자마자 간단 인사를 하고, 식사 만드는 것을 돕고, 테이블을 셋팅하고 음악도 직접 준비하는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같이 친해지고, 내가 먹을 식사를 준비과정에서부터 함께하는 경험을 만들고자 한다.
두번째는 참석한 사람들은 식사후 자기소개 시간 전까지 자신의 직업과 경력들을 절대 이야기하면 안된다. 보통의 모임이 처음 오면 인사하고, 소개도 시켜주고, 명함을 교환한다.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 모임에서는 서로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더 높이고, 오로지 개인의 첫인상과 소탈한 모습으로 인식되는 경험을 만들고 싶다. 자기소개 전에는 서로 어떤 직업이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맞추어보는 게임도 하려고 한다. 과연 얼마나 맞출 수 있을까? ㅎㅎ
세번째는 느슨한 연결이다. 이번에 첫모임을 하고 계속 의무적인 연락이나 관심보다는 정말 언제 만나도 반갑게 맞아줄 수 있는 관계가 되면 좋겠다. 물론 도움이 필요할때 대부분 연락을 할 것이다. 그 때 무리가 되지 않는다면 도와주는 사이가 되면 좋겠다. 친척도 가족도 친한 사이도 아니지만, 이렇게 특별한 인연이 서로에게 가장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면? 여기 초대 받은 분들은 다 그 만큼 멋진 분들이기 때문이다. ㅎㅎㅎ
이번 첫 모임이 잘 되면 지속적으로 인스파이어 테이블을 해볼 예정이다. 얼만큼 지속될지 모른다. 밥값은 내가 낸다. 한번에 내는 것은 부담이 되긴 하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만나고 싶었던 분들께 밥한끼 사는 것인데, 전혀 아깝지 않다. 멋진 장소와 식사준비도 이현경 박사님이 해주신다고 해서 너무 든든하다. 이렇게 첫번째 모임을 하며 이 모임이 어떻게 계속되면 좋을지. 이렇게 좋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이야기해주면 좋겠다. 잘 되면 인스파이어 테이블에 참여했던 분들 전체가 모이는 인스파이어 쌀롱도 하고, 다시 홍홍라이브 유튜브를 시작하며 멋진분들을 소개도 할 수 있을 거 같다.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돈도 많지 않고, 유명하지도 않다. 한두가지 장점이 있다면 실행력이 빠른 편이다. 생각한 것들을 빨리, 대부분 완성하려고 한다. 그리고, 남이 보지 못하는 상대방의 장점들을 잘 캐치한다. 좀 그렇다는 것이다. ㅎㅎㅎ 내 주변 사람들이 잘되면 나도 덩달아 잘 되는 거 같다. 그래서 잘 되도록 하고 싶은 것이다. 내 머리는 잘 못 깎으니. ^^
내일 인스파이어 테이블에 오시는 멋진 분들 너무 기대된다. 꼭 시간 맞춰서 오시길. 그리고, 단단한 각오가 아닌 편한 마음으로 오시길. 맛있고 서비스 좋은 식사자리는 아니고, 즐겁고 정겨우면서 특별한 인연이 만들어지고 에너지를 얻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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