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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topher K Aug 27. 2023

자연과 문화 예술의 조화로움

오랜만에 떠난 제주도 여행에서 만난 문화 예술 여행

제주도는 필자의 어린 시절 부모님과 자주 놀러 갔던 소중한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벌써 30년 전인 것 같다. 아버지의 친한 친구분 가족이 제주도분이셔서 우리 가족은 봄, 여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제주도에 참 많이도 갔었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에 하나가 제주도 초원에서 말을 타다가 내가 타던 말만 멈춰서 있어서 공포심에 혼자 울고 불고 해서 주변 어른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가끔 부모님과 제주도 얘기를 하면 그 얘기가 제일 많이 나온다.


그리고 이후엔 참 아쉽게도 제주도를 못 가봤다. 내가 못 가본 사이 주변 지인들과 매체를 통해서 듣던 제주도는 정말 많이 발전해 있었다. 많은 외자유치를 통해(특히 중국 자본) 개발들이 이뤄지면서 각종 호텔, 맛집, 문화시설 등의 다양한 콘텐츠가 들어섰고 그로인해 더 많은 관광객들을 유입하며 더 많은 발전을 이뤄내고 있었다. 그러한 발전과정에서도 제주도를 한 번도 못 가본 게 후회가 되긴했다.


우리 부부의 두 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2023년 8월 24일부터 26일, 2박 3일의 일정으로 제주도 여행을 선택하였다. 2박 3일이 짧아보일 수도 있지만 가까운 여행지(특히 국내)는 2박 3일이 제일 적당한 것 같다.

이번 여행 코스의 핵심은 문화예술, 자연, 그리고 맛집 몇 군대를 돌아보자는 콘셉트로 계획을 짜고 시작했다.


일단 문화예술로서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본태박물관"과 20년 만에 베일을 벗은 비밀의 벙커인 "빛의 벙커"를 선택했다.


그리고 호텔은 최대한 제주스러운 자연의 멋이 담겨있는 엠버퓨허일 호텔&리조트를 선택하였고, 우리가 찾은 맛집은 제주도흑돼지, 제주갈치조림, 해물라면, 보말칼국수 그리고 해변가를 끼고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 등이었다.  결론적으로는 짧지만 강렬했던, 모든 게 우리에게 만족스러웠던 여행이었다.


이 글에서는 제주도의 문화예술에 대해 느낀 점을 더 중점적으 기록하고 싶다.

평소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깊게 갖지 않고 살아왔던 나에겐 이번 제주도의 문화예술체험은 이것이 왜 우리의 인생(삶)에 중요한 요소가 되는지, 그래서 왜 더 깊이 관심을 가지고 경험을 해야 되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우선 첫 번째로 갔던 곳은 "본태박물관"이었다. 박물관내에 전시된 유명 작가들의 전시에 앞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건축물이었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 중에 한 사람인 안도 타다오가 대한민국에서는 최초로 설계한 이 본태박물관은 대리석을 연상케 하는 건축가 고유의 노출콘크리트와 건축 요소로 차용된 빛과 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건축의 남다른 뛰어난 수준을 볼 수 있었다. 조금 더 심플하게 표현을 하자면 현대적인 건축물과 맑고 뚜렷한 파란 하늘과 흰 구름 그리고 물의 조화를 적절하게 잘 섞어놓아 입구부터 끝까지 그야말로 감탄의 연속이었다. 본태박물관의 "본태"의 의미자체가 본래의 모습이라는 함축뜻을 가지고 있다는데, 이곳 입구를 처음 들어서면 한국 전통 공예품들의 전시부터 시작하여 피카소, 백남준, 로버트 인디애나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현대 미술품들까지 연결해서 볼 수 있다. 난 특히 이곳에 오기 전부터 가장 기대했던 작품은 단연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 작품이었다. 사진으로만 봤던 노란 호박의 검은 점들이 실제로 보니 그 색감이 더 화려하고 뚜렷했다. 더 놀란 것은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작품은 "호박작품"과 '무한 거울의 방", 고작(?) 2개뿐이었는데 수십 개의 작품전시보다 이 2개의 전시 효과가 훨씬 컸던 것 같다. 양보단 질이라는 걸 여기서 깨닫게 되었다.

본태박물관은 건축부터 시작하여 예술작품 모두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건축, 전통과 현대, 세계와 한국이 서로 만나는 아름다운 조화를 만들어냄으로써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예술이라고 감히 표현하고 싶다.

다음으로 간 곳은 "빛의 벙커"이다. 제주도에서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있었던 버려진 벙커가 아름다운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대한민국 국민들뿐만 아니라 세계인들 사이에서 제주도라는 곳을 세계의 명소로 만들어준 역할을 해주었다. 이날 빛의 벙커에서는 <세잔, 프로방스의 빛>과 <칸딘스키, 추상 회화의 오디세이>의 작품들을 미디어아트형태로 볼 수 있었다. 현대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세잔과, 추상미술의 창시자인 칸딘스키의 작품들을 단순히 실물 작품 형태로 보는 것보다 음악과 회화의 결합으로 미디어아트형태로 접하다 보니 작품 더욱더 몰이 이 되게 되고, 가슴이 더 웅장해지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사실 난 문화예술에 대해 잘 몰라 이제 막 입문하는 사람으로서 항상 예술작품을 볼떄마다 어떻게 이 훌륭한 작품들을 대해야 될지 고민이 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으로 예술작품을 접하니 나도 모르게 더 관심이 가고 흥미를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내심 뿌듯했다.


마지막은 제주도의 명소가 된 곳 중에 하나인 도두동무지개해안도로이다. 이곳은 그냥 제주도의 한 바닷가였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바닷가라는 것 외엔 딱히 다른 특색이 있진 않았었는데 최근 아래 사진에서처럼 시멘트 벽돌들에 형형색색 무지개 색깔을 입혀놓으니 하나의 작품이 되어버렸고 관광객들에게는 제주도에 오면 꼭 와서 사진 한 번씩 찍고 가는 그런 명소가 되었다. 천혜의 자연과 아트의 절묘한 조합이 하나의 걸작을 만든 셈이다. 우리나라 지방 곳곳 아직 잘 안 알려지지 않은 정말 아름다운 곳들이 많다. 아름다운 진주들이지만 그 진주가 흙속에서 파묻혀 제 빛을 못 바래고 있다. 난 이 도두동무지개해안도로가 정말 좋은 케이스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난 오랜만에 간 이번 제주도 여행은 여러 가지 면에서 뜻깊었다고 본다. 와이프와의 결혼기념일이어서 더 의미도 깊었지만, 내가 아직 풀지 못했던 문화와 예술의 세계의 문을 조금은 연 것 같다는 기쁨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이번 제주도 여행의 기록은 마무리를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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