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파도

'삐삐 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를 읽고

by 인성미남


감정은 '바다의 파도' 같은 것이라고 했다. 파도가 없는 바다를 생각해 보라고,


파도가 쳐야 바다다운 경관이 생겨나고 그래서 아름다운 거라고 말했다.


' 삐삐 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 '

이주현 기자님의 책 속에 나오는 한 구절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흔히들 우울증을 다른 말로 '마음의 감기'라고 이야기한다.

마치 앓아도 약 한번 먹고 잘 견디면 낫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아무렇지도 않은 쿨럭임.

그렇지가 않다. 마음의 감기라고 포장하기엔

우울증은 가벼운 게 아니다.

어떻게 단언하냐고?

나 역시 우울증 환자였으니까

'삐삐 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라는 책을 우연히 알게 되고

제목에 확 끌려서 보게 되었지만,

읽는 내내 아파하며, 눈물 흘리며,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느낀 후로는

신기 하리만큼 마음이 치유된 느낌이었다.

이주현 기자가 겪었던 차갑고 모진 조증과 우울증의 컬래버레이션의 롤러코스트를

접하면서 , 내가 느낀 건 다름 아닌 인정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본 영화 " 어디 갔어, 버나뎃"의 내용에서도 이 와 비슷한 것을

공감했다.

나의 마음을 인정하는 것을 배웠으니까.

아픈 건 죄가 아니다.

더더욱 숨길 필요도 없다. 머가 두려워서?

저 사람 정상이 아닌가 봐. 어쩐지 평소 행동이 저래서 그랬구나라는 식의 "호도"는

잘못된 편견이다.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모두가 지니고 있는 마음의 감기. 그 증세의 차이에 따라 달리 말하고 달리 행동할 뿐이다.

이주현 기자. 아니 이주현 작가님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했던 건

자신에 대한 인정이며, 완치할 수 없는 조울증과 잘 살아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비게이터 같은 경험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제목에 확 끌려서 선택했다면, 심호흡을 하기 바란다.

어쩌면 당신이 알지 못했던 당신의 마음 상태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기에,

전 세계가 코로나 19의 팬데믹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코로나 블루 현상을 겪고 있는 지금

현실을 직시하고 나 자신을 인정하는 근본적인 방법이야 말로

집단 우울증에서 벗어날 방법이 아닌가 한다.


감정의 파도가 거세게 몰아치는 사람.

감정의 파도가 너무 잔잔한 사람.

당신이 읽어야 할 책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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