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찌 살아왔는지 모른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삶의 순간들이 꽤나 많아서 기억하고 싶지 않나 보다.
그래서 애써 어찌 살아왔는지 모른다는 비겁한 변명만 늘어놓으며
저물어 가는 한 해를 굳이 떠올려 본다.
마음의 감기를 몇 해 동안 심하게 앓고 난 뒤에 나의 삶은 정상적일 수가 없었고
회복하고 싶은 의지는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 했으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마음의 고통을 느끼며
꾸역꾸역 일을 했고 정말 하루하루 사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렇게 좋아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30년 가까이해왔던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일도
포기할 정도로 나의 자존감과 생(生)에 대한 의지는 비참했다.
다행히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는 내면의 소리가 울림이 되어 정신적인 일이 아닌
육체적인 일을 하면 어떨까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한 택배 배송일로 1년을 보냈다.
몸 쓰는 일을 해본 적이 없는 내가 과연 얼마나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독하게 1년을 꼬박 채우고 당당히 얼마 안 되는 퇴직금도 받고 퇴사할 수 있었다.
내게 있어 2022년은 회복의 1년이었고 준비의 1년이었던 것 같다.
단순한 일을 하게 되니 정신적인 스트레스 가 없어졌고 다시 정신적인 노동을 할 수 있게
충전이 되었다. 일석이조로 다이어트 도 되었고 건강도 어느 정도는 찾을 수가 있었으니
단순하게 결정한 일 치고는 나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새로운 마음으로 포기하려고 마음먹었던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일도 운 좋게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마음을 달래고자 매일 같이 글을 썼던 것이 습관이 되고 운 좋게도 ' 브런치' 작가 가 될 수 있었다.
회복의 한해의 끝에서 이 글을 쓰게 되는 것은 다가올 발전과 희망의 새로운 한 해를 위한
격려와 응원의 기록이다.
또한 나를 다시 살게 해 준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정중히 하는 자리 이기도 하다.
감사합니다.
택배회사 와 동료들
감사합니다.
다시 복귀할 수 있게 만들어준 인테리어 회사와 동료들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게 자리를 만들어 준 '브런치' 관계자와 작가님들
감사합니다. 다시 살게 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