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지하철의 모습은 나의 낭만적인 상상과는 많이 달랐다.
주말이니 으레 출근을 안 하는 회사가 많아 여유롭게 전자책이 아닌 종이냄새 풀풀 나는 여러 번 읽어 낡아 버린 책 한 권 들고 마침 내리는 비도 운치 있어서 기분이 참 좋았는데,
웃을지 모르지만 주말에 지하철을 타보지 않은 나에게 주말 지하철은 조금의 여유도 조금의 자리도 없는 듯 보였다.
다들 어디로 가길래. 이리 많은 사람이 있다는 말인가?
그래 다들 어디로든 가고 싶은 날이 주말일 테니까.
다들 어디든 간다고 이리 붐비는구나.
운 좋게 자리가 나서 앉는 순간 어디선가 나타나신 할머니 한분이 내 앞에 서서 온몸이 힘드시다는 걸
미간의 주름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빛의 속도로 일어섰다.
"여기 앉으세요"
"아이고 젊은 양반 괞찮은데"
"저 금방 내려요 어서 앉으세요"
내가 졸지에 젊은 양반이 되는 순간을 고스란히
만끽해 본다.
야속하게도 내가 내리는 역에서 할머니께서 일어서시고는 한마디 하신다.
"젊은 양반 앉아 얼른"
"저도 이번에 내려요 "
계획한 것들에는 항상 변수가 등장한다.
다만 어떤 변수인가 에 따라 그 계획에 대한 마음가짐은 달라진다.
오늘 같은 변수 라면 웃어넘길 테다.
오늘 같은 날이면 너그러이 웃어넘길 테다.
마음은 따뜻했고 모자람이 없으니
기꺼이 웃어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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