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채워지지 않는 허기
또 허기가 몰려온다.
배는 이미 무겁도록 불러 있는데,
마음은 여전히 바닥을 드러낸 채 울고 있다.
냉장고의 희미한 불빛만이
텅 빈 방을 밝히고,
나는 그 앞에서 주저앉아 무언가를 씹는다.
밥알이 아니라,
외로움의 알갱이를 삼키는 것처럼.
금방 죽을 리 없다는 걸 안다.
그럼에도 곧 무너질 것만 같은 두려움이
목구멍을 조여 온다.
살아 있다는 감각은,
허기를 달래는 순간에만 겨우 깜빡인다.
그러나 채워도 채워도
끝내 가득 차지 않는 공허.
아귀의 배 속처럼 어둡고 축축한 빈자리.
나는 그 자리에 음식을 밀어 넣으며
스스로를 연명한다.
이 허기는 어쩌면
외로움이 보낸 편지일지도 모른다.
나는 답을 할 수 없어
그저 또다시 씹고, 삼키고,
속으로 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렇게 오늘도,
나 자신을 삼키며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