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에게 심리 분석을 요청해 보다
정신과 의원에 다닐 때 의사와
나누었던 대화가 문득 생각이 났다.
취미가 어떻게 되세요?
글을 쓰는 게 취미입니다.
작가세요?
아니요.
어떤 글을 쓰세요?
그냥 마음이 힘들 때 쓰는 짧은 글요
보여줄 수 있으세요?
꼭 보셔야 하나요?
아니요 힘드시면 안 보여주셔도 돼요
난 짧은 글 몇 개를 의사 선생님께 보여 드렸다.
의사가 말했다.
선생님은 이런 글을 쓰시면 더 우울 해 지실 거 같아요
될 수 있으면 밝은 글을 쓰세요.
의사의 그 말을 듣고 그만 우울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글 쓰기를 그만뒀다.
그래서 밝은 글을 쓰고 행복해졌나고 물어본다면
아니요. 우울의 감옥에서 나온 뒤론
글을 쓰지 못하는 다른 병에 걸려 버렸는걸요
마치 삼손이 머리카락을 잘리고 두 눈이 멀고 힘을 잃어버린 것처럼
글을 쓰는 힘을 잃어버렸다는 슬픈 에피소드
왜 나는 우울하지 않으면 글을 쓰지 못하는 걸까?
그래서 요즘 대세 중에 대세인 쳇 GPT에게 물었다
우울증 이 있는 사람이 글을 쓰면서 위로를 받아 우울증세가 많이 좋아졌는데 오히려 위로를 받았던 글쓰기를 점점 더 못하게 되는 심리학은 어떻게 설명 이 되는지 알고 싶어
좋은 질문이에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몇 가지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를 통해 우울증에서 회복하다가 오히려 글을 쓰는 것이 힘들어지는 이유는 단순히 ‘글을 못 쓰게 되었다’라기보다는, 심리적·인지적 과정이 바뀌는 결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처음 글쓰기는 마음속 억눌린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는 카타르시스(catharsis) 역할을 합니다. 이때는 글을 통해 정서가 정리되고 위로를 받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이전만큼 강렬한 ‘치유 효과’를 경험하지 못하게 됩니다. 즉, 효과가 점점 줄어드는 정서적 둔감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울할 때는 글이 ‘자유로운 배출구’였지만, 증상이 나아지면 오히려 **“잘 써야 한다”**는 압박이나 **“이제는 더 이상 쓸 말이 없다”**는 자기 검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는 창작 불안(writer’s block)과 비슷한 심리 메커니즘으로 설명됩니다.
처음에는 자기표현 → 자연스러움 → 위로
이후에는 평가 의식 → 글쓰기 자체가 스트레스
우울할 때 글쓰기는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중요한 활동이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완화되면, 사람의 관심과 에너지가 다른 영역(일, 인간관계, 활동)으로 이동하면서 글쓰기가 핵심 정체성에서 부차적 활동으로 밀려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전처럼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아 글이 잘 안 써지는 것이죠.
또 다른 해석은, 글쓰기가 여전히 내면의 아픈 부분을 건드리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회피하는 것입니다. 우울은 호전되었더라도 감정의 흔적은 남아 있어서, 글을 쓰려하면 다시 그 시절의 정서가 떠오를까 봐 뇌가 **“쓰지 말라”**고 방어하는 거죠. 이는 **방어기제(avoidance coping)**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글쓰기를 **‘부정적 자동 사고를 탐색하고 재구조화하는 도구’**로 봅니다. 초기에는 효과적이지만, 증상이 나아지면 새로운 과제가 필요합니다. 단순 기록에서 → 새로운 도전, 가치 탐색, 미래 지향적 목표 설정으로 글쓰기의 성격이 바뀌어야 하는데, 이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전처럼 위로가 안 되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 정리하면,
효과가 둔감해진 자연스러운 과정일 수도 있고,
창작 불안이나 자기 검열 때문일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글쓰기 방식이 회복 단계에 맞게 진화하지 못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