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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사람 Feb 24. 2024

스페인에서 살아남기

번역기앱 도움 받아 간단한 일 처리

요즘은 번역기들이 참 훌륭하다.

ChatGPT가 스스로 소설도 쓰는 판국이니...

10여년 전 독일에 처음 갔을 때만 해도 한국어를 독일어로 혹은 그 반대로 구글번역기 앱을 돌려보면 말이 안되고, 엉뚱하고 코믹하게 번역해 놓기 일쑤였다.

그나마 영어를 독일어로 하면 그나마 문장은 비슷하게 만드는 정도.

그런데 요즘은 번역기가 참 많이 좋아졌다.

아직도 독일어로 이메일 같은 걸 쓸 일이 있어 한국어로 써서 번역기를 돌려보면 제법 말이 되는 문장으로 바꿔준다.


스페인어를 조금씩 독학으로 공부하면서 실생활에서 '이럴 땐 어떻게 말해야 할까?' 궁금할 때 번역기로 써보곤 했지만 실제 스페인 사람에게 말해보는 건 좀 용기가 필요했다.

말은 어떻게 번역기 돌린 문장을 외우거나 보고 읽는다 해도 상대방이 하는 말, 질문을 못 알아들으면 소용이 없을 듯 해서...

그런데 오늘 용기를 내서 마침 처리해야 될 두어가지 일들을 하며 스페인어 연습을 해보리라 하고 나갔다.

먼저 주말에 마드리드에 여행을 다녀오려고 계획 중이어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표를 예매하는 일.

잘 안타는 트램을 탔다.

다른 도시는 모르겠지만 이 곳 Vitoria-Gasteiz 에서는 교통카드를 트램 안에서 찍거나 하는게 아니라 정류장에 있는 기계에 찍고 탄다.


버스터미널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오랜만에 트램을 타고 이동한다.

가는동안 번역기로 대충 하고 싶은 말을 번역해 본다.


토요일 9시 30분에 마드리드 가는 버스표를 사고 싶어요.

Quiero reservar un billete de autobús a Madrid el sábado a las 9.30 horas.


얼마예요?

¿Cuánto cuesta?

(스페인에서는 의문부호를 이렇게 앞에 거꾸로 뒤에는 바로 붙여준다. 이 요상한 기호때문에 스페인어를 처음 접했을 때 약간 당황스러웠지만 별 거 아니었다)


2명

2 personas


왕복으로 하고 싶네요.

Me gustaría viajar ida y vuelta


물론 인터넷으로 예매해도 되지만 지난 번 다른 도시 갈 때 인터넷에서 본 가격보다 터미널에서 바로 구입했더니 훨씬 쌌던 경험이 있어 혹시나 하고 가 본다.

티켓부스 앞에서 조금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과감하게 떠듬떠듬 스페인어를 뱉어본다.

다행히 알아듣고 몇가지 질문을 했고 못 알아들었지만 바디랭귀지로 여차저차 원활한(?)의사소통이 되었고 무사히 티켓예매.

뿌듯하다!!


두번째 볼 일은 우체국에서 편지 보내기.

이 또한 번역기의 도움을 받았다.


이 우편물을 독일로 보내고 싶어요.

Quiero enviar este correo a Alemania.

등기우편으로 보내면 얼마예요?
¿Cuánto costará si lo envío certificado?

아니면 일반우편으로
o por correo ordinario

도착하는데 얼마나 걸리나요?
¿cuánto tardará en llegar?


첫번째 문장을 떠듬떠듬 다 내뱉기도 전에 끼어든 우체국 직원의 빠른 질문에 살짝 당황했지만

그 와중에 준비했던 단어들이 몇개 들리고 얼마냐고 질문하니  

등기로 보내느냐 일반으로 보내느냐는 묻는 것 같길래

등기는 얼마냐 했더니

16 쩜 몇유로라고 하는 거 같아서

그럼 일반(노르말 normal)은?했더니

2쩜 몇유로...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일반우편으로 해달라고...

그렇게 보내고 가벼운 맘으로 집으로.

숙제를 다 끝낸 기분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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