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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사람 Feb 12. 2024

스페인에서 먹고살기

스페인 핀초바


스페인에 온 지 약 한 달 차.


사실 독일에서 스페인으로 올 때 음식에 대한 기대가 컸다.

스페인 음식이 맛있다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특히나 우리가 사는 이곳 북부 바스크 지방은 미슐랭 별점 받은 맛집이 즐비하다는 어느 유튜브도 보았고...

그러나 뭘 알아야 맛있는 것도 먹지.

어떤 레스토랑에서 뭘 시켜야 하는지...

스페인어를 하나도 모르는 처지라 주문을 하는 것도, 메뉴판을 읽고 고르는 것도 쉽지 않다.

독일 처음 갔을 때 느꼈던 문맹자의 느낌, 들리지만 못 알아듣는 말할 수 있지만 말할 수 없는 그 느낌.

다시 처음 그 느낌으로 어리바리하게

그러나 용감하게 처음 시도해 본 것이 동네 작은 타파스바 혹은 핀초바였다.

(아직 정확히는 모르지만 검색해 본 바에 의하면 핀초는 이곳 바스크지방에서 쓰는 말이고 타파스는 다른 지방에서 쓰는 표현이라고 한다)

길거리를 다니면 발에 차이는 돌멩이만큼 흔하게 보이는 타파스 바들.

선술집처럼 스탠딩 바 앞에서 진열장안에 만들어 놓은 다양한 한 접시 음식들 중 원하는 걸 골라서 생맥주나 와인과 곁들여서 가족, 친구들과 간단하게 먹고 마시며 이야기하는 문화가 참 발달되어 있는 것 같다.


우리도 스페인에 왔으니까 타파스 바 정도는 가줘야 할 것 같아서 스페인어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면서 용감하게 두어 번 도전해 봤다.

바에서 일하는 종업원이 봐줄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렸다가 손가락으로 뭐 몇 개 달라는 신호를 하고 음료를 주문하고...

좀 정신없고 살짝 긴장도 됐지만 새로운 도전을 서슴지 않는 용감한 남편 덕분에 무사히 계산까지 완료하고 나왔다.


타파스바의 부담 없는 가격, 나름 나쁘지 않은 맛,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스페인을 대표한다고 하면 너무 섣부른 단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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