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호주오픈 8가지 이슈 정리
호주오픈 2025 후기
2024년 챔피언으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야닉 시너와, 아리나 사바렌카가
모두 결승에 오른 남녀 단식 결승전 남자 단식에서는 야닉 시너가 통산 3번째 그랜드슬램 결승에 오른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꺾고 3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달성. 즈베레프는 본인이 그토록 원하던 그랜드슬램 첫 우승에 거의 도달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또다시 미끄러지며 뜨거운 눈물을 삼킴 (모두가 함께 운 장면)
여자 단식에서는 이가 시비옹텍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커리어 두 번째 그랜드슬램 결승에 오른 메디슨 키스가
디펜딩 챔피언인 아리나 사바렌카를 꺾는 기적을 일으키며 감동적인 첫 우승을 차지
멜버른의 기적을 쓴 신데렐라로 등극했다.
즈베레프의 뜨거운 눈물과 메디슨 키스의 기쁨의 눈물
같은 눈물이지만 다른 의미 이게 스포츠의 매력이자 잔인함 같다.
시즌 첫 그랜드슬램 호주오픈을 뜨겁게 달군 에피소드를 알아보자.
호주오픈 2연패 하드코트 제왕으로 거듭난 야닉 시너
호주오픈 결승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3:0으로 완파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디펜딩 챔프 야닉 시너
23세의 시너는 하드코트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보여주며 3번의 그랜드슬램 결승에서
모두 승리한 8번째 선수로 기록 (승률 100%)
2000년대 생 듀오 시너와 알카라즈 모두 그랜드슬램 결승 승률이 100% (알카라즈 4전 4승)
야닉 시너가 세운 기록
랭킹 10위 이내 선수들을 상대로 10경기 연속 무실세트 승리
2017년 라파엘 나달 이후 브레이크 포인트를 허용하지 않고 그랜드슬램 결승전에서 우승한 첫 번째 남자선수
조코비치 이후 2024년 호주오픈, US오픈, 2025년 호주오픈 연속 3개 하드코트 대회에서 우승한 남자 선수
1992~93년 우승자 짐 쿠리어 이후 호주오픈에서 연속 우승한 최연소 선수 (짐 쿠리어 22세, 시너 23세)
현역 선수 증 하드코트 타이틀 17개로 3위 기록 (1위 노박 조코비치, 2위 다닐 메드베데프)
눈물 흘리는 즈베레프와 위로해 주는 챔피언 시너
2017년 만 20세의 나이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를 결승에서 이기고 캐나다에서 열린
마스터즈 1000 타이틀을 따냈던 당돌한 신인 알렉산더 즈베레프
소위 넥젠이라고 불리던 메드베데프, 치치파스, 즈베레프 중 가장 먼저 앞서나갔던 그였기에
Big3의 아성을 깨고 새로운 그랜드슬램 우승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매번 그랜드슬램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며 탈락의 고배를 마시다가 마침내
2020년 US오픈에서 조코비치의 실격패로 인해 Big3가 아닌 도미니크 팀과 알렉산더 즈베레프의
결승경기가 성사되었고, 이 경기는 두 선수의 커리어에 아주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모두가 알다시피 먼저 2세트를 앞서던 즈베레프는 3세트부터 급격히 흔들리며 2:3으로 대역전패
도미니크 팀의 처음이자 마지막 그랜드슬램 우승을 지켜보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팀은 이 우승을 기점으로 기량이 하락하며 이른 나이에 은퇴한다.
절치부심한 즈베레프는 하드뿐만 아니라 클레이 잔디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강력한 백핸드와 피지컬을 앞세워 2021년 도쿄올림픽 금메달과 연말 파이널즈 우승 등
6개의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본인의 시대를 알리나 했지만 2022년 롤랑가로스 준결승에서 만난
나달과의 경기 중 치명적인 발목 부상을 당해 시즌을 통째로 날리게 된다. (영상을 보지 않는 걸 추천)
1년여 만에 복귀한 롤랑가로스에서 4강에 오른 즈베레프는 2024년 롤랑가로스에서
마침내 커리어 두 번째 그랜드슬램 결승에 올라 카를로스 알카라즈를 상대한다.
상대전적에서 우위에 있던 즈베레프였기에 첫 우승을 기대했지만, 알카라즈의 미친 활동력으로 인해
두 번째 우승 도전도 실패로 끝이 난다.
3번째 우승 도전이었던 2025 호주오픈에서 세계랭킹 2위 즈베레프는 알카라즈를 이기고 올라온
노박 조코비치가 경기 중 기권하며 체력을 세이브한 상태로 결승에 올라, 우승을 놓고
세계랭킹 1위 시너와 치열한 대결이 예상됐지만 시너에게 단 한 개의 브레이크 포인트도 획득하지 못하며
결승전 답지 않은 일방적인 경기 끝에 3:0으로 패배하고 만다.
3번의 도전과 3번의 실패
경기 후 연설에서 즈베레프는 그랜드슬램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역대 최고의 선수로 경력을
마치고 싶지 않다며 그랜드슬램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과연 즈베레프는 본인의 열망대로 그랜드슬램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
Big4로 불리던 앤디 머레이는 3개의 그랜드슬램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8번의 준우승 기록을 남겼다.
다닐 메드베데프 또한 1번의 우승과 함께 5번의 준우승 기록을 남겼다.
메디슨 키스의 커리어 첫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디펜딩 챔피언 아리나 사바렌카의 우승을 예상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사바렌카가 아닌 메디슨 키스의 손을 들어줬다.
2017년 US오픈 결승에 올라 자국선수인 슬론 스티븐스와 경기에서 패배한 키스
그 뒤로 그랜드슬램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46번째 메이저 대회 도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키스의 우승 도전은 매우 험난했는데, 우승을 위해 세계랭킹 1,2위를 연달아 격파해야만 하는
극강의 난이도를 극복해 내며 커리어 최고의 성과를 얻어냈다.
사바렌카와의 상대전적에서 4:1로 열세로 2023년 US오픈 준결승에서도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키스는
결승전에서도 호주오픈 33승 1패를 기록 중이었던 사바렌카를 상대로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해야만 했고 마침내 5-6 상황에서 상대 서브를 브레이크 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경기 결과는 6:3, 2:6, 7:5
오픈에라 이후 호주오픈 최고령 우승자로 기록된 메디슨 키스
2009년 롤랑가로스 우승자 쿠즈네초바 이후 첫 세계랭킹 1,2위를 이기고 우승한 선수로 기록
데뷔 16년 만에야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한 메디슨 키스
에이징 커브인가? 호주오픈 2라운드 탈락과 벌금까지 다닐 메드베데프
호주오픈 2021,2022,2024년 세 차례나 결승에 올랐던 다닐 메드베데프
호주오픈 2025 1라운드에서 세계랭킹 418위인 태국의 카시딧 삼레즈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힘겨운 승리를 거둔 메드베데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흥분한 메드베데프는 네트 중앙에 있는 카메라를 향해 라켓을
반복적으로 휘둘렀고 카메라를 부순 행위로 인해 결국 1만 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우여곡절 끝에 올라간 2라운드에서 만난 상대는 19세의 러너 티엔
이 경기도 무려 4시간 49분의 혈전 끝에 신예 티엔이 메드베데프를 3:2로 꺾는 대 이변을 일으켰고,
역시 극도로 흥분한 메드베데프가 베이스라인 뒤로 라켓을 던지는 등 몇 차례나
규정을 위반하며 추가로 6만 6천 달러의 벌금 적립
2라운드에서 패배한 것도 속상한데 총 7만 6천 달러의 벌금을 물게 된 메드베데프
작년 호주오픈 준우승자의 쓸쓸한 퇴장 과연 메뎁은 반등할 수 있을까?
“Probably, like, the fine is usually for breaking the racket, and the camera is going to cost some, but I don’t think GoPro is that expensive.
호주관중을 도발한 미국의 다니엘 콜린스
호주오픈 초반 라운드에서 가장 큰 화제를 일으킨 선수는 바로 미국의 다니엘 콜린스
2024년 건강문제로 인해 은퇴를 선언했었던 그녀는 커리어하이 성적을 찍으며 은퇴를 번복
2025년 호주오픈에 출전해 2라운드에서 호주 출신의 데스타니 아이아바와 대결했다.
경기 중 호주국적의 아이아바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며 본인을 야유하는 호주 관중들에
화가 난 콜린스는 몇 차례 관중들과 충돌했고, 승리 후에도 야유를 멈추지 않던 관중들을 향해
본인의 엉덩이를 때리고 키스를 날리는 등 도발적인 제스처로 그들의 화를 돋웠다.
승리 인터뷰에서 콜린스는 자신을 야유한 관중들이 낸 돈 덕분에 친구들과 5성급 호텔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어서 고맙다며 광역 어그로를 끈 콜린스.
3라운드 메디슨 키스와의 경기에서 패배 후 본인의 SNS에 바하마의 럭셔리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진을 올리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호주 언론과 관중들은 콜린스의 행동에 대해 대회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며 비판했지만,
호주언론과 정면으로 맞붙은 노박 조코비치가 콜린스의 행동에 적극적인 지지표명을 하며
고리타분한 테니스 문화가 시대에 맞춰 과감하게 바뀔 것을 촉구했다.
진정한 승자는 바하마에서 휴가를 즐기는 동안 6건의 스폰서가 추가된 다니엘 콜린스
"Every person that’s bought a ticket to come out here and heckle me or do what they do, it’s all going towards the Danielle Collins Fund. Yeah, bring it on. I love it. Me and my group of girlfriends love a five-star vacation, "
조코비치의 인터뷰 보이콧 사태
호주언론 채널 9의 베테랑 리포터 토니 존스가 멜버른 파크에 모인 세르비아 팬들을 조롱하고
노박 조코비치에 대해 과대평가 됐다고 표현하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하며, 호주오픈 10회 우승자임에도
호주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상황에 분노한 조코비치가 레헤치카와 16강 경기 승리 후 이례적으로
짐 쿠리어와의 인터뷰를 거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코비치는 기자회견을 통해 채널 9의 사과를 요구했고
당사자인 토니 존스가 오해라며 본인의 언행에 사과했고 조코비치가 받아들이며 일단락되었지만,
조코비치의 채널 9 인터뷰 보이콧과 다니엘 콜린스에 대한 호주언론의 과도한 비난에 대해 미국의 테니스 스타 벤 쉘튼이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다소 무례하다며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장은 죽지 않는다 다만 지칠 뿐
호주오픈 11회 우승을 노리던 노박 조코비치는 8강에서 세계랭킹 3위 카를로스 알카라즈를 만나 1세트 중간
부상을 당하며 힘든 순간을 겪었지만, 1세트를 뺏긴 후 곧바로 반격에 성공 3:1 역전승에 성공하면서
무려 12번째 호주오픈 준결승에 진출하는 대 기록을 달성.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면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던
알카라즈는 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조코비치의 벽에 막히며 8강에서 좌절..
알렉산더 즈베레프와의 준결승 경기에서 1세트 패배 후 이전 경기에서 입은 복부 파열 및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기권을 했는데, 로드레이버 아레나의 일부 관중들이 경기가 기권패로 끝나는 것에 대해
실망하며 조코비치를 향해 야유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승자 인터뷰에서 즈베레프는 관중들의 야유에 대해 모든 관중들이 준결승에서 5세트를 경기를
보고 싶어 하는 건 이해하지만 부상당한 선수를 향해 야유하는 건 멈춰달라면서
조코비치에 대한 존중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38세의 가엘 몽피스 또한 호주오픈에서 기적 같은 8강 진출에 성공하며 노장 투혼을 불살랐다.
호주오픈이 시작되기 전 오클랜드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역대 최고령 ATP투어 우승자가 된 몽피스는
1라운드에서 자국의 후배 음페시 페리카드와 5세트까지 가는 혈전 끝에 승리했고,
16강에선 4번 시드 프리츠를 상대로 무려 24개의 에이스를 쏟아내며 3:1 역전승 대 이변을 만들었다.
호주오픈에서 Top5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최고령 선수로 기록
몽피스의 아내인 스비톨리나 역시 같은 날 여자부 4번 시드 재스민 파올리니에게 승리를 거두며
부부가 동시에 4번 시드를 이기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가엘 몽피스는 8강에서 22세 벤 쉘튼을 상대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결국 기권패
호주오픈 최대 이변의 주인공
러키루저의 기적 에바 리스
호주오픈 예선에서 탈락 후 독일로 귀국을 기다리다가 막판에 안나 칼린스카야의 기권으로 인해
기적적으로 러키루저로 본선에 진출한 세계랭킹 128위 에바 리스
에바 리스는 3라운드에서 자클린 크리스티안을 상대로 2:1 승리하며 1988년 호주오픈이
지금의 멜버른 파크로 이전한 이래 4라운드에 진출한 최초의 여자단식 러키 루저로 기록
16강에서 세계랭킹 2위 이가 시비옹텍을 만나 6:0, 6:1로 패배했지만, 세계랭킹 100위 내 진입
Spotify 150만 스트리밍의 주인공 로렌조 소네고의 8강 진출
이탈리아의 테니스 스타 로렌조 소네고가 2021년 발표한 곡 Un Solo Secondo는 음악 앱
스포티파이에서 무려 150만 회 이상 스트리밍 되며 큰 인기를 끌었었다.
29세의 소네고는 호주오픈 1라운드에서 39세 바브린카에게 승리하며 기분 좋게 대회를 시작했고
루블레프와 메드베데프를 이기며 돌풍을 일으킨 겁 없는 10대 선수 주아오 폰세카와 러너 티엔에게
프로무대의 쓴 맛을 보여줬다.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커리어 첫 그랜드슬램 8강 진출에 성공한 소네고의
비결은 바로 명상. 꾸준한 명상을 통해서 멘탈리티를 강화한 소네고는 벤 쉘튼에게 패하며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랜드슬램에서 커리어 최고 성적을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