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9세로 WTA 역대 2번째 최고령 투어 우승 기록
만 39세 다테 기미코의 복귀 드라마
1996년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며 윔블던 준결승까지 진출한 일본의 다테 키미코는
시즌을 마친 뒤 은퇴하겠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알렸어. 그녀는 아직 26살이었고 세계랭킹 4위에 오를 만큼 기량도 출중했기에 그녀의 이른 은퇴소식은 테니스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겼어.
다테 기미코는 몇 년 동안 투어 최고 선수로 활약하며 치열한 경쟁을 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지쳐있었고
지금까지 성과에 만족하기 때문에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지.
은퇴 후 다테 키미코는 독일의 드라이버인 미하엘 크럼과 결혼하며 일반인의 삶을 살아갔고
점점 테니스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게 돼.
시간을 흘러 흘러 약 12년이 지났고 다테 키미코와 경쟁하던 선수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새롭게 등장한 젊고 빠른 선수들이 투어무대를 지배하고 있었어.
2008년 여자 테니스에 놀라운 소식이 전해지는데 26살에 은퇴한 다테 키미코가 돌연 투어 무대 복귀를
선언한 거야. 그녀는 2007년 레전드 슈테피 그라프, 마르티나 나브로틸로바와 함께 이벤트 매치를 치렀는데 그 경기를 계기로 젊은 세대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38세 나이로 다시 한번 라켓을 잡게 돼.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의 결정에 물음표를 던졌어.
남자테니스에서는 그랜드슬램 11회 우승자 비욘 보리가 1983년 이른 은퇴 후 긴 공백기를 가지다가
1991년 35세의 늦은 나이로 투어 무대에 복귀했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며 투어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쓸쓸히 은퇴했고 그랜드슬램 18회 우승자 나브라틸로바도 1994년 은퇴 후 2000년에 복귀했지만
단식보다는 대부분 복식경기에서 활약했어.
무려 12년이나 공백기를 가졌던 다테 키미코가 20살 이상 차이나는 선수들에게 맞서 승리할 수 있을까?
다테 키미코는 복귀 후 투어무대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2009년 시즌을 맞았고
다시 한번 명예회복을 노리며 서울에서 열린 2009 한솔 코리아오픈에 출전하게 돼.
불혹을 앞둔 세계랭킹 155위의 다테 키미코의 무모한 도전
서울에서 열린 한솔 코리아오픈에서 다테 키미코는 163cm 단신임에도 여전히 강력한 스트로크를 무기로
본선에서 첫 승을 거두며 1라운드를 통과하게 돼.
8강에서 대회 1번 시드인 슬로바키아의 미녀선수 다니엘라 한투코바를 2:1로 꺾은 키미코 다테는
준결승에서 전년도 우승자인 마리아 키릴렌코를 상대로 만나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2,3세트를 연거푸 이기며 노장은 죽지 않았다는 걸 제대로 보여줘
결승전에서 만난 아나멜 메디나 가리게스마저 2:0으로 누른 다테 키미코는
39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WTA에서 두 번째 최고령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해
WTA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83년 빌리 진 킹이 세운 39살 7개월 23일이야
13년 만의 투어 우승으로 다테 키미코는 통산 8번째 투어 타이틀을 획득했고
2017년 공식 은퇴할 때까지 프로 선수로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을 보이며 맹활약해.
다테 키미코 (Kimiko Date)
생년 월일: 1970년 9월 28일
프로 데뷔: 1989년 3월
단식 통산 성적: 450승 268패
단식 통산 우승: 8회
커리어하이 랭킹: 4위 (1995년)
그랜드슬램 준결승 3회 진출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도쿄 오픈 통산 4회 우승
1996년 윔블던 준결승
일본의 다테 키미코와 독일의 슈테피 그라프가 맞붙은 윔블던 4강
고요한 경기장 서브를 준비 중인 슈테피 그라프를 향해 한 관중이 외친 한 마디
- Steffi Will you marry me?
그리고 이어진 관중들의 폭소에 서브 리듬을 잃은 슈테피 그라프는
본인도 어이없는 듯 웃으며 관중의 물음에 유쾌한 대답을 했어
- How much money do you have?
당시 슈테피 그라프는 아버지의 탈세 혐의로 큰 곤욕을 겪고 있던 때라 웃픈 농담으로 여겨졌어
그라프와 다테의 경기는 1:1 상황에서 일몰로 경기가 마무리되지 못한 채 다음날로 이어졌고
26분 만에 그라프가 6:3으로 다테를 잠재우며 결승전에 진출하게 돼.
슈테피 그라프는 1996년 윔블던에서 우승했지만 그라프의 재산을 관리하던 아버지는 탈세 혐의로
이듬해 독일 법원으로부터 3년 9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어.
2011년 윔블던 2라운드
현역 복귀 후 첫 윔블던 승리를 따낸 다테 키미코의 2라운드 상대는 윔블던 5회 우승자
비너스 윌리엄스였어. 41세의 다테에게 최고 시속 193km의 강서브를 가진 비너스는 이기기 쉽지 않은 상대였는데 무려 3세트 듀스 접전 끝에 마지막 서브게임을 뺏기며 패하게 돼.
다테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스스로에게 만족했다고 할 정도로 놀라운 기량을 선보였어.
41세의 다테와 상대했던 30세의 비너스 윌리엄스는 45세인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 중이야
WTA를 대표하는 왕언니들의 전성기 시절이 궁금하다면 유튜브를 검색해 봐.
두 번째 은퇴 후의 삶
다테 키미코는 2016년 남편과 이혼 후 2017년 두 번째 은퇴를 선언했어.
46세의 나이에 테니스 경력을 완전히 끝낸 그녀는 도쿄에 베이커리를 오픈했는데,
10대 후반부터 유럽을 여행하며 빵순이가 된 다테는 이혼 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전 남편에 대한 존중으로 가게 이름을 Frau Krumm으로 지었어.
현재는 빵집 운영은 하고 있지 않는데 일본에서 후진양성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 중이야
코리아오픈 과의 인연으로 한국도 자주 방문하니까 코리아오픈 기간에
올림픽 공원에서 다테를 만난다면 꼭 사인을 받길 바래 :)
다테 키미코는 일본에서는 운동선수를 넘어 많은 여성들에게 영감을 준 인물로 높은 평가를 받아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투어 무대에 복귀해 아줌마의 힘을 보여준 다테
특히 2009년 한솔 코리아오픈 우승은 그녀 커리어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