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앤북필름, 고요 서사, 별책부록
이태원 해방촌에는 많은 독립서점이 있다. 골목골목 각자 개성에 맞는 지혜를 담고 있는 서점들. 그 매력을 느끼기 위해 직접 이태원 해방촌에 갔다. 해방촌의 특징은 가정집 사이에 가정집 같은 가게들이 있는 것이었다. 식당도, 카페도, 서점도 모두 튀지는 않지만 각자의 공간, 각자의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미처 다 올리지 않은 셔터, 갈색 철로 된 입구, 기울어진 언덕 사이에 위치한 서점. '있는 그대로'라는 말이 이 서점의 첫인상이다. 이전에 어떤 공간이었는지도 궁금증을 유발하면서도 유리창 안으로 비친 가게의 모습이 참 거침없었다. 이 서점은 두 번째 방문이다. 이 서점은 주인이 있는 공간과 서점이 천으로 구분되어 있다. 그래서 부담 없이 둘러보고 갈 수 있었다. 그래서 다른 서점보다 더 마음에 든다. 다음에 또 가고 싶다.
고요 서사는 책 종류는 적었지만 앉아서 읽을 공간도 있고 추천 책도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주인과 너무 가까워 부담스러웠다. 또 내가 방문했던 타이밍이 지인이 방문했을 때여서 내가 불청객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편하게 책을 볼 수 없었다. 결국 어떤 책을 살까 하다가 마음에 드는 책이 없어 그냥 나왔다.
위의 두 서점보다는 큰 규모이고 책 종류도 많다. 다른 독립서점들과는 다르게 깔끔한 인테리어이고 조명도 밝다. 중간중간에 자리한 식물들이 편안한 느낌을 주고, 많지는 않지만 문구용품, 굿즈도 있다. 다른 서점들에 비해 무난하고 평범한 느낌이지만 가장 큰 매력은 홈페이지가 잘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번 독립서점을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독립서점 사장님들께는 죄송하지만 난 대형서점이 더 좋다. 독립서점은 책 종류도 한정적인뿐더러 책의 내용도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그에 비해 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싼 책들이 많다. 10p짜리 그림책이 만원이었는데 그것이 큰 충격이었다. 가격도 기재되어 있지 않아 주인 분들께 물어봐야 하는 구조도 불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단점은 서점 주인 분들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도난 관련 문제가 있어 감시는 필요하지만 한번 서점에 가면 2시간을 책 구경하는 나에겐 주인 분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이럴 바엔 대형서점에서 마음 편하게 책을 둘러보겠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이번 해방촌 서점 투어에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실망이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