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by 임풍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즉, "죽음을 기억하라"-란 단순히 삶의 끝을 의식하는 경고일 뿐만 아니라, 그것이 인간 존재의 본질을 깨닫고, 삶의 의미를 깊이 성찰하도록 하는 필연적인 명령이다. 이 말은 죽음이 우리에게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진리임을 상기시키며, 그로 인해 우리는 살아있는 순간에 더욱 충실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한다. 결국, 죽음의 그림자가 존재할 때만이 삶은 진정으로 살아 있는 것이 되며, 인간은 그 유한성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더욱 강렬히 느끼게 된다.

고대 로마에서 개선장군이 전쟁에서 승리하여 군중 앞에 나타날 때, 그와 동행하는 노예는 계속해서 "메멘토 모리"를 외쳤다고 한다. 이는 승리의 영광이 순간적인 것이며, 그 어떤 업적도 죽음 앞에서는 결국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리려는 경고였을 것이다. 인간이 자기 죽음을 인식하는 유일한 존재라면, 이는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의 아이러니를 잘 보여준다. 생명체들 중 인간만이 자신의 죽음을 의식하고, 그 사실을 끊임없이 염두에 두며 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죽음의 인식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인간은 그것을 회피하고, 억제하려고 하는 대신, 그 존재를 정면으로 맞서며, 그 사실을 내포한 채 삶을 살아간다.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그러나 인간은 그 점에서 다른 존재들과 구별된다. 만약 인간이 죽음을 모른다면, 굳이 물질에 대한 집착이나 비교의 의미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생존을 위한 단순한 본능적 활동만이 존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죽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순간의 의미를 부여하려는 강한 욕망을 지닌다. 그것이 고도로 발전된 문명과 복잡한 가치관을 만들어낸 동력이었음은 분명하다.

몽테뉴는 죽음을 오랫동안 성찰하며, 그것이 인간 존재의 궁극적인 문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어떻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죽음을 인식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자아를 찾는 길임을 논했다. 그는 죽음을 단순한 두려움이나 부정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인간 존재의 깊이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주제로 삼았다. 이는 또한 스티브 잡스의 말, 즉 "매일을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라"는 그가 삶의 의미를 찾는 방법을 나타내는 문장이기도 하다. 죽음을 의식하며 매일을 살아가는 태도가 삶을 더욱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죽음은 그 자체로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하다. 인간은 죽음을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서, 그 불가해함 앞에서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리는 사회를 형성하며 상호작용하고,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한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사실 죽음이라는 불확실성을 다루기 위한 방어기제일지도 모른다. 애완견의 행동을 살펴보면, 그들은 단지 본능에 따라 살아갈 뿐, 죽음을 의식하고 그로 인해 삶에 대한 성찰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그들이 인간처럼 죽음을 알게 된다면, 과연 그들의 존재는 어떻게 변할까? 이와 같은 질문은, 인간이 죽음을 알기 때문에 더욱 복잡한 사고를 하고, 심오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국 죽음은 인간에게 의미 있는 삶을 살도록 강요하는 요인이 된다. 만약 죽음이 없다면, 우리는 현재를 충실히 살아갈 이유를 잃고, 그저 존재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죽음을 알기 때문에, 비로소 타인을 위해 애쓰고, 자아를 넘어서는 삶을 살 수 있다. 죽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 속에서, 이기적인 존재가 아닌 이타적인 존재로서의 삶을 허락한다. 또한,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든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인식하고, 그 속에서 더욱 깊이 있는 삶을 추구하도록 한다. 스토아 철학에서는 죽음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그것이 인간 존재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실을 수용함으로써 진정한 자유와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메멘토 모리"는 단순한 죽음을 경고하는 구호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중요한 철학적 성찰을 제시하는 것이다. 죽음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것이, 결국 삶을 더욱 충실하고 진지하게 만드는 길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