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몸은 끊임없이 교체된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의 세포는 일정한 주기로 죽고 새로 태어나며, 약 7~10년을 주기로 대부분의 세포가 완전히 바뀐다고 한다. 물론 뇌의 일부 신경세포나 골격근 세포처럼 평생 유지되는 세포들도 있지만, 피부는 2~4주마다 새롭게 형성되고, 장 상피 세포는 3~5일이면 교체된다. 적혈구는 120일, 간세포는 약 1년, 뼈세포는 7~10년 주기로 리모델링된다. 요컨대 지금 이 순간의 나의 몸은 지난 10년 전의 그것과는 거의 다른 존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음은 예전 그대로다. 새로운 세포들로 이루어진 신체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음에도, 그 몸의 운영체제인 마음은 마치 오래된 프로그램처럼 업데이트되지 않은 채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최신 스마트폰에 2G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것과 같은 상태다. 겉모습은 새롭지만, 내부 시스템은 과거의 방식으로만 사고하고 반응한다. 그 결과, 몸의 생리적 재생과 마음의 심리적 변화가 불균형을 이루며, 다양한 형태의 불안, 피로, 우울, 신체 질환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암도 나의 이전버전의 몸세포가 만든 것인데, 새로운 몸에 대한 마음 주인이 바뀌지 않아서 암세포가 그대로 새로운 몸의 집에 눌러앉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암에 걸린 사람 중에서 의식적인 마음 변화를 경험하면서 자연치유를 한 사람들이 많은 것도 새로운 세포에 새로운 마음으로 교체해서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이는 인지적 고착(cognitive fixation)의 문제다. 어린 시절 형성된 신념체계나 성격 패턴이 새로운 환경에서도 그대로 반복되는 것이다. 성장하면서 몸은 바뀌지만, 그 몸을 사용하는 마음은 과거의 데이터를 그대로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중학생 때의 불안, 부모에게 배운 두려움, 사회에서 형성된 비교심 같은 오래된 심리적 코드들이 새 세포로 구성된 몸 위에 여전히 군림하고 있다. 소위 나는 이러이런 사람이라는 에고 귀신이 종신집권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놀랍게도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을 지닌다. 즉, 경험과 의식적인 훈련을 통해 신경 회로 자체가 재구성될 수 있다. 이는 세포의 교체처럼, 마음 또한 심리적 리모델링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새로운 사고방식, 관점, 감정 습관을 지속적으로 훈련하면, 마음도 몸처럼 새롭게 태어난다. 새 땅과 새 하늘, 거듭난다, 일신우일신, 의식의 전환 등은 이러한 마음의 업데이트를 상징한다.
따라서 우리는 몸의 세포가 바뀌는 속도에 맞춰 마음의 패턴을 주기적으로 갱신해야 한다. 몸이 새로워질 때마다, 그 몸에 맞는 새로운 마음을 설정하는 것이다. 과거의 신념과 성격은 그 시절의 생존환경에는 유용했을지 몰라도, 지금의 몸과 환경에는 맞지 않는다. 10년 전에 입던 심리적 옷을 억지로 지금의 커진 몸에 끼워 넣는 것과 같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은 생물학적으로 틀린 말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몸은 여든이 되기 전까지 여러 번 새로 태어나고, 마음 또한 그에 맞춰 새로 작동할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의식적인 업데이트다. 매일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낡은 사고방식이 새로운 몸에 걸맞지 않음을 자각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은 두 개의 리듬으로 존재한다. 하나는 세포의 생물학적 리듬, 다른 하나는 의식의 심리적 리듬이다. 두 리듬이 조화를 이룰 때 인간은 진정으로 건강하고 창의적인 상태가 된다. 7~10년 주기로 몸이 바뀐다면, 우리도 그 주기에 맞춰 새로운 마음의 패턴을 설계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인생은 단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의 새로운 탄생으로 이어진다. 지구라는 행성에서, 우리는 하나의 몸으로 열 번쯤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는 셈이다. 사람이 가장 원하는 삶은 죽기 전날까지 산책을 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살다가 평화롭게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여생의 20~30년을 아픈 몸으로 힘들게 살다가 떠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살아가면서 변화하는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람이 내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신이나 영혼을 믿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고귀한 정신작용이 내 마음에 평화를 준다면, 굳이 안 믿을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