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의 사회 자각

by 임풍

사람은 큰 잘못 때문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작은 실수를 반복하면서 서서히 자신을 잃어간다. 처음엔 사소한 일처럼 보이지만,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면 마음이 무뎌지고 결국 더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술이 그 대표적인 예다. 처음에는 단 한 잔으로 끝내지만, 매일 반복되면 어느새 한 병이 당연해진다. 거짓말도 마찬가지다. 한두 번의 거짓말이 습관이 되어, 나중에는 자신조차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설명할 때 흔히 '끓는 물속의 개구리(frog in boiling water)' 우화를 떠올린다. 개구리를 갑자기 끓는 물에 넣으면 바로 뛰쳐나오지만, 미지근한 물에 넣고 서서히 데우면 위험을 인식하지 못한 채 결국 죽게 된다.

우리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 무례해지는 친구나 연인에게 적응하다 보면, 관계는 점차 독이 된다. 환경 파괴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별일 아닌 듯 보여도, 그것이 쌓이면 지구 전체를 병들게 한다. 그래서 사람은 늘 자신의 말과 행동, 습관을 돌아보아야 한다. 무심코 내뱉는 단어 하나가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반복되는 무례가 나 자신을 거칠게 만들 수도 있다. 인생은 결코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마라톤처럼 긴 여정 속에서 꾸준히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 어릴 때는 학교에서 사회생활의 규칙과 질서를 배우지만, 성인이 되면 그 배움을 실천해야 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회 속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진정한 자유는 책임 위에서만 존재한다.

지하철의 임산부 좌석에 아무렇지 않게 앉는 사람, 좁은 길에서 서로 비켜 걷지 않는 사람, 대중교통 안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 이들은 처음엔 조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복된 무신경이 습관이 되어버린 것이다. 내가 대접받고 싶다면, 먼저 타인을 존중해야 한다.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존경을 받을 수 있겠는가.

우리 사회가 병들어가는 근본 원인은 바로 내로남불이다. 자신은 예외라고 생각하고, 타인에게만 잣대를 들이대는 태도다. 스스로의 문제를 자각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경제 위기나 정치 혼란도 따지고 보면, 이런 작은 내로남불의 누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국 건강한 사회는 인간성의 회복에서 시작된다. 실수를 인정하고, 작은 잘못일지라도 즉시 바로잡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인생에는 반드시 종착역이 있다.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방심해서는 안 된다. 타인을 존중하고, 사회적 질서를 지키며, 매 순간 자신의 언어와 행동을 살피는 것, 그것이 후회 없는 삶으로 가는 가장 단순하고도 확실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