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배려는 인간의 최고의 정신적 가치

by 임풍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써주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할애하거나 물질적 재원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는 일이다. 친구, 자녀, 부모, 부부, 애인, 직장 동료와의 관계에서 상호 이해와 배려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마음을 써주고, 상대방이 그것을 느낀다면 그런 관계는 지속될 것이다. 반면, 어떤 목적이나 이해관계를 가지고 상대에게 잘해주는 척만 한다면, 그런 관계는 결국 끝을 맞이하게 마련이다. 이는 인간관계에서 반드시 직면하게 되는 중요한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오랜만에 연락을 해오는 지인에게는 처음에는 반가움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무슨 일로 갑자기 연락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상대가 연락한 이유가 부탁을 하기 위한 것을 알게 되면, 순수한 반가운 기분은 사라지고 당혹스러운 감정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가능한 한 친절하게 상대의 부탁을 들어주고 배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상황이 있기 때이다.

예상치 못한 불쾌한 상황을 마주할 때, 우리는 처음에는 감정적으로 반응하지만, 메타인지적인 사고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내려다볼 수도 있다. 제3자적인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면, 상대방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자각과 이성적인 사고를 통해 처음의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상대방이 거짓말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기 보호를 위해 많은 거짓말을 하며, 그것을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때 '신이 선하다면, 왜 사탄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은 우리가 어떻게 악을 정의할지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다. 만약 내가 악하기 때문에, 신이 나의 참회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즉,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거짓말을 마주할 때,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스위스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저서 <철학의 위안>에서 “인간의 윤리적 관념에 도달하는 일이 실제로는 복잡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라며, 인간의 사고가 산출하는 결과를 분별하는 일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우리는 감정적 판단만으로는 어떤 사고가 가장 좋은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이 지나야만, 무엇이 옳은 판단이었는지 깨닫게 되기도 한다. 따라서 부탁을 해오는 상대방에게, 비록 거짓말을 해오더라도, 언제나 마음을 써주고 배려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단지 도덕적인 의무를 넘어서, 인간이 가지는 가장 고귀한 정신적 태도이다.

인간이 가진 본질적인 욕구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인간은 두 가지 세계로 태어난다. 하나는 물리적이고 육체적인 세계이고, 또 하나는 물질을 초월한 정신적이고 사고하는 세계이다. 데카르트는 물리적 세계에는 분명한 법칙이 있지만, 정신의 세계는 신의 영역에 속한다고 보았으며, 이를 분리하여 이해했다. 그만큼 우리는 정신의 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렵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그것이 법칙적으로 나타나는 방식들을 알 수 있다. 즉 모든 사람은 타인에게 이해받고, 사랑받고, 돌봄을 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인간이 가진 가장 본질적인 욕구이다. 그래서 우리가 상대방을 조건 없이 이해하고 배려하며 돌봐주는 마음을 가질 때, 인간관계에서 가장 큰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신의 절대적인 권능을 인정하면서도, 신의 무한한 사랑을 믿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성장 과정에서 경험한 부정적인 일들, 또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이미지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험들이 신의 사랑이나 인간의 사랑을 믿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신의 사랑이나 인간의 사랑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내가 먼저 무조건적으로 타인을 배려하고 이해하며 돌봐주는 태도를 실천하는 데 있다. 우리가 타인에게 진심으로 배려를 베풀 때, 그것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사랑의 씨앗이 된다. 결국, 사랑은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행동을 통해 피어나는 진정한 마음의 꽃이다. 타인을 위한 배려와 이해는 단지 관계의 지속을 넘어서, 인간이 가지는 최고의 정신적 태도이자 삶의 본질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