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새로운 일상을 살아간다고 느끼지만, 그 일상 속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순간들, 만나는 사람들, 먹는 음식과 입는 옷에 이르기까지 모두 미리 정해진 기준에 따라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살아간다. 사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기준은 우리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무의식적 기준에 의해 지배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 기준이 바로 우리의 가치관과 신념이자 고정관념이다.
우리는 종종 '내가 생각하고, 내가 행동한다'라고 믿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과거의 경험, 사회문화적 배경, 그리고 유전적 요인에 의해 자동적으로 형성된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의 각본처럼,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반응, 심지어 의식적인 생각도 이미 정해진 틀에 맞춰져 있다는 사실을 자주 간과한다. 특히, 부모가 전달하는 가치관은 우리의 세계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어린 시절 부모가 가르친 종교나 철학이 평생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우리는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며 반응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자연스럽게 어떤 사람을 만나면 미소를 짓거나, 반대로 어떤 사람을 보았을 때는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 왜 그럴까? 이는 우리가 자신도 모르게 세운 기준에 따라 반응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곳에 가면 주변을 더욱 신경 쓰며 살피지만, 익숙한 장소에서는 긴장감이 줄어든다. 이런 반응들은 모두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입는 옷이나 헤어스타일을 보면, 그 선택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기준을 따르기 때문이다. 만약 오늘 평소와 다른 스타일로 머리를 관리하면, 우리는 어딘가 불편하고 이상하게 느낀다. 옷을 고를 때도, 무수히 많은 선택지 중에서 자신이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게 되는데, 그 이유는 그 옷이 이미 우리의 기준에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선택들이 반복되면서, 우리의 기준은 점점 더 강화되고, 그에 맞춰 우리의 언행은 자동적으로 결정된다.
이렇게 형성된 가치관은 우리의 행동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우리가 보지 않는 사이에 우리의 삶을 결정한다. 물론 우리는 매일 새로운 날을 맞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는 과거에 입력된 기준을 따라 반복적인 패턴대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그 기준에 맞는 사람을 만나거나, 그 기준에 맞는 상황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기준은 인간관계에서도 강하게 작용한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할 때,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기준에 따라 그 사람을 평가하고 선택한다. 이는 그 사람이 가진 외모나 성격, 가치관과 같은 요소들이 아닌, 우리가 이미 내면에 심어둔 기준에 맞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이 사람은 내 스타일이 아니야"라고 말하며, 그 사람을 지나쳐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사람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은 우리가 세운 고정된 기준에 의해 무시되고, 그로 인해 관계마저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남편이나 아내, 친구를 그들의 고유한 존재로 바라보기보다는, 과거에 만든 이미지와 기준으로만 평가하고 재단한다. 그 사람이 오늘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도, 우리는 이미 내면에 정해놓은 기준을 바탕으로 그 사람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그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우리는 불편함을 느끼고, 때로는 화를 내기도 한다.
우리가 매일 살아가면서 겪는 갈등과 오해의 대부분은 이러한 고정관념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왜 이런 기준을 세우게 되었는지, 왜 어떤 행동이 나에게 불편함을 주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자신이 왜 이런 방식으로 반응하는지, 왜 이런 옷을 입어야만 편안한지, 왜 그런 방식으로 상대방을 대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우리는 그 기준을 고수하며 살아간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의 가치관이 가족과 친구에게는 엄격하고 고집스럽게 적용되는 반면, 상사나 자신에게 유리한 사람들에게는 그 기준이 조금 더 부드럽게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들 앞에서는 친절하고, 공손하게 행동하지만,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그 기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때로는 불친절하거나 냉정하게 행동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자유로운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우리의 무의식적인 기준, 즉 고정된 가치관과 신념체계를 자각하고, 그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가 자신이 가진 가치관을 인정하고, 그것이 우리의 행동을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지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는 더 이상 과거의 기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의 인생은 사실 매일매일 새로운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고정된 패턴 속에서 우리는 그 가능성을 놓치고 살아간다. 만약 우리가 그 패턴을 깨고, 새로운 기준을 세운다면, 우리 삶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이제는 내가 만든 보이지 않는 각본을 바꾸고, 새로운 인생을 써 내려갈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