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란 일종의 생각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 이 공장 건물이 아직 세워지지 않은 텅 빈 공터로 세상에 온다. 아직 어떤 설계도도, 자동화 시스템도 없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서, 그 공터에는 점점 심리적 구조물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특히 부정적인 경험들은 마음 공장의 건자재가 되고, 그 경험을 해석한 방식은 설계도가 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정서적 학습(emotional learning)으로 설명된다. 어린 시절 반복적으로 겪은 부정적 사건(거절, 비난, 실패)는 뇌의 편도체에 깊이 각인되어, 이후 유사한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부정적 감정을 재생산한다. 즉, 마음 공장은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걱정, 불안, 후회, 스트레스라는 제품을 자동 생산하게 된다.
이 과정은 컴퓨터의 알고리즘과도 비슷하다. 특정 입력이 주어지면, 공장은 기존 프로그램대로 처리(processing) 하여 산출을 내놓는다. 문제는 그 프로그램이 대부분 과거의 아픈 경험을 기반으로 짜여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 안에서 아무리 긍정적인 생각을 생산하려 애써도, 이미 제품 설계도가 부정적이라면 결과물 역시 왜곡되거나 불량품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종종 이 마음 공장을 고쳐보려 시도한다. 더 열심히 생각하면 해답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인지과학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영역인 전두엽의 활동은 감소하고, 감정을 다루는 편도체가 주도권을 잡는다. 생각을 더 많이 할수록 오히려 불안이 커지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불량품의 생산을 막으려는 노력 자체가 오히려 마음 공장을 과열시키는 셈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마음 공장 가동을 잠시 멈추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현실 감각의 영역으로 되돌아오는 방법이다. 뇌과학에서는 이를 기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의 비활성화라고 부른다. 기본 모드 네트워크란 마음 공장에서 생각을 만들어내는 자동생산라인으로 볼 수 있다. 명상, 산책, 호흡, 예술 감상 등은 이 네트워크의 과잉 작동을 완화시켜, 마음 공장이 쉬도록 돕는다. 거울 속의 자신의 표정을 관찰하는 것도 좋은 지표다. 신경과학자들은 얼굴 근육의 미세한 긴장이 우리가 인식하기 전부터 무의식적 감정 상태를 드러낸다고 말한다. 만약 표정이 자주 철학자처럼 굳어있고 심각하다면, 마음 공장이 여전히 불안이라는 제품을 생산 중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마음이 힘들면, 고장 난 공장에 더 이상 에너지 투자를 멈추어야 한다. 전기 공급을 차단하듯, 마음 공장의 회로를 잠시 끊는다. 그 방법은 감정의 회복력(resilience)을 다시 키우는 활동에 전념하는 것이다. 천진무구한 아이들의 웃음을 바라보고, 졸졸 흐르는 개울가를 거닐며, 음식의 맛을 천천히 느끼고, 만나는 사람마다 한 명의 귀한 손님처럼 대하는 것, 이 모든 것은 전두엽을 활성화시켜, 긍정적인 도파민 회로를 강화해 준다고 한다. 세상은 본래 중립적이다. 우리가 고장 난 마음 공장에서 생산된 불량품 생각으로 세상을 해석하기에 엉망진창처럼 보일 뿐이다. 마음 공장이 조용해지고, 감각이 되살아나면, 세상은 다시 새로운 질감과 색으로 다가온다. 그것이 바로 의식이 회복된 인간이 경험하는 새로운 현실 감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