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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Nee Feb 04. 2022

22년 1월 <어둠 속의 미사>, <힐 하우스의 유령>

하우스 호러

20220128~0129

<어둠속의 미사> (2021,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 총 7에피소드

<힐 하우스의 유령> (2018, 넷플릭스 오리지날,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 총 10에피소드

<어둠 속의 미사> 재밌다고 추천 받아서 보다.

괜찮았는데…  대부분의 대사가 성경 구절 인용으로 되어 있어서 호러영화 치고 쉽지가 않다.

호러는 감각과 체험 위주인데… 대사 독해가 즉각적이지 않다. 호불호가 나뉠 것 같음.


낯 익은 배우들이 나와서 .. 혹시하고 찾아보니 <힐 하우스의 유령>에 나온 배우들과 상당히 많이 겹친다. 내친 김에 <힐 하우스의 유령>을 다시 다 본다.  나는 이 쪽 시리즈가 훨씬 좋다.

왜 더 좋을까…?


둘 다 공통적으로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이 연출을 했다. 둘다 원작있는 작품들이고. 둘다 슬픈 호러라는 공통점이 있고.


그런데, 한국 사람이 이입할 지점이 <힐 하우스의 유령>에 좀 더 있는 것 같다.

일단,  한 집을 중심으로 한 가족이야기.  

<어둠..>도 가족이야기로 볼 수 있지만, 마을 이야기와 성당이란 공간을 중심으로 좁혀진다.

<힐 하우스..>는 현재의 그 날/ 과거/ 과거 중 그 날.  이렇게 3파트를 교차시키면서 이야기를 구성한다.

1편~5편은  현재의 그날 - 넬이 죽던 날 다른 형제들은 무얼 하고 있었나 + 캐릭터 소개와 주변 설명

                 과거 - 캐릭터별 그 집에서의 유령 경험

                 과거 중 그 날 - 그 날에 대한 각자의 시점

<힐 하우스..>에는 5명의 형제 자매가 아역과 성인으로 등장하는데, 각각의 캐릭터가 1편부터 5편까지 소개된다.  


1편- 맏이인 스티브 중심. 호러장르 소설가로 잘 나가는데, 막내 여동생 넬이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한다. 아무래도 넬은 계속 우울증 증세가 있는 것 같다. 현재 시점의 그 날 스티브는 자료취재를 하고 있었다. 과거 그 날 스티브는 거의 자고 있었다. 아빠에게 안겨 나오기 직전 흰 소복의 미친 여자 같은 엄마를 본 것 같다.


2편-  셜리 시점. 맏이 스티브와 셜리는 어찌보면 둘다 이성적 캐릭터다. 스티브는 자기 눈에 뭐가 보여도 믿지 않으려 애를 쓰는데에 비해, 셜리는 보이는 것은 보이는 대로 그냥 놔두고 자기 할 일을 한다. 장의사일. 그녀가 그 직업을 선택한 이유는 과거의 그 집에서 아기 고양이 5마리의 급사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엄마의 시체를 볼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장의사의 도움으로 엄마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현재 넬이 죽던 날, 그녀는 다른 집 장례를 치러주고 있었다.


3편 - 테오 시점. 넬이 죽던 날 그녀는 위탁가정 피해아동의 심리치료를 하고 있었다. 테오가 아이 계부의 만행을 알 수 있었던 건 그녀의 손으로 읽었기 때문이다. 테오의 과거. 그 집에서 어느 날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을 손으로 읽기 시작한다. 쌍둥이들이 봤지만 부모와 다른 형제가 믿어주지 않는 것을 그녀는 손으로 읽고 믿어준다. 테오는 무뚝뚝해보이고 보이시한 캐릭터이지만, 실상은 따뜻하다.  가족 구성원에게 찾아온 두려움을 무표정하게 드러내지 않으려 할 뿐.


4편 - 루크 시점. 루크는 마약중독자다. 넬이 죽던 날 90일째 마약을 끊고 재활센터에 있었다. 루크는 넬과 쌍둥이로 이어져 있다. 애기때부터 겁많고 병약하고, 루크가 하는 말을 어른들과 형제들은 잘 믿어주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가 마약에 쉽게 의존했을거라 짐작할 수 있다. 재활 센터 입소 날 넬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고, 헤로인 심부름을 보냈던 죄책감이 있다. 그는 넬의 결혼식 때도 누나에게 쫓겨났다. 넬에게 늘 미안하다.


5편 - 넬리 시점. 넬은 애기때부터 목꺽인 여자를 봤다. 그 여자를 보면 몸이 굳은채로 움직이지 못한다. 우리가 흔히말하는 가위눌린 증세. 그 증세를 완화시켜준 것이 남편 아서.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목꺽인 여자가 다시 등장하고 아서가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는다. 넬은 다시 우울증에 시달린다. 의사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스티브가 자신의 말은 믿지도 않았으면서 출판으로 성공을 달리는 것도 화가 난다. 의사가 과거에 직면하라고 하자 그 집으로 향한다. 그 집은 단지 폐허라고 했는데, 거기에 가족들과 엄마가 기다리고 있다. 엄마가 자신을 죽음으로 인도한다. 그래서 넬은 목 꺽인 여자가 된다.


1~5편까지 각 캐릭터를 자세히 보여주면서 그들의 과거, 과거의 그 날, 현재, 현재의 그날 이렇게 네 파트로 캐릭터에 공감을 시키고 나니까 인물의 삶에 훨씬 밀접한 느낌이 든다. 음악도 한 몫 차지 하긴 한다. 호러영화인데 음악이 슬프다. 그래서 각각의 캐릭터들이 슬프고 무섭다.

6편부터는 넬의 죽음 이후 장례식과 그집으로의 귀환과 피날레 +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와 아빠, 엄마의 과거 시점이 겹쳐진다.


8편부터 엄마가 그 집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가 드러나는데, 엄마는 자식들이 귀신때문에 불안해 할까봐 영원히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을 죽이는 선택을 한다. 부모의 사랑이 5편에서 막내딸을 죽음으로 이끄는 것으로 말이 된다.  마지막에 아버지도 자신이 죽어 귀신이 되었기 때문에 빨간방의 문을 열 수 있었고, 문을 열어 나머지 자식들을 구해낼 수 있었다.


분명히 예전에 다 봤는데.. 어쩜 이렇게 기억이 하나도 안 나는지..

예전엔 5편을 재밌게 봤었는데, 지금은 재밌는 에피소드도 변했다. 루크란 인물이 눈에 계속 들어온다. 루크는 <어둠 속의 미사>에 나오는 라일리와 상당히 흡사하다. 어찌보면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캐릭터들은 공간을 옮겨다니며 역할만 바뀌는 걸 수도 있다. 3편과 4편 캐릭터들의 슬픔이 드러나서 재밌게 느낀 것 같기도 하고. 8편 이후도 슬픔 때문에 재밌게 느낀 것 같다.

기억을 못하는 이유가 아마 예전에 8편 이후를 재미없어 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기대한 종류의 호러스타일이나 클라이맥스로 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히 놀라고 끝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


# 배우들 관련

언제나 자라지 않을 것 같았던 <E.T>의 주인공 헨리 토마스는 <힐 하우스의 유령>의 아버지가 되어 자식이 다섯이나 되었고, <어둠 속의 미사> 에서는 사고를 낸 아들을 미워하는 꼰대같은 아버지가 되어 있다. 처음 성인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고 그를 알아본 내가 신기했지만, 언제나 아역 때의 그 표정이 남아있어 신기하다.

<허쉬>에서 청각장애인 역할을 한 인상적인 여자 배우 케이트 시에겔은 <어둠 속의 미사>에서도 메인 인물이 되어 있고, <힐 하우스..>에서도 냉소적이면서 무뚝뚝한 테오 역할을 해낸다.

마이크 플래내건 감독은 같은 배우들과 상당히 작업을 많이 하는데, 그가 케이트 시에겔 배우를 상당히 좋아함을 알 수 있다. 헉.. 지금 검색하다 보니, 둘이 결혼했네 ㅋㅋ

이 배우의 마스크를 보면 시원시원해서 역할이 한정적일 것만 같은데, 연기 폭이 의외로 상당히 넓다.

<어둠 속의 미사>에서  라일리의 영혼의 친구이면서도 자신의 고민을 내재하고, 마을을 살리려는 의지를 보여줄 때 상당히 다층적으로 보인다.


#  <어둠 속의 미사>는 마을 사람들, 개별 인물들의 전사를 내가 제대로 알지 못한다. 일부러 감춰두고 잘 보여주지 않는다. 마지막에 신부의 과거만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왜 에린 그린이 임신해서 마을로 돌아왔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라일리가 왜 마을을 떠나고, 만취해서 사고낸 과정을 명확히 보여주지 않는다. 시리즈의 메인 주인공 격인 라일리가 아버지와 가족들과의 관계도 세밀하지 않지만, 그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 싶어 스스로를 희생했음을 알 수 있다.  감춰놓은 부분이 상대적으로 많다.

7편 중 5편에서 라일리가 스스로를 희생해서 진실을 알리고 나서 부터  6,7편은 마치 좀비물처럼 된다.

이것이 좀비 시리즈의 다른 버전으로 해석 가능하기도 하다.

이제 부터는 취향의 문제가 되는 듯.  


# 인종 관련

감독의 스타일인지, 제작팀의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인종간 커플을 자주 사용한다.

<힐 하우스의 유령>에서는 첫째 스티브만 빼면, 셜리, 테오, 루크, 넬리 모두 다른 인종과 커플관계를 맺는다.  <어둠 속의 미사>에서도 마지막 희망이 될 두 명의 인물이 백인 청소년 남, 흑인 청소년 여로 표현된다. 흑인 청소녀의 부모님도 백인과 흑인 커플로 묘사된다. 솔직히 헐리우드 영화나 미드에서 백인들만 나오고 백인 커플만 나오기 때문에 실제와 이질감이 있었는데,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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