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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Nee Mar 31. 2022

21년 2월, <왕좌의 게임>, <너의 이름은>,

<야구소녀>. 당신들의 이름은?

20210202~

<왕좌의 게임> 시즌 1 (2011, HBO 시리즈)   


무수한 사람들이 캐릭터를 지니고 나온다는 것은 시즌 2를 기대하게 만든다.

5분에 한 번씩 나타나는 적나라한 장면은 관객을 놀라게 한다. 목을 자르거나 옷을 벗거나 등.

마지막 등장한 '용의 탄생'은 이 이야기가 단순히 왕좌를 욕망하는 인간들의 지극히 인간적 방법들로만 국한되지 않음을 예고한다.

대너리스는 맨 처음에 매우 연약한 모습으로 나오는데 점차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워킹데드> 시리즈의 '캐롤'를 떠올리게 만든다.  시즌 1에서 매우 나약하게 등장하여 시즌 2까지도 그 나약함이 주인공을 괴롭히는 장애물이었으나, 시즌을 거듭할수록 전사로 거듭난다. 맨 처음 남편에게 구타당하고 딸이 남편에게 성폭력을 당함에도 넋 놓고 바라보고 있던 주인공은 나중에 무리에서 가장 강한 캐릭터가 되어 있다. 나는 이런 캐릭터를 매우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캐릭터는 <엑스맨>의 진 그레이와도 겹쳐진다.  <엑스맨>이  영화로 처음 나오고, 속편을 이어갈 때도  진 그레이가 그렇게 강한 캐릭터인 줄 몰랐었다.

우리는 숨겨져 있는 보석 같은 존재들을 잘 살려야 한다. 


2021010207 

<너의 이름은> (애니메이션, 2016, 신카야 마코토 각본, 감독)

'꿈이란, 깨자마자 흐릿해져서 기억할 수 없지만 감정만 남는다.'는 속성을 연애와 타임리스 콘셉트로 흥미미진진하면서도 아주 섬세하게 잘 표현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로맨스를 좋아하는 관객에겐 그에 합당한 기대와 감정을 주고, 타임립스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재미와 기대 호기심을 주고, 꿈이란 것을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것을 좋아하는 관객에겐 그에 어울리는 만큼만 주장을 제시하여 각자 알아서 생각하게 만든다.

클라이맥스에서 타키와 미즈하가 만나는 공간은 사후세계(과거)와 삶(현재)이 만나 균열을 일으키는 경계지점일 수밖에 없으며, 그 트위스트 된 곳에서 만났던 두 사람이 각자의 공간으로 돌아갔을 때 모든 기억을 잃게 된다. 기억을 잃었음에도 두 사람을 이어주는 것은 ‘실’이다. 

시간과 사람과 삶을 이어주는 실은 시공간을 넘나 든다.


정말 가끔가다 만나게 되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경탄스럽기 그지없다. 


20210216

<야구소녀> (2019, 최윤태 감독)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 작동하는 이야기임에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예전에 읽었던 시나리오인가 싶어서 봤는데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주인공을 둘러싼 모든 남자들이 너무 이상적이라 '남자 감독인가?'라고 문득 지나쳤는데 예상이 맞았다. 프로 야구하려는 여자 주인공 주변은 매우 혹독한 장벽들이 많으리라. 만약 여자 감독이라면 야구 세계를 둘러싼 남자들을 모두 좋게 그려내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코치, 감독, 야구부 동료, 구단주 등 어떻게 그렇게 한결같이 다들 이상적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지 신기했다. 

영화의 톤과 엄마를 보면 리얼리즘적으로 보이는데, 남자 캐릭터들을 보면 SF 같다. 아무래도 감독님이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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