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가 자장가가 되어
새벽부터 비가 내리는 통에 일찍 운동을 나가던 58 개띠 아저씨와 울산 이모님 방이 조용하다
하기야 5시면 일어나 샤워를 하시던 우리 방 어머님도 조용하시다
새벽 혈압을 재는 간호사가 병동내를 돌면서 저마다 늦은 아침 참을 깼다고 한다
7시부터 시작되는 아침식사는 1층에서 뷔페로 이루어진다. 암환자에게 잘 맞는 생야채와 익힌 야채를 적절히 분배해서 두고 5대 영양소에 맞게 차려진 반찬과 직접 만든 요플레와 사과 구운 고구마까지 아침상이 푸짐해서 입맛이 없더라도 한 가지는 먹을 수 있게 배식을 한다
특히나 매 끼니마다 제공되는 흰 죽과 날마다 달라지는 특별 죽은 입맛을 잃은 환자들에게 최고의 한 끼가 되어준다
비 때문인지 아침이 조용하다
식사 후 우리 방에서 이루어지던 티타임도 생략한 채 저마다 방에 들어가 버렸다
다들 비를 자장가 삼아 낮잠을 잔다고….
우리 방 어머님은 비 내리는 창밖을 보며 멍 때리기를 하더니 이내 침대로 돌아가 주무신다
항암 한지 일주일이 지나지않은 나는 없는 기운과 입맛 때문에 자주 링거를 맞는다
이렇게라도 기력이 얼른 회복되었으면 좋겠는데…
환자들은 주사를 맞을 때도 조건이 나쁘다
그동안 떨어진 기력들 때문에 혈관 찾는 일이 가장 큰 곤욕이다
이는 환자도 간호사도 어렵고 서로 미안해하는
일중의 하나다.
제법 오랫동안 비가 내일 모양이다
빗소리에 맞춰 링거액이 장단을 맞춰가며 떨어지고 있다
아주 여유 있는 월요일 오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