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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강머리 Jul 20. 2022

우리들만의 리그

소소한 티타임

오늘도 어김없이 티타임 시간을 갖는다

201호 울산 언니가 커피를 드립 해서 내리고

포항 언니가 과일을 깎고

58 개띠 아저씨는 달콤한 과자를 내왔다

이 시간을 갖지 않으면 아침이 너무 길어 지겨움이

가득하다

어제 209호에 새 환자가 들어왔고

저마다 한 마디씩 평가를 하며 톱니 바퀴처럼 맞춰간다.

공통의 의견은 말이 좀 많다.

즉, 금세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모이는 요양병원에 딱 맞는 성격이다

우리 방 어머님은 오후에 ct검사가 있어 아침 8시부터 금식이다.

웬만해서는 ct검사에 금식을 잘하지 않는데 오후 4:30 검사까지 버티려면 꽤 힘이 든다

소화기 계통인 췌장암이라서 금식이 필요한가 보다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떠들다 보면 모두가 환자라는 사실을 망각한다


문득 58 개띠 아저씨가 폐암 4기 생존율이 2년이라며 자신은 이제 14개월쯤 삶이 남았다고 한다.

요즘 기침이 늘면서 자신의 병에 예민해진 게 아닌가

그러고 보면 나의 생존율 34%도 그리 긴 시간은 아닌 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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