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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강머리 Sep 13. 2022

요양병원

좋은 일이 일어날거야

무서웠다,

서러웠다,

낯설었다,

도대체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이 그저 눈물만 내내 났다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목욕을 하고 기운이 빠져

침대에 누워있을 때부터였다

그렇게 눈물을 한참을 흘리니 딸이 다가와 닦아주면서 좋은 생각만 하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며

울지 말라고 한다

그래, 참 맞는 말인데도 속절없이 나오는 눈물에는 대책이 없었다

7차 항암을 하고 일주일이 지나자 코로나에

걸려셔 요양병원을 퇴원하고 집에서 격리를 하며 지내다가 코로나 격리 하루 전에 대상포진이 왔다

떨어지는 면역에 이때다 싶었는지

온갖 바이러스가 내 몸을 공격해 온 것이다

그렇게 추석 연휴까지 이주일을 지내고 다시 요양병원에 들어오려니 마음이 썩 편하지 않았다

아무리 병원이 좋아도 갇혀있으니

감옥 같고 코로나로 마음껏 면회도 안되니

답답하기만 하고 사실 그 모든 게 다 허용된다고 해도

알지 못하는 갑갑함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럼에도 다시 이곳에서 적응해야 하는데……

나를 들여보내며 큰 딸 녀석이 당부를 한다

엄마 조금이라도 안 좋으면 무조건 집으로와

데리러 올게”라는 말에 힘을 얻는다

‘그래,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일이

일어날 거야’

힘을 내며 오늘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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