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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장기국채금리 급등 이면과 전망

by 원스

지난 5월 중순 하루 사이에 일본국채 30년물과 40년물 금리가 수년 만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흔들림이 크지 않던 시장이 갑자기 요동치자 투자자들은 공급 폭증을 먼저 의심했습니다.


30년물 금리.png 알본 30년물 국채금리 추이


그러나 단서를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이번 움직임은 발행량뿐만 아니라 수요의 공백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습니다.


지방은행과 신킨은행은 금리 변동 폭이 넓어지자 장기물 듀레이션을 빠르게 줄이고 있었습니다. 생명보험사도 새 지급여력 규제 준비를 사실상 끝내면서 초장기물 매수를 멈춘 상태였습니다.


투자자가 동시에 자리를 비운 만큼, 작은 매도 물량에도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입니다. 여기에 일본은행이 수익률곡선통제(YCC)를 정상화하면서 억눌렸던 10년물 금리가 서서히 풀렸고, 그동안 초장기물에 집중됐던 자금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한층 부각됐습니다.


최근 재무성이 초장기물 발행량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자 시장은 한숨 돌렸습니다.


하지만 구조적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일본 보험사와 우정저축기관이 해외채권에 투자해 둔 약 9 천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언제, 어떤 조건에서 국내 초장기물로 돌아올 수 있을지, 그리고 현재 높은 환헤지 비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가 핵심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일본은행이 담보 가치 인정 범위를 넓히거나 국민연금투자펀드(GPIF)가 국내 채권 비중을 소폭 높이는 방안도 완충 장치가 될 수 있으나, 실제 실행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최근 초장기물 금리 변동은 공급 요인만으로 설명되기보다는, 수요 공백과 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나타난 재조정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입찰 결과와 환헤지 비용의 변동에 따라 금리가 다시 크게 움직이는 국면이 간헐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시장 구조가 자리 잡히기 전까지는 ‘급등과 숨 고르기’가 번갈아 나타나는 흐름이 일정 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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