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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의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워크와 유로달러환율

by 원스

7월 8일에 유럽중앙은행(ECB)이 2003년 이후 처음으로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수정했습니다(수정된 내용은 7월 22일 통화정책회의 때부터 적용됨).


즉, ECB 통화정책 전략 성명문에 '구체적'으로 내용이 수정된 것입니다. 관련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해보고자 합니다.


결론적으로, ECB는 연준이 2017년에 도입했던 '대칭적 물가목표제'를 채택했으며, 2020년에 도입한 '평균물가목표제(AIT)'보다는 덜 완화적인 문구를 성명문에 삽입했습니다.


<출처>

https://www.ecb.europa.eu/home/search/review/html/ecb.strategyreview_monpol_strategy_statement.en.html


이는 유로달러환율의 상승(달러 대비 유로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외환시장은 ECB가 연준보다 더 매파적이라고 해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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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칭적 물가목표제의 도입


ECB_평균물가목표제.jpg


이번 ECB의 통화정책 전략 수정의 핵심은 '대칭적 물가목표제(Symmetry Inflation Targeting)'의 도입이었습니다.

대칭적 물가목표제란?

대칭적 물가목표제란 쉽게 말해 중앙은행이 물가가 2% 상회하는 것을 신경쓰는 것만큼, 물가가 2% 하회하는 것을 똑같이 신경쓰겠다는 의미입니다.

통상 선진국 중앙은행은 2%의 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합니다. 2%가 넘을 것 같으면 곧바로 긴축을 시행하곤 했습니다. 즉, 과거의 중앙은행은 항상 물가상승률이 2%를 넘는 것에만 온 신경을 집중했습니다. 이것이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지칭되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을 중심으로 디플레이션 상황이 고착화되자, 연준이 2017년에 처음으로 대징척 물가목표제를 도입했습니다. 만약 물가상승률이 1.5%라면 2%에 도달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것입니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재닛 옐런은 '고압경제'를 주장하면서 대칭적 물가목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즉,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파이터이면서 디플레이션 파이터의 역할까지 하게 된 것입니다.


원래 ECB의 물가 목표는 '물가가 2%를 하회하되, 2%에 가깝게 유지(below but close to 2%)'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대칭적 물가목표제가 도입되면서 더 완화적인 스탠스로 바뀌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2.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보다는 덜 완화적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와 ECB의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연준_평균물가목표제.jpg 연준 평균물가목표제, 출처 : https://www.federalreserve.gov/newsevents/pressreleases/monetary20200827a.htm
해석 : FOMC는 2%의 장기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간에 걸쳐(over time) 평균 2%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기를 추구한다.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하회할 때, 적절한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이 일정기간(some time) 동안 2%를 완만하게(moderately) 상회할 수 있도록 목표로 하는 것이다.
대칭적_물가_목표제.jpg ECB 통화정책 프레임워크
해석 : 이것은 인플레이션 타겟(2%)이 완만하게 상회하는 일시적인 기간(a transitory period)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may imply)


언뜻 봐서는 차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는 과거에 인플레이션이 2%를 하회한 것을 모두 고려하여 '평균적'으로 계산하겠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인플레이션이 오랫동안 2%를 하회했다면, 현재 인플레이션이 2%를 크게 상회하더라도 평균적으로는 2%를 하회하게 됩니다. 따라서, 현재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더라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명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ECB는 인플레이션이 2%를 상회하는 문제에 있어서 '평균'을 고려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시적인 기간에 2%를 완만하게 상회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may imply)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찌보면 연준보다 더 모호한 측면이 있습니다.


더불어, 이날 기자회견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ECB의 새로운 물가목표제는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결국, 명백하게 ECB의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는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보다 덜 완화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3. 결과 : 유로달러환율 상승, 달러인덱스의 급격한 상승은 제한될 것

지난 6월 18~20일 ECB의 '연례 수련회'에서 ECB의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워크의 기대로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외환시장은 ECB가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하는 것에 기대감을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ECB의 새로운 통화정책 전략이 발표된 이후, 유로달러환율은 상승(유로가치 상승, 달러가치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ECB의 새 전략이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보다 덜 완화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유로달러환율.jpg 유로달러환율 추이, 출처 : Tradingeconomics


지난 포스팅에서 역레포에 대한 내용을 다루면서 달러 강세의 압력을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그리고 달러 환율의 분기점은 7월 31일 부채한도 유예조치 결과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ECB의 덜 완화적인 통화정책 전략은 급격한 달러 강세를 제약할 것으로 보입니다(달러인덱스 기준). 그럼에도 위의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완만한 달러 강세 국면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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