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중국 신용자극지수 하락과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 의미

by 원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채널을 구독하시면 채널 글 전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채널 내 전반적인 콘텐츠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구독자분들과 더 깊이 있게 소통하면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중국 신용자극지수(Credit Impulse Index)의 하락 반전?


중국 신용자극지수(Credit Impulse Index)는 이코노미스트들이 글로벌 경기 사이클을 판단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경제 지표 중 하나입니다.


매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loomberg Economics)가 발표합니다(현재 5월분까지 발표됨). 해당 지표는 GDP 대비 신용창출 비율을 지수화한 것입니다.


중국 신용자극지수 = 신용창출 규모 / GDP


가령, 중국의 신용대출, 사회융자규모, M2 증가율 등이 커질 수록 해당 지표는 상승하게 됩니다. 과거부터 중국 경제는 신용 창출에 의지해 왔습니다. 특히, 중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지방정부, 부동산 관련 업체, 제조 업체들은 더욱 신규 신용에 의지했습니다.


만약 이들이 신용을 통해 투자를 한다면 중간재와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고, 이는 중간재와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게 됩니다.


즉, 중국의 신용창출은 신흥국 경제 사이클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입니다. 더불어, 신흥국의 경제와 선진국 경제는 상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전지구적인 경제 사이클에도 기여하게 됩니다.


결국, 중국 신용자극지수는 미국 국채 금리 및 미국 증시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곤 합니다(신용자극지수 상승 → 미국 국채 금리 및 미국 증시 상승).


최근 신용자극지수가 하락 반전하여 글로벌 경기 둔화의 가능성이 제기 되었습니다. 중국 경제가 생각만큼 그리 좋지 못할수도 있다는 것을 해당 지표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용자극지수.jpg 중국 신용자극지수 추이, 출처 : Bloomberg


2. 중국인민은행의 예금금리 산정방식 변경과 효과


중국 경제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인민은행은 지난 6월 21일에 예금(단기) 금리와 대출(장기) 금리의 산정방식을 변경했습니다.


쉽게 말해, '기준금리에 곱하기'를 하는 방식에서 '기준금리에 더하기'를 하는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중국 시중은행들이 적용할 수 있는 예금금리 상한은 '기준금리 x 1.5배'였습니다. 반면, 바뀐 산정식 하에서는 '기준금리 + 0.75%'를 적용해야 합니다.


산정방식 변경의 효과는 무엇일까요? 만기가 긴 예금금리의 상승과 만기가 짧은 예금금리의 하락입니다(1년 미만 예금금리는 상승, 1년 이상 중장기 예금금리는 하락).


만기가 긴 예금금리는 만기가 짧은 예금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에 더하기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입니다(반대로 금리가 높은 경우 곱하기 효과가 더 극대화 됩니다. 이는 간단한 산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민은행은 왜 이러한 정책을 시행한 것일까요? 단기금리의 상승으로 자본 유출을 억제하고, 장기금리의 하락으로 실물경제를 지원하기 위함으로 보여집니다.


사실, 이러한 정책은 당연한 수순일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FOMC 이후, 미연준은 IOER 및 역레포 금리를 인상했고, 이는 미국 단기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미국 단기금리의 상승으로 달러 강세와 신흥국 자본 유출 이슈가 본격화되었습니다. 이에 신흥국들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를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중국도 단기금리의 상승을 유도하여 자본 유출에 대비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입니다.


더불어, 장기금리의 하락을 유도하여 실물경제를 지원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는 위에서 설명드린 신용자극지수의 하락과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중국 경기 회복의 둔화).


3.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의미


지난 7월 9일 인민은행은 중국 내 대부분의 시중은행에게 적용되는 지급준비율(전면적 지준율)을 0.5%p 인하했습니다. 인민은행은 이번 정책으로 약 1조위안 규모의 자금이 시중에 공급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두고, 부채와 대출 축소에 집중하고 있던 인민은행이 본격적으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일부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아니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이번 지준율 인하는 단기적으로 시중에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위의 예금금리 산정방식 변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인하를 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MLF 만기 도래에 따른 시중 유동성 축소 방지


MLF(Mid-term Loan Facility)란 쉽게 말해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제공하는 대출기간이 약 6개월~1년 이내의 중기대출입니다. 7월 15일에 만기도래하는 MLF는 약 4000억위안입니다. 8월에는 7000억위안 규모의 MLF 자금이 만기도래합니다.


즉, 시중은행이 만기도래하는 MFL 자금을 상환한다면 시중에 유동성이 급격하게 축소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인민은행은 지준율을 인하함으로써 시중은행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결국, 지급준비율로 인한 유동성(약 1조위안)은 만기도래하는 MLF 자금을 상환하는데 일부 쓰이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지준율 인하에 따른 유동성 효과는 감소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만기도래하는 MLF가 롤오버(채무상환연장)된다면 시중에 큰 규모의 자금이 공급될 수 있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인민은행 보도자료에 따르면, 7월 15일에 만기도래하는 4000억위안 규모의 MLF는 전액 상환에 쓰이게 됩니다. 따라서, 다음달 7000위안의 규모의 MLF 자금이 얼마나 롤오버 되는지에 따라 지준율 인하의 유동성 공급 효과를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② 조달비용의 감소


만약 2.95% 금리가 적용되는 MLF 자금이 상환된다면, 시중은행은 더 낮은 금리의 장기예금(예금금리 산정방식 변경에 따른 효과)을 활용하여 더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MLF 금리보다 낮게 적용되는 장기예금을 통해 자금 조달).


조달비용이 감소한다면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의 대출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생기게 됩니다. 즉, 기업은 더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고 이는 기업의 투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준율 인하는 전체적인 금융조달 비용이 감소하고 실물경제 개선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4.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 변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했다고 보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즉,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로 선회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준율 인하는 위에서 말씀드린 MLF 만기도래에 따른 단기자금 경색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 크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는 중국 경제 회복의 둔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단서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증시는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보다는 중국 당국이 경기 둔화 속도를 제어하려는 움직임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보입니다(글로벌 증시 반등).


5. 글로벌 경제 둔화 가능성


지난 포스팅에서 미국의 성장이 예상보다 하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씀드렸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중장기적으로 미국 성장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경제지표인 1) 저축률 2) 경제활동참가율 3) 화폐유통속도 4) 양극화 지표가 회복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해당 경제지표들의 회복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구조적으로 약해져 있는 상황에서 '부채'로 위기를 '일시적'으로 봉합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제 구조는 그대로인데 돈만 풀었다고 해서 극적인 반등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특히, G2인 중국 경제와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제기 된다면 변동성은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금융시장의 중요한 이슈는 성장 지표라고 생각됩니다.


단기적으로, 이번주 목요일(15일)에 발표되는 2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과 6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 등을 통해 2분기 중국 경기의 회복속도를 가늠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채널 구독 부탁드리겠습니다. 더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고 구독자분들과 더 많이 소통하면서 발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ECB의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워크와 유로달러환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