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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스 Mar 11. 2021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원인(DKW 모델)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한 이슈가 뜨겁습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1.34%까지 상승했고, 30년물 명목 금리는 약 2.13%까지 상승했습니다.


미국 장단기 금리차 추이


장단기 금리차(10년물 국채 금리 - 2년물 국채 금리)는 약 1.23%로 지난 2017년 이후, 최고치로 확대되었습니다(최근의 장단기 금리차 확대는 장기 국채 금리 상승 외에도 단기 국채 금리의 하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련 이슈도 중요해 보이기 때문에 조만간 다룰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최근의 장기 금리 상승 원인은 무엇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경기 개선, 기대인플레이션, 그리고 불확실성 상승입니다.


 '경기 개선' '기대인플레이션'이 장기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각 요소들이 얼마 만큼이나 장기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준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는 DKW(D'Amico, Kim, and Wei) 모델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출처 : https://www.federalreserve.gov/econres/notes/feds-notes/tips-from-tips-update-and-discussions-20190521.htm


오늘 내용은 다소 어려우실 수 있습니다. 이 모델을 이해하기 위한 몇가지 경제학 개념을 말씀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기본 개론 정도만 말씀드릴 것이며, 장기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각 지표의 의미 정도만 알아두셔도 충분하실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모델이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사실 어떤 모델이든 완벽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장기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지표를 이해하고, 어떤 요인이 장기 금리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수치'를 통해 알 수 있다면 채권 시장을 더 정확히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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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기 (명목)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


DKW 모형에 따르면, 장기 (명목) 금리는 다음과 같은 변수로 구성됩니다.



장기 명목 금리 = 단기 실질금리 평균(예상치) + 기대인플레이션 +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 + 실질 기간 프리미엄


위의 식을 이해하기 위해선 몇 가지 경제학 개념을 이해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① 피셔방정식


피셔방정식은 경제학자 어빙 피셔가 고안한 간단한 방정식입니다. 이 방정식에 따르면, 명목 금리는 실질 금리와 인플레이션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명목 금리 = 실질 금리 + 인플레이션율


위의 식을 변형하면 실질금리를 구할 수 있습니다.


실질 금리 = 명목 금리 - 인플레이션율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율은 시기 적절하게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편의상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대신 적용하게 됩니다.


실질 금리는 바로 피셔방정식에 의해 성립되는 것입니다.  


실질금리(10년) = 10년물 국채 (명목) 금리 - 기대인플레이션율(BEI, 10년)


또한, 장기 명목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 중 [단기 실질금리 평균(예상치) + 기대인플레이션]은 피셔방정식에 의해 명목 수치로 바뀐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② 기대가설


기대가설은 경제학자 피셔(I. Fisher)와 루츠(Lutz) 등이 제시한 개념입니다.


기대가설에 따르면, 장기 (채권 및 국채) 금리는 현재 단기 금리와 미래에 예상되는 단기 금리들의 합의 '평균'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미래 단기 금리는 투자자들의 '예상치'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기대가설은 장기 금리가 투자자들의 미래 단기 금리 예상치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장기 금리 = 현재 단기 금리 + 미래 단기 금리(예상치) / 2 


위의 장기 명목 금리를 구하는 식에서 단기 실질금리 평균(예상치)은 바로 기대가설에 의해 성립되는 것입니다.


한편, 기대가설의 가장 중요한 가정은 시장참여자들이 채권을 투자할 때 오직 '기대수익'만을 고려한다는 것입니다(이밖에, 단기 채권과 장기 채권은 완전한 대체 관계라는 가정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가정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게 됩니다.


③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은 경제학자 존 힉스에 의해 제시된 개념입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시장참여자들이 채권에 투자할 때, 단지 기대수익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고려하게 됩니다.


즉, 장기 채권은 단기 채권에 비해 만기가 길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습니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채권 가격 및 금리의 변동성을 더 많이 겪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유동성 프리미엄이 증가하기 때문에 더 높은 채권 금리로 보상해 주어야 합니다.


위의 장기 명목 금리를 구하는 식에서 실질 기간 프리미엄은 바로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과 관계가 있습니다.


즉, 채권시장에서 채권 가격 및 금리의 불확실성이 높거나 혹은 높아지고 있다면, 실질 기간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장기 채권 금리가 상승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정부의 재정정책을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 기조가 국채 금리 상승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면 이 수치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채권 시장에서 연준의 장기 금리 제어 가능성에 의문이 증폭된다면, 불확실성이 높아져 이 수치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④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에 관련된 내용은 연준 홈페이지를 인용하겠습니다.

해석(의역)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은 채권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얻게 되는 추가 보상을 의미한다. 이 수치는 인플레이션과 실제 경제 활동(성장, 펀더멘털)간의 공분산에 달려 있다.

이 프리미엄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채권 투자자들이 스태그플레이션(낮은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경제 현상)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을 때, 양(+, positive)의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프리미엄은 지난 10년간 계속해서 하락했고, 음(-, negative)의 수치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는 채권 투자자들이 낮은 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하게 말해,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은 채권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얻게 되는 추가 보상(금리)입니다.


만약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면, 이 프리미엄이 상승하게 되고 장기 금리가 상승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성장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격한 인플레이션(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이 커진다면, 이 프리미엄이 크게 상승하면서 장기 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실질 기간 프리미엄 +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은 마찬가지로 피셔방정식에 의해 명목 수치로 바뀌게 됩니다.


2. DKW 모형에 기초한 최근 장기 금리 상승 요인 분석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월 1일에 1.05%였습니다. 2월 25일에 1.50%였습니다. 약 0.45%p 상승했습니다(약 45bp 증가)



① 단기 실질금리 평균(예상치) → 약 3.6bp 증가

: 채권시장의 향후 경기 전망과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 기조를 반영합니다.


DKW 모델에 따르면, 2월 1일에 약 - 0.04%였습니다. 2월 25일에 약 - 0.004%였습니다. 약 0.036%p 증가했습니다(약 3.6bp 증가)


② 기대인플레이션 → 약 14bp 증가

: 채권시장의 향후 인플레이션 기대를 반영합니다.


DKW 모델에 따르면, 2월 1일에 약 1.79%였습니다. 2월 25일에 약 1.93%였습니다. 약 0.14%p 증가했습니다(약 15bp 증가)


 요인은 채권 시장에서 '경기 개선 기대'가 살아난다면 상승하게 됩니다.


③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 → 약 9bp 증가

: '불확실한' 인플레이션 리스크(스태그플레이션 등)에 대한 추가 보상을 반영합니다. 


DKW 모델에 따르면, 2월 1일에 약 - 0.09%였습니다. 2월 25일에 약 0.004%였습니다. 약 0.094%p 증가했습니다(약 9bp 증가)


④ 실질 기간 프리미엄 → 약 24bp 증가

: '불확실한' 국채 수급 요인과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에 대한 의구심 등의 요인(인플레이션 요인 제외)을 반영합니다.


DKW 모델에 따르면, 2월 1일에 약 - 0.51%였습니다. 2월 25일에 약 - 0.27%였습니다. 약 0.24%p 증가했습니다(약 24bp 증가)


 요인은 정부의 과도한 국채 발행과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상승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DKW 모형에 의한 분석에 따르면, 2월의 가파른 장기 금리 상승 원인은 경기 개선 기대 요인(① + ②)이 30%, 불확실성 증가 요인(③ + ④)이 70%, 인플레이션 이슈 요인(② + ③)이 50%였습니다.


즉, '불확실성' 요인이 장기 국채 금리 상승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이슈들이 각 요인에 영향을 미쳤을까요?


3. 채권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상승한 원인(③ + ④) - 국채 수급의 불확실성과 연준 정책기조에 대한 의구심


①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성격의 변화(단기 국채 → 중장기 국채)


대규모 재정정책을 위한 미국의 국채 발행 계획이 단기 국채 중심에서 중장기 국채 중심으로 바뀐 것에서 미국 장기국채 금리 상승의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중장기 국채 공급 증가 → 중장기 국채 금리 상승).


지난해 4월에 미국 정부는 주로 T-BILL(단기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에 낮아진 듀레이션(투자한 원금을 회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높이기 위해 단기 국채 발행을 줄이고(단기 국채 공급 감소 → 단기 국채 금리 하락), Note와 Bond(중장기 국채) 발행을 늘리는 계획을 세웠습니다(중장기 국채 공급 증가 → 중장기 국채 금리 상승).


이러한 정부의 재정 지출 계획은 채권 투자자들로 하여금 장기 국채 투자를 꺼리게 만들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장기 국채를 계속 발행하면, 장기 국채 금리가 계속 상승하여 투자 위험도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장기 국채의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게 되었고, 이는 장기 국채 금리 상승 추세를 만드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는 생각입니다.


② Negative convexity hedging(네거티브 컨벡서티 헷징)


금융시장에서 어떤 추세가 형성되면, 그 추세에 가속도가 붙곤 합니다. 즉, 장기국채 금리 상승의 추세가 형성되면, 장기 국채 매도세를 부추기는 순환고리가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헤지 거래'는 이러한 추세를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네거티브 컨벡서티 헷징이란 MBS(Morgage Backed Securities, 주택저당증권) 투자자들이 모기지 금리의 변화에 따른 듀레이션 변화를 헷징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MBS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관리하는 포트폴리오에서 일정한 듀레이션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모기지 채권 금리가 하락할 경우, 담보대출을 일으킨 사람들은 기존의 모기지를 청산하고 더 낮은 금리에 재대출을 원할 것입니다. 이를 리파이낸싱(Refinancing)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기존 모기지의 듀레이션은 짧아지게 됩니다. 반대의 경우에는 듀레이션이 길어지게 됩니다.


즉, MBS 투자자들은 모기지 듀레이션이 짧아지면 관리하는 포트폴리오의 듀레이션을 늘리기 위해 장기국채를 매입하게 됩니다. 반대의 경우에는 장기국채를 매도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승은 모기지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고, 이는 MBS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내 듀레이션을 길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이에 MBS 투자자들은 길어진 듀레이션을 헷징(일정한 듀레이션을 유지하기 위한)하기 위해 장기국채를 매도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헤지 거래가 장기금리의 급등을 만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증권사들은 10년물 국채 금리가 1.3%를 넘어설 경우, 모기지 증권 보유자들로부터 네거티브 컨벡서티 헷징 관련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한바 있습니다.


참고 기사 :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1-02-23/never-mind-yield-curves-what-s-negative-convexity-quicktake


③ 금융시장의 연준 기준금리 기조에 대한 의구심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에서 점도표를 통해 2023년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행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기준금리 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의지를 수차례의 연설에서 밝혀왔습니다.


이러한 연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금융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 기조를 의심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유로달러 선물OIS Swap 금리라는 지표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2월 25일에 연방기금금리의 궤적을 반영하는 2022년 12월물 유로달러 선물은 0.34%였습니다(선물가격을 금리의 형태로 전환).


이는 2022년말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최소한 한번 인상을 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을 담고 있습니다(통상,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씩 인상하게 됩니다). 즉 시장은 연준의 정책 의지(2023년까지 기준금리 인상 없음)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추가 설명) 유로달러 선물, LIBOR란?

유로달러 선물(Eurodollar Funture)은 시카고상업거래소에 상장된 미국 달러화 단기금리와 관련된 선물 거래 중 가장 대표적인 상품입니다.

유로달러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유통되는 달러 자금을 의미합니다. 유로달러 선물에 내제된 수익률은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의 전망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담겨있습니다. 쉽게 말해, 금융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과 인하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로달러 선물은 3개월 달러 리보(LIBOR)를 기초자산으로 합니다. 3개월 달러 리보는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리보(LIBOR)는 London Inter-Bank Offerd Rate의 약자로 역외 달러 시장의 대표 금리입니다. 이 금리는 런던에 있는 신용도가 높은 글로벌 은행들이 무담보로 달러를 조달할 때 적용되는 금리입니다.

리보는 미국 국채 금리와 같은 무위험 이자율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신용도가 높은 은행의 달러 조달 금리이기 때문에 낮은 수준의 신용 스프레드만 가산되는 금리입니다.


또한, OIS(Overnight Index Swap) 금리 통해서도 이를 알 수 있습니다. 2년 뒤(2023년)에 적용할 3개월 스왑 금리는 3월 1일 기준 0.52%입니다. 이는 2023년 2월 이전에 기준금리가 2차례 인상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2022년 하반기에 적어도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


2023년 2월 기준금리 예상치(2Y3M) : 0.52% → (기준금리 2번 인상)

2024년 2월 기준금리 예상치(3Y3M) : 1.00%  → (기준금리 4번 인상)

2025년 2월 기준금리 예상치(4Y3M) : 1.43% → (기준금리 5번 인상)

2026년 2월 기준금리 에상치(5Y3M) : 1.81% → (기준금리 7번 인상)


요약하면, 금융시장이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 기조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연준의 '조기' 정상화를 의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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