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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남하이 김대표 Jul 05. 2020

페터 한트케의 [소망없는 불행]을 읽었습니다

김대표의 독서 일기

소망없는 불행 - 페터 한트케, 오스트리아, 민음사, 2019년 12월 15일 ~ 12월 18일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이름이 거론되다가 드디어 2019년에 상을 수상한 명실상부 세계적인 작가 페터 한트케의 대표 단편.


소망없는 불행과 아이 이야기 두 편이 수록되어있다.


관객모독이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페터 한트케의 소설은 처음이었다.


담담한 필체 안에 대우주가 담겨있다.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의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는 그의 말처럼 두 작품 모두 본인의 이야기를 큰 각색없이 서술했다.


소망없는 불행은 자살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 이야기는 자신의 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전자는 여자에서 어머니로, 그리고 하나의 인간으로 변모해가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만국 공통인 어머니라는 글자가 담고 있는 아련함과 아픔을 말한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그 아픔을 감정에 호소하며 억지로 우리를 끌어당기는 게 아니라 담백하고 객관적인 어휘와 묘사를 통해 어느 순간 푹 빠지게 만든다.


처음엔 뭐지 싶다가 다 읽고 휘몰아치는 감동과 아련함이 백미이다.


아이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


아이를 낳고 그 아이의 모습에 백만가지 감정을 느끼다가 결국 그 아이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줄거리를 페터 한트케는 본인만의 뛰어난 객관성으로 결국엔 큰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명작으로 탈바꿈시켰다.


물론 인종학살을 옹호하는 등 정치적으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이지만 그의 작품만큼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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