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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가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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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자취생 Mar 02. 2021

가짜일기 #20. 시간에 물린 자국이 늘어가

2021.03.01

가진 것을 오른손으로, 갖지못한 것을 왼손으로 세어본다. 세게   주먹으로 아픈 세수를 하고, 벌개진 얼굴로 호탕하게 웃어본다. 밀가루가 뿌옇게 뿌려진 길을 걸으면 발자국 절뚝거리게 남아, 지나온 길을 흔들어댄다. 시린 손을 호주머니에 넣으면 젖은 지갑에서 어제가 새어나가고, 색을   없는 멍이 팔뚝을 타고 번진다. 매일 다른 부위마다 시간에 물린 자국이 늘어가, 스치는 바람마다 걸려 넘어지며  소리를 낸다. 매번 놀란다.  소리가 아닌데도 무언가 무너진다. #가짜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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