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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Feb 05. 2018

브런치 사용법

작은 생활, 더 작은 글

손톱을 깍으면 글을 쓰고 싶어진다. 손가락 끝 맨살이 자판에 직접 닿는 느낌이 더없이 좋다. 손톱이 자판에 부딪치지 않으면 자판 두드리는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소리없는 생각과 마음이 소리없이 활자로 전해지는 듯 하다. 물성이 변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달되는 느낌이다. 글을 쓰고 싶을 때면 손톱을 깍는다.


브런치는 가끔 들어와 내 삶을 기록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회사를 법인으로 바꾸면서 이리저리 알려야 하는 처지지만, 그럼에도 브런치는 내 사적인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다. 내가 읽은 책과 만난 사람을 기록하는 장소로 닫아두고 싶다. 이런 공간쯤 하나 있어야 할 것 같다. 타인에게 나를 알리는데 서투른 나로써는 꼭 필요한 매체이다. 


관성처럼 큰 삶을 꿈꿔온 듯 하다. 으례 그렇게 해야 하는 줄 알았다. 청년이라면 내일을 내다보며 큰 꿈을 가져야 하는 줄로만 알았다. 마흔이 가까워 오는 요즘에서야 꿈의 부피보다 삶의 질량이 더 중요함을 느끼고 있다. 그동안 난 조금 휘황한 삶을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할 수 있는것보다 훨씬 큰 삶을 살려고, 그래서 필요이상으로 고단한 생활을 해왔는지 모르겠다. 삶을 작게 줄여야겠다. 작지만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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