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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Feb 16. 2020

새로운 이웃

1층에 신혼부부가 들어오기로.

2년전 지금 집을 리모델링하고 곧장 1층 세입자를 받았다. 애초 계획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보는 거였으나(그래서 인테리어며 빌트인 가구 등을 좀 더 신경썼지만) 운영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도 같고, 대출도 얼마 안나오니 전세금을 받아서 공사비를 갚아야해서 전세로 돌렸다. 다행히 바로 전세 계약을 했는데 초등학교 2학년, 1학년 다니는 아이들이 있는 부부였다. (어제보니 이제 5학년 4학년이 된단다.. 와..) 2년이 지나고 나름의 사정으로 이사를 가신다고해서 1층에 들어올 새 가족을 구하던 중이었다. .

지난해 여름, 마당 한쪽에 대나무를 심었다. 1층에서는 거실 창문 앞이다. 콩자갈과 어울려 나름 초록초록한 분위기.

어제 늦은 오후 젋은 남녀가 집을 둘러보고는, 바로 계약을 했다. 종일 집을 보러 다니느라 지치기도 한데다, 공부상 면적보다 집이 크고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어서 무척 마음에 든다고 했다. 처음 집을 구하는 것 같아 물어보니 5월에 결혼할 커플이랜다. 와! 신혼부부! 요즘 결혼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줄었다는데, 신혼부부가 우리집에 들어오다니. 이 무슨 재밌는 일인가. 그러고나자 신난건 우리 부부다. 결혼준비하면서 얼마나 설레고 재밌고, 또 어려움을 느끼면서 세상을 알아가게 될까. 우리 결혼 준비 할 때며 그동안 아이들 낳고 키우면서 있었던 일들 얘기하느라 우리집 식탁이 이야기 꽃이었다. 

올겨울 처음 눈을 보는 듯. 채석장이었던 개운산 절벽에도 봄이면 노오란 개나리가 만발한다.

이 집에 얼마나 더 살게 될지 모르겠다. 집을 오픈플랜으로 해둔 탓에 방이 하나여서, 시원이에게 방을 줘야 하는 때가 되면 자연스레 우리도 이사를 나가야할듯. 지난 2년 동안은 회사일이 너무 바빠 집에 신경을 거의 못 썼다. 맞벌이에 아이들 키우기도 정신없어서 주위를 돌보며 관심 기울일 여력이 없었다. 1층 가족과도 그리 친해지지 못한 채 이사를 보내야하는 해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대문과 마당을 같이 쓰는 집이라서 거의 매일 얼굴을 마주치는, 가족 아닌 가족처럼 지내야 하는 사이인데 이제 들어올 신혼부부와는 좀 더 친하게 지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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