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각자의) 때가 있다
육아를 할 때,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아이를 보며 배워가는 요즘이다.
젖병은 보통 12개월이 지나면 떼기 시작한다.
예찬이도 삼시세끼 밥을 먹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밤에 자기 전에만 분유를 탄 젖병을 주게 되었었는데,
그 시기부터 젖꼭지를 떼기 위해 빨대로 대신 먹이려는 시도를 했었다.
일주일 가량 했을까. 빨대로는 곧 죽어도 안 먹겠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예찬이를
달래고 어르고 온갖 사정을 다 해봤지만, 웬만하면 고집을 부리지 않는 이 아이에게
젖꼭지만은 도저히 타협할 수 없는 대상이었다.
그리고 남편과의 대화 끝에, 24개월까지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24개월이 되었던 지난 11월 18일.
결전의 때를 앞두고 일주일 전부터 공지(?)하기 시작했다.
"예찬아, 이제 곧 젖병이랑 안녕- 할 거야"
그때부터였다. 얘가 안 하던 행동을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혼자서도 누워서 잘 먹길래, 젖병을 물리고 온갖 집안 정리를 재빠르게 하곤 했었는데
이 녀석이 먹다 말고 나와서 이런 말을 하기 시작했다.
"엄마, 찬이 이거 좋아해요."
"엄마, 이거 맛있어요. 엄마도 먹어봐요."
서서 짭짭 빨아대며 말을 하다가, 와서 먹으라고 입에 들이대기도 했다.
(남편이 이 행동을 '이렇게 맛있는 걸 왜 보내려고 하냐, 먹어봐라. 맛있다. 그만 먹으라고 하지 마라'라고 하는 거라고 해석했는데,... 맞는 것 같다...)
그리고 17일이 다가왔을 때,
"예찬아, 이제 젖병 오늘로 안녕이야."라고 하자.
마구 울어재끼며 성질을 내기 시작했다.
그다음 날은 어련할까 하며 우유를 사 오는 길에 굳게 마음을 먹었는데,
막상 우유를 주며 "예찬아, 이제 오늘부터 자기 전에 이 우유 먹을 거야. 인사하자." 하니까,
이 녀석, "응, 젖병 아니야." 하며 쿨하게 만지작거렸다.
정말 놀랐다. 나이가 차니, 거쳐야 할 성장을 꽉 채우니, 저절로 되는 것도 있구나 싶었다.
주변 말은 참고만 할 뿐, 내 아이에게 맞는 육아를 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나도 아이도 행복한 육아임을 하루하루 배워간다.